2022.08.16 (화)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제20회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시상식에서 ‘침술로 인한 진통에서 동물 피부 내 비만세포의 역할: 전임상 체계적 문헌검토 및 메타 분석’ 논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배선정 한의사에게 수상 소감과 논문 주제 선정 배경,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의견 등을 들어봤다. 배 한의사는 올해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후 경희대학교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와 강남의림한의원에서 한의사이자 의과학자로 일하고 있다.
Q. 미래인재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의학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정말 의미 있는 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미래인재상은 한의대생 등 한의학 연구자로서 성장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앞으로 저의 의과학 연구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는 데 있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Q. 이번 논문 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은?
박히준 교수님 지도 아래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에서 침의 기전에 대한 연구를 접해왔으며, 침의 국소 기전에서 비만세포의 변화에 대한 보고도 다양한 관점에서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물리력, 열 등의 다양한 자극을 과립 분비를 통해 증폭시키는 비만세포의 특성이 침·뜸이 작은 자극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비만세포의 다양한 매개자(mediator)가 침 치료에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해석한 연구는 없다고 생각해 이번 전임상 체계적 문헌고찰을 진행하게 됐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향후 의과학자로서의 길에 관심이 있다. 한의치료가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특히 체질과 관련해 식이와 미생물의 관계, 맞춤 영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다. 이를 위해 탄탄한 데이터베이스와 최신의 연구를 이끌어 나가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현재 하버드 석사과정에 합격해 진학 예정에 있다. 하버드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큰 사람 마이크로바이옴 DB, MICRO-N 등 대규모 장내미생물 코호트, 그리고 최신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법의 개발자들이 한데 모여 있어 저에게 정말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 8체질 전문 한의원을 운영하는 부친 옆에서 임상 현장을 경험하고 있다.
의학 연구는 결국 더 많은 사람을 치료하고자 하는 연구이기 때문에 실제 임상 경험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이에 아버지 옆에서 수업이나 책을 통해서만 보던 환자 분들을 직접 대면하고 진료하며, 특히 탁월하게 치료되어 가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앞으로 진행하고자하는 연구에 대한 확신과 방향성을 잡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반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실제 체질 치료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어떻게 사람들이 낫는지 저 스스로가 이해하고 있다면 높은 수준의 의미 있는 연구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견해는?
현대·서양의학이 한계를 보이는 질환에서 한의학으로 치료되는 사례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이런 치료법이 인정받아 널리 퍼져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과학화’를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여서, 더 빨리 알려지고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 자신은 이런 원대한 계획으로 연구를 하기보다는 재미있고 궁금해서 하는 편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사 자격은 모두 같을 수 있어도,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전할지는 저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멋진 의료인으로 활동하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