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의 4차 산업혁명을 넘어 뇌-바이오 융합의 5차 산업혁명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에게 뇌과학과 관련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보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과학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진 중장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뇌건강과 올바른 뇌과학 지식을 보급, 전 세대를 아우르는 뇌과학 문화 확산을 도모해 눈길을 끌었다.
26일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에서는 국회 이상민 의원 주최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과학창의재단이 후원하고, 한국한의학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기초과학연구원·한국뇌연구원 등 뇌과학 관련 4개 정부출연연구원의 공동주관으로 ‘노-노(老-KNOW) 브레인 과학문화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이상민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지금까지 뇌와 관련된 것은 알려진 것보다는 미지의 세계가 너무나 많은 가운데 뇌와 관련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려면 관련된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앞으로 연구자뿐만 아니라 임상,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뒷받침을 통해 우리나라가 뇌 부분에 대한 연구에 있어 글로벌 리더십이 확보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뇌 건강을 위한 뇌과학의 현재와 전망, 성과 확산과 적용’을 주제로 △자폐 환자의 사회성 저하 원인 규명 성과 소개(기초과학연구원 김은준 박사·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 △치매 극복을 위한 치료제 개발 전략(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배애님 박사·치매 DTC 융합연구단장) △뇌과학으로 관찰하는 한의치료 효과(한국한의학연구원 김형준 박사·한의과학연구부 부장) △뇌파를 활용하는 뇌공학 기술 동향(한국뇌연구원 김기범 박사·인프라구축팀장) △반응성 별세포에서 치매치료제를 찾다(기초과학연구원 이창준 박사·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등이 발표됐다.
특히 김형준 부장은 발표를 통해 “통증 등에 있어 침 치료가 임상적 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잘 알려져 있지만, 과학적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한의학의 신뢰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뇌 영역의 측정을 통해 침 치료의 효과를 증명코자 연구들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진행했던 손목터널증후군 및 만성요통과 관련된 연구를 소개했다.
우선 손목터널증후군의 통증 개선 연구는 미국 하버드의대와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침 치료 후 정중신경 전도속도와 통증경감도, fMRI를 통해 뇌의 기능적·구조적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인해 느려졌던 신경전도속도가 진짜침 시술 후에만 개선되는 것과 함께 일차감각피질의 변화를 확인하는 한편 치료 3개월 후에 진짜침 치료군만 치료효과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만성요통 연구와 관련해서는 침 치료 후 △요부 통증 및 감각이상 △촉각 예민도 △뇌 구조 변화 등을 관찰한 결과 진짜침 치료만 만성요통으로 인해 둔감해진 허리 부위의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것과 더불어 허리감각이 돌아오면서 허리영역 뇌백질 구조 이상도 함께 회복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부산대학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척추관협착증·추간판탈출증에 대한 침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환자들의 통증이 좋다고 나타나고 있으며, 일차감각피질 영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형준 부장은 “향후 지난 2019년 보건복지부에서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감정자유기법에 대한 뇌기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실제 선행연구 결과 감정자유기법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는 우울증 약인 Sertraline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상을 경감시키며, 환자들의 호응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앞으로 연구를 통해 좋은 결과가 도출돼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서 김은준 박사는 흔히 볼 수 있는 자폐 스팩트럼 장애에 대한 쉬운 설명과 치료 연구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으며, 배애님 박사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의 원인을 풀어내며, 어떤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또 김기범 박사는 공상과학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뇌파 활용기술을 현장에서 시연해 이목을 끌었으며, 이창준 박사는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치매 유도의 핵심 요소임을 설명하는 한편 이를 통해 치매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회에는 뇌연구 관련 석학으로 호암상을 수상했던 오우택 KIST 뇌과학연구소장이 좌장으로 모두발언을 진행하고, 과기정통부 이병희 생명기술과장과 주제발표자들이 참여해 초고령사회와 뇌과학에 대한 다양한 기술 전망과 사회적 변화를 논의했다.
한편 이번 뇌과학문화행사는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라 사전·사후 행사장 소독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 진행됐으며, 유튜브 ‘이상민 TV’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