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김영준, 이하 대공한협)의 논문지원사업에서 추홍민 공보의와 조주찬 공보의(창녕군 대합면보건지소), 김영광 공보의(고창군 보건소)가 각각 금·은·동상에 선정됐다.
앞서 대공한협은 지난해 6월16일부터 12월20일까지 한의과 공중보건의를 대상으로 논문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이는 지난해 개최했던 ‘제1회 증례논문 학술대회’의 취지를 이으면서 이를 좀 더 발전시킨 사업이다.
한의과 공중보건의들의 학술연구 의욕을 고취하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다음은 수상자와의 일문일답이다.
“낙도 진료 첫 해 잘 마무리 시점서 수상 소식 보람”
금상 추홍민 공보의(인천 대청보건지소)

Q. 논문지원사업에 대한 생각과 수상소감을 말해달라.
대공한협의 논문지원사업은 공중보건한의사들의 학술분야에 대한 관심 환기와 임상연구 보고역량 증진이라는 점에서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인천항에서 배로 4시간 반 정도 걸리는 대청도에서 근무를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낙도에서의 진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대공한협 논문지원사업에서 금상을 수상하게 됐다. 공중보건의 생활 첫 해를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에 보람되고,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대공한협에 감사드린다.
Q. 논문을 소개한다면?
한약으로 간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증례 논문이 현재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한약 치료가 간 기능에 안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리활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은 한의학연구원 및 대전대학교, 자생한방병원 연구진들을 통해 지속 발표되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한방내과를 전공하며 느꼈던 점은 간 관련 질환, 간기능 수치 이상 등에도 한약 처방이 큰 효용을 낸다는 것이었다. 특히, 뇌졸중 후유장애 환자들처럼 고령의 다약제복용 환자들에게 인진오령산 등의 한약을 통해 간기능 개선 사례가 있었던 점을 SCIE 학술지인 Medicine과 KCI 학회지인 한방내과학회지에 보고한 적도 있다.
이번 한의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는 레가론 등 일반 간기능 개선 약물 복용 후에도 호전이 없었으나 생간건비탕, 청간건비탕 등을 복용 후 수치가 정상범위로 개선된 사례 등을 소개했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바이러스성 간염, 알콜성 간질환 등에 대해 한약 처방을 통한 치료가 다수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의학연구원과 대학병원, 자생한방병원 연구진들의 노고에 힘입어 한약이 간에 안전하다는 인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힘입어 임상가에서는 더 나아가 한약을 통해 간질환을 치료한 증례들의 보고가 지속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Q. 공보의들을 위한 논문지원사업이 추후 어떤 식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는가?
먼저 대공한협에서 논문지원사업을 시행하는 취지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공중보건한의사들의 학술연구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현재 지부 협회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보건의료 사업들이 있으며 해당 내용들은 보고서로 발간되고 있으나, 논문으로 출간되는 작업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공중보건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대공한협이 이러한 지부들과 협업해 연구역량이 있는 혹은 연구 경험을 쌓고 싶은 공중보건의들을 지부·협회와 연계시켜주면 좋겠다. 이러한 결과들이 연구논문으로 발표될 수 있도록 협업할 수 있다면 한의계 전체에도 도움이 될 사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중보건한의사의 일원으로서 대공한협의 행보를 지속 응원하겠다.
“비염에 대한 추나요법 효과, 체계적 문헌 고찰로 밝혀”
은상 조주찬 공보의(경남 창녕군 대합면보건지소)

Q. 논문지원사업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수상소감은?
평소 논문작성과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한의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는 질병이 많이 있음에도 의료 소비자들은 한의치료 원리와 효과에 대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또한 이를 이용하는 데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이에 공중보건의를 시작한 지난 2020년부터 치료 효과와 관련된 논문작성에 관심을 가져 2편의 논문을 작성·출간했고, 2022년 1월에도 증례 보고 논문투고를 추가로 마친 상태다.
논문지원사업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하는 선생님들에게 연구 의욕을 고취함과 동시에 역량을 증진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독려하는 면에서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 생각한다.
처음 사업에 대한 공지를 보았을 때 마침 갓 투고를 마친 논문이 있었다. 단순히 논문 심사료와 게재료 지원만 받아도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해당 논문으로 지원 신청을 했다. 그 이후 논문이 출간됐고 사업에 대해 잊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수상을 하게 됐다고 안내를 받았다.
뜻하지 않았던 소식에 매우 기쁘고,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해 보람을 느꼈다. 특히 연말 즈음에는 개인적으로 공중보건의 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인가 등에 관한 생각들로 힘들었는데 수상 소식이 위안이 됐다.
Q. 수상 논문을 소개해달라.
논문 제목은 ‘비염에 대한 추나요법의 효과: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분석’이다.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연구 방법을 활용한 논문이다.
비염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인데 한의사들은 영향, 상성, 합곡 등의 두면부, 손, 발 등의 혈자리를 활용해 치료한다. 추나치료는 한의사의 신체 일부를 이용해 환자의 신체 구조에 자극을 가하는 한의 수기 치료 방법으로 최근 건강보험제도에 편입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치료 효과에 관련된 논문 발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체계적 문헌 고찰은 ‘근거중심의학(Evidenced Based Medicine, EBM)’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연구 방법인데, 근거 수준이 비교적 높은 ‘무작위 대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 방법을 사용해 출판된 논문들을 검색한 뒤 질환·환자·치료방법·치료결과(PICO)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찰하는 연구다.
메타분석은 고찰한 연구를 통계적으로 판단하는 분석 방법이다. 따라서 이 논문은 비염이라는 질환에 추나 치료를 이용했을 경우 어떤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 고찰한 논문이다.
Q. 논문지원사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논문지원사업에 참여한 다른 지원자들도 힘들게 논문작성을 해서 지원했을텐데 수상자 수가 적어 수상의 즐거움을 함께 느끼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다음에는 수상자 수를 늘려 다 함께 보람을 느끼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도록 한다면 논문작성을 좀 더 독려할 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공한협 논문지원사업 꾸준히 계속 이어지길”
동상 김영광 공보의(전북 고창군 보건소)

Q. 수상소감은?
이렇게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면서 진료와 더불어 논문을 투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대공한협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번이 2회째 논문지원사업이라고 알고 있는데 꾸준하게 계속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 제출한 논문은 KCI 등재학술지에 투고를 준비 중이었던 논문이었고, 증례논문이 아니어도 제출할 수 있다고 해 이 사업에 참가하게 됐다.
수상까지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는데 막상 이렇게 수상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무척이나 기쁘다. 또한 이러한 수상 소식을 통해 나 자신이 더 행복해진 것 같아 다시 한 번 대공한협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Q. 논문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간단하게 한 줄로 이야기 하자면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에서 황금탕, 감초사심탕을 투여해 볼 수 있는데 두 가지 약 모두 효과가 있었지만, 황금탕에서 더욱 효과가 좋았다는 내용이다.
IBD는 현대사회에서 만성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대두되고 있고, 명확한 치료법이 부재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염증반응에 효과적인 황금, 감초가 들어있는 황금탕과 감초사심탕이 IBD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진행한 논문이다.
본 논문은 임상 증례 논문은 아니지만,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임상 진료 현장에서도 하부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만났을 때 황금탕, 감초사심탕 제제를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첫 번째 대회 때는 증례논문과 포스터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했고, 이번에는 구분 없이 모든 종류의 논문들이 출품됐다고 들었다. 아쉬운 점은 이번 사업에서 출품된 논문의 수가 직전 대회 때 보다는 적었다는 것이 아쉽다.
논문지원사업이 계속 되려면 공중보건의 선생님들의 참가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공한협에서는 홍보 및 참가 혜택 등을 늘려서 참가를 더욱 독려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상금의 규모를 키우는 방안도 있을 수 있고, 수상의 범위를 더 넓혀 볼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