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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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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9>

한의CPG 연계 근골격계 및 말초신경계 질환의 견비통 분야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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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석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장(대명한의원장)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는 지난 2016년 학회 고유 침구 치료법인 정침침구법을 사용하고 있는 한의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학회로, 2018년 대한한의학회의 회원학회 인증을 받아 활동 중에 있다. 본 학회는 기존 경혈·경락 중심의 침구치료법과 달리 인체에 대한 정밀한 해부생리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각종 질환에 대해 객관적인 진단 방법과 치료점(혈)을 설정해 치료하고 있으며, 호침뿐만 아니라 도침(침도)을 주요한 치료도구로 사용해 중증·만성 질환의 치료에 탁월한 치료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치료효과에도 불구, 우리의 한의학은 여전히 객관적이지 않다거나 혹은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임상 현장에서 매일 환자와 접하고 있는 임상 한의사들은 이에 대해 항상 많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술기와 치료효과를 객관화할 수 있는 연구에 대한 갈증으로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에서 공익적 임상연구 진행 소식을 접하게 되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하 한의CPG) 연계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의 한 부분인 근골격계 및 말초신경계 질환의 견비통 분야 임상연구에 참여하게 됐다. 


1. 연구 과제 설명

한의CPG에서는 견비통 치료에 일반침, 약침, 추나, 한약 등 한의약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권고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도침(침도)은 권고등급이 C, 근거수준이 Low로 매우 낮은 수준의 진료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도침(침도) 치료가 국내에 도입된 역사가 매우 짧고, 진료지침을 개발하는 시점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도 취약한 상태에 있었던 상황을 반영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도침(침도) 치료를 임상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해 왔으며, 수십년 동안 해마다 도침(침도) 교육과정을 개설해 도침(침도) 치료를 국내에 널리 보급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현 시점에서 도침(침도) 치료는 일차의료기관인 한의원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중심으로 하여 널리 사용되는 중요한 한의약적 치료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관련 논문도 꾸준히 제출되고 있다. 

 

이에, 이번 임상연구를 통해 견비통의 치료 중재법으로서 도침(침도) 침술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평가 근거를 마련하고 효율적인 치료 프로토콜을 제시함으로써 견비통 치료의 임상효과 증대와 치료 근거 확대를 추구하고자 했다. 

도침(침도)요법은 신침요법의 일환으로 《황제내경》의 鋒鍼(봉침, 칼끝봉)과 鈹鍼(피침, 돗바늘피)을 기원으로 하며 침과 메스의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도구로, 시술자가 촉진을 통해 시술을 위한 landmark를 찾고 도침을 활용해 경근의 유착 부위를 종행소통박리법, 횡행박리법, 절개박리법 등의 다양한 조작방법으로 박리하여 인대와 골 부착부 등에 유착, 반흔화 조직의 기혈소통을 목표로 하는 한의학적 치료방법이다.

도침(침도)침술은 해부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도침(침도)침술의 제도권 진입이 이뤄진다면, 침구학과 해부학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으며,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2019년 추나요법 급여화 등재 이후 새로운 한의약 술기의 급여 등재가 요원한 실정에서 신의료기술 등재를 위한 근거를 확보함으로써 한의약의 제도권 진입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2. 연구 방법

이제까지 임상이나 기초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대학이나 대학병원 등 대규모 시설과 인력을 가지고 있는 한의과대학이나 대학병원과 같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80%가 넘는 한의계의 현실에서, 실제 임상현장의 현실적인 필요를 반영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를 하는 임상가들을 중심으로 개원의중심연구망(PracticedBasedResearchNetwork·이하 PBRN)을 구축해 실제 한의 임상현장을 반영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했다. 

 

또한 최근의 기존 무작위 대조군 연구 등의 재현성 등에 대한 문제가 많이 제기되면서 진료 현실 및 상황을 반영한 real world data에 기반한 진료기반연구(practicebasedresearch)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고, 특히 한의학을 포함한 보완대체의학 분야에서는 특정 치료법에 대한 연구를 시행할 때 방법론적인 어려움이 많고, 생의학(Biomedicine) 분야에 비해 R&D 투자가 적기 때문에 임상환경을 연구 근거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던 바, 임상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원의들의 현실과 환자의 경험과 질문을 실제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도록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 소속 30여명의 원장들을 중심으로 PBRN을 구성했다. 또한, 임상의들이 가지고 있는 연구 설계, 연구 데이터 모집, 데이터 통계 처리, 논문 작성 등의 연구 전문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 연구 역량을 가지고 있는 학회 소속 회원들 중심으로 연구팀을 구성해 임상의들을 지원했고,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대학교수들의 자문을 통해 연구의 질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했다. 


3. 연구 진행 과정 및 결과

1) 연구 진행 과정

2021년 8월부터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 소속 전문 연구 역량을 갖춘 연구팀과 전국에 있는 30여 개 한의원에 종사하고 있는 원장들을 중심으로 PBRN을 구성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하기 위하여 견비통에 관한 독자적인 다기관 후향연구 프로토콜 및 표준치료 프로세스(SOP)를 개발, 연구에 참여하는 의료진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견비통에 대한 도침(침도) 치료 적용 연구 증례기록서 및 e-CRF를 개발해 11월 말까지 각 한의원에 내원했던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연구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3개월간의 연구과정에서 3차례에 걸쳐 연구경과를 확인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그 결과 25개 기관에서 총 333명의 환자에 대한 1210건의 연구 기준에 적합한 침도치료 증례를 확보했다. 


2) 연구 결과

도침(침도) 치료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총 5회의 치료과정에 대해 SPADI(Shoulder Pain and Disability Index)와 NRS, Active/Passive ROM, 그리고 도침(침도) 치료 이후 부작용 측정 등의 평가지표를 사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SPADI는 1회차와 5회차에, NRS는 매 치료마다, ROM은 1회차와 3회차, 그리고 5회차에 측정해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단 5회의 도침(침도)치료만으로 거의 모든 지표에서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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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차후 여러 방면의 분석 과정을 거쳐 논문으로 제출할 계획으로, 견비통의 도침(침도) 치료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4. 연구 진행 소회 

무엇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원의들이 가지고 있는 한의약 연구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한의계에서 거의 최초로 PBRN을 통해 이뤄졌다. 우리나라 한의의료기관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일차의료기관의 개원의들이야말로, 한의약 치료의 최전선에서 한의약 치료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그 한계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조건과 대부분의 한의약 연구가 대학과 대학병원급에서 이뤄져 왔던 현실에서 개원의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연구, real world를 반영하는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듯 공동연구를 제한하자마자 30여개 한의원에서 참여 의사를 밝혀 왔으며, 연구에 참여한 거의 모든 한의원이 데이터 수집의 최종 단계까지 함께 했다. 이는 PBRN을 활용한 연구가 앞으로 한의약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고, 보다 더 실질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도침(침도) 치료의 효과에 대해 임상을 하고 있는 각각의 원장들은 환자의 반응을 통해 이미 확인하고 있는 바였지만, 이렇게 전국 단위의 대규모 연구를 통해 도침(침도)의 치료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면서 다시 한번 놀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더불어 이를 통해 현재 권고등급이 C, 근거 수준이 Low로 매우 낮은 수준의 진료기준으로 작성돼 있는 한의CPG의 수정과 추후 신의료기술의 등재를 기대하고 있다. 

유명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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