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년 동안의 임상경험을 고스란히 담은 한방임상 장편소설이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판규 한의사(전 명제한의원장)로, ‘연(緣) 사랑은 시처럼 오지 않는다’ 제하의 책을 통해 한의학과 문학의 조화로운 상생을 통해 심오한 한의학 임상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판규 원장은 “4년 전 일선에서 은퇴를 하고 26년 임상의 모든 것을 담은 한방임상소설을 쓰게 됐다”며 “이를 통해 일반인이나 환자들에게는 한의학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한의사들에게는 각자의 임상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실제 책 속에는 다양한 진단법과 음양조절침법, 사관침법, 복모혈침법 등의 오장육부 치료침법과 더불어 육기침법, 명제침법(원위취혈침법), 개합추침법 등과 같은 여러 치료법도 임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또한 타골(打骨)요법 등의 특수치료와 함께 고방을 이용한 난치병 치료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임상은 김 원장이 직접 환자를 진료한 임상례로만 구성돼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제도적인 한계뿐만 아니라 근거도 없는 한의의료의 폄훼·의심으로 인해 갈수록 환자들은 양방의료기관으로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한의의료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책을 저술할 결심을 하게 됐다”며 “소설을 통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뀌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판규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책을 집필한 계기는?
“한의학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치료효과들이 인정받기는커녕 오히려 왜곡되거나 폄훼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만병의 원인이 되는 오욕칠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특히 26년 동안 내가 실제 임상에서 행했던 치료과정을 상세히 담아 한의사 회원이라면 누구나 바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선후배 및 동료 한의사들의 임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
Q. 책 제목이 매우 신선하다.
“연(緣)은 인(因)이 전제된 만남이다. 이 책에서는 어떤 의도도 하지 않는 주인공에게 여러 개의 연이 다가온다. 그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마음공부나 한의학일 수도 있다. 이 운명적인 연들은 어느 하나도 손쉬운 것이 없다. 허투루 시(詩)가 써질 수 없음과 같이 주인공을 혹독하게 독려하지만, 그 속에는 지극한 사랑이 담겨있다는 의미에서 책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
Q. 책 내용을 소개한다면?
“한마디로 축약하면 ‘김한영’이라는 한의학도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입학과정과 학창시절의 희로애락과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 또한 임상을 배우기 위해 허준처럼 스승을 찾아가 고생 끝에 명의가 되는 과정의 극적인 감동 또한 만만치 않게 그려지고 있다. 개원하고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임상수준을 끌어올려 진단과 처방, 침 치료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한의사 회원들에게 임상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Q. 한방임상소설, 다소 어려울 것 같다.
“한의사에게 초점을 맞춰 쓴 소설이라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부분적으로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스토리가 재미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도 별 부담 없이 공감하는 과정을 확인한 만큼 한방임상소설이라는 선입견은 안 가져도 될 것 같다.”

Q.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3가지 정도 되는 것 같다. 첫째 진실한 사랑의 의미, 둘째 욕심과 일상에만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틀에 박힌 삶을 벗어날 수 있는 메시지와 참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마음공부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의치료의 능력과 장점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Q. 향후 저술활동 계획은?
“그동안 틈틈이 준비를 하고 은퇴 이후 전념한 장편소설을 이제야 마무리됐다. 소설 발간 이후에는 시집(詩集)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Q. 현재 한의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한의계와 이해관계에 있는 기업이나 타 의료기관의 견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이를 개선키 위해서는 우선 한의사 각 개인이 임상능력을 높여야 되고, 견제세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어떤 투쟁도 불사해야 하며, 한의사협회나 일선 개원의, 교수 및 학생 등 한의계의 전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의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국민들을 계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먼저 한의의료기관을 개원하기에 앞서 원장 개개인의 임상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선배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 등에 대한 교육을 베풀고, 배우는 후배 입장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익히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