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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1일 (월)

시집 『머리 없는 해바라기가 서 있다』

시집 『머리 없는 해바라기가 서 있다』

문저온 원장(경남 진주시 보리한의원) 출간

문저온 원장(진주시 보리한의원)의 두 번째 시집 『머리 없는 해바라기가 서 있다』가 걷는사람 시인선의 150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2015년 《발견》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문저온 원장은 그동안 시집 『치병소요록』, 합동시집 『시골시인-Q』을 펴낸 바 있다.

 

해바라기.jpg

 

이번에 선보인 시집 『머리 없는 해바라기가 서 있다』는 무너진 중심과 결핍의 상태를 존재의 방식으로 기록한다. 몸을 기억과 충돌의 현장으로 탐사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신체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부재와 결핍을 ‘있음’의 증거로 전환하는 시도를 보여 준다.

 

“머리없는해바라기가서있다 누런파이프에서쉭쉭숨이나온다 숨은당황한다 돌아들어가야할까 머리없는해바라기가목구멍을오므린다 두통이그에게는남아있을까 잘린가스배관처럼그가서있다 이야기가끝날때까지서있어야한다 사라져버린머리를생각하자 생각할머리가없다는난처함으로 마른손을비비며빈마이크를불어야한다 늦여름공기에섞여사라지는목소리 머리없는해바라기를위해나는 머리없는해바라기가쓰러졌다고쓴다”

―「몸, 머리」

 

시집은 타자와의 경계, 상흔의 수용, 신체의 기계적 변형, 죽음과의 동행까지 이어지며 존재의 감각을 확장한다. 몸은 기억의 저장고이자 구조적 골조로 변주되고, 상처와 결핍은 삶의 고유한 무늬로 받아들여진다. 상실 이후 남은 것들의 간격을 가늠하며, 흔들리는 상태로 오늘을 견디는 존재의 태도를 조용히 드러내는 시집이다.

 

“연밭으로 걸어 들어간 사람 나오지 않는다/키를 넘어 너울거리는 적막/장막 아래 갇혀 죽은 바람/누가 불을 지르려다/타다 만 성냥개비 꽃술을 떨어뜨렸다/한꺼번에 태어난 눈알 스무 개가/푸른 머리통에 박혀 서로 다른 데를 본다”

―「들어간 사람」

 

시집은 1부 순간의 영토, 2부 머리 없는 해바라기를 위해, 3부 손대지만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4부 해골은 영영 굴러가 버리지 않아서 좋소 등으로 구성됐고, ‘모과 버리기’, ‘몸, 물을 쏟고’, ‘아보카도 아보카도’, ‘그러나 죽은 입들은’ 등 모두 55편의 시들이 실렸다.

 

허희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의 해설을 통해 “문저온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몸이다. 그녀가 다루는 몸은 해부학과 연동하는 생물학적 실체가 아니다. 문저온 시에서 몸은 기억의 퇴적물이 쌓이는 저장고이자, 타자와 부딪히며 자아를 구성하는 격동의 현장”이라고 밝혔다.

 

이영광 시인은 “이 시집의 낮고 격렬한 진술과 대화, 아름답고 파괴적인 이미지들, 미묘한 부정교합이 낳는 팽팽한 행간은 한 영혼의 몸체가 어쩔 수 없이 타전하는 침묵의 메아리로 울려 온다”고 말했다.

 

※ 이 코너는 한의사 회원이 집필한 책을 간략히 소개,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과 한의학의 저변 확대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됐습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서평이나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으며, 특정 도서에 대한 광고나 추천의 의미는 아님을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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