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김태호 기자] “환자분들이 느끼는 ‘억울함’, ‘소외감’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부터 진료가 시작된다. 그들은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만으로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음을 토로했다. 하지만 진료가 끝나고 나면 끝내 웃음을 보이시더라. 이 어려운 상황들이 지나가고 모두가 웃을 수 있길 기대한다”
이승환 원장(통인한의원)은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가 서울에 개소한 이후로 매주 수요일 대한한의사협회관 5층으로 출근해 코로나19 일선에서 확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전화기 앞에 앉는다.
이 원장은 대구센터가 개소했을 때부터 봉사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의료인으로서 환자들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인터뷰 내내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그는 “먼저 나 뿐만 아니라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는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 분들과 한의사 동료 여러분 그리고 한의대생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아직까지 한의계의 힘을 못 알아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속상한 마음도 있지만 이 노력들이 쌓여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많은 환자들의 치료와 회복에 한의약이 도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하루에 많게는 약 30명의 환자들에게 한의약 처방을 하고 있다는 이 원장은 전화상담센터에서 일하고 돌아가면 저녁부터 두통과 턱관절통증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가 회복기에 접어들어 목소리에 여유가 넘치는 것을 느낄 때면 아팠던 몸이 자연스레 나아진다고 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환자를 떠올리며 “아들, 딸과 함께 입원했던 한 어머니께서 처음에는 자식들에게 밥도 못 차려주는 현실에 힘들어 하셨다”며 “하지만 자가 격리가 해제되자 집안일을 다시 하게 돼 힘들다고 농담을 던지시더라. 한의약을 통해 이렇게 웃는 환자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전했다.
반면 동일하게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다른 환자들과는 달리 경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환자들도 있다. 이들은 대개 불면증과 컨디션 악화로 불편함을 호소했는데, 일부 환자들은 전문가 의견 없이 무분별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서 더욱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본인 체질과 증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홍삼을 과량 드시고 계신 분이 계셨는데, 확인해 본 결과 그 분 체질과 홍삼이 맞지 않더라”며 “많은 분들이 회복기에 면역력 강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시는데 그보다는 충분하고 깊은 수면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도 매주 수요일에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6년 째 한의사교의로 초등학교에서 건강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법, 대처방법, 전화상담센터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다”며 “작년에 감염병 예방과 관련한 강의를 했었는데 학생들이 잘 실천하고 있었는지도 빨리 확인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방역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일했던 것과 감염병에 한약치료의 효과가 중국에서 여러 차례 입증됐음에도 국가방역체계에 들어가지 못한 사실이 매우 아쉽다”며 “앞으로는 이러한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한의사협회, 의사협회가 함께 전염병을 막기 위한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주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의료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눈물겨운 희생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코로나19가 종식하는 그날까지 조금만 더 힘을 보태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