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범준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과장)
코로나 펜데믹의 시절이 지난하게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의 변이가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델타에서 오미크론으로 변이가 되어 확산되면서 그에 대한 방역체계 역시 바뀌었다. 바야흐로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되면서 코로나에 감염되면 경증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자가격리와 함께 재택치료를 하게 되었으며 치료와 격리 해제도 개인의 자율에 맡기는 개인방역체제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기전은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ACE2) 및 transmembrane protease serine subtype 2(TMPRSS2)를 발현하는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고, 특히 오미크론 변이는 TMPRSS2가 없이 ACE2만 발현되어도 감염시킬 수 있다. 대개의 비강에서 폐까지 호흡기를 이루는 세포에서 ACE2를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spike 단백질이 ACE2에 결합하여 숙주세포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일단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바이러스 RNA가 세포질로 방출되어 숙주세포에서 바이러스의 복제가 일어나 바이러스들의 복사본들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복제된 바이러스들이 숙주세포 밖으로 방출되어 다른 세포의 감염을 일으켜 전신감염까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복제에 관여하는 물질들이 Papain-like protease(PLpro), 3C-like protease(3CLpro), RNA-dependent RNA polymerase(RdRp) 등이 있는데, 이들 물질은 치료의 표적이 되고 있다. 우리가 최근 치료제로 사용하는 팍스로비드 역시 이러한 3CLpro를 차단하여 코로나바이러스 복제를 막아주는 것이 작용기전이다.
한약에 있어서도 이들 물질에 대한 억제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잠재적인 약물들이 보고되고 있는데, molecular docking model을 이용한 한약물 스크리닝에서 3CLpro 억제작용을 가진 잠재적인 한약은 생강, 자완, 삼칠근, 천궁, 단삼, 건강, 구맥, 대황, 육종용 등이 보고되었고, PLpro에 대한 억제효과를 기대하는 약재는 당삼, 강활, 생강, 백과, 천궁, 과루인, 백작약, 보골지, 고삼, 삼칠근, 당귀 등이 보고되었으며, 또한 SARS-CoV-2 Spike-ACE2 Binding Inhibitor Screening에 의한 항코로나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로는 생강, 연교, 금은화, 패모, 창출, 상엽, 초과 등이 보고되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폐배독탕 역시 3CLpro를 억제하는 효과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항바이러스 기전 외에도 여러 가지 항소염 작용 및 면역조절작용의 기전을 통해 여러 한약재들이 코로나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효과를 나타낸 성분을 가진 한약만을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한의학적 사고에 맞는 것은 아니겠고, 환자의 병증에 맞게 변증에 근거하여 한의학적 처방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 효과와 작용기전에 대한 검증과 근거가 뚜렷해야 보건의학적으로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는 한의학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전국한의과대학폐계내과학교실에서는 한국의 현실을 고려하고, 상기와 같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진 약물을 포함하며 감염병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한의학적 변증에 따른 한방보험제제를 추천하게 되었고, 성인 COVID-19 환자 접촉자로 증상이 없는 경우 連翹敗毒散 合 不換金正氣散 또는 連翹敗毒散 合 補中益氣湯, 임상 증상이 경미하고 폐렴 소견이 없는 경증의 경우 風溫犯肺證에 連翹敗毒散 合 葛根解肌湯, 寒濕鬱肺證에 葛根解肌湯 合 不換金正氣散, 濕熱蘊肺證에 小柴胡湯 合 不換金正氣散의 사용을 추천하였다.
현재 코로나의 치료제로 팍스로비드가 도입되어 처방되고 있지만, 증상발현 후 5일 이내에 처방되어야 하고, 처방대상이 한정적이며, 처방절차 및 병용금기약물이 많아 코로나 확진에 따른 환자들에게 처방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하루 몇 십만명씩 나오는 현재 상황에서 경증환자에 있어서는 개인이 자율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현실에서 대다수의 환자들은 코로나 감염 후 발현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 이외에는 치료제라고 투여할 만한 약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한의학을 이용한 대처가 절실하다고 하겠으며, 여러 한방보험제제들을 다양하게 이용하여 국민 모두가 개인방역의 시대를 잘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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