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한의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을 위해 한의사들의 자발적 참여와 성금으로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마련, 한의진료를 원하는 국민에게 무료로 한약을 처방하고 있는 것을 두고 양의계가 밥그릇 싸움으로 몰고가 평가절하하고 한의약 치료를 폄훼하기에만 몰두하자 도를 넘었다 판단한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이하 한의협)가 양의계에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나서 주목된다.
한의협은 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에 공문을 보내 한의계 폄훼에 앞장서고 있는 의협의 근거 없는 행태의 즉각적인 중단과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최선의 진료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며 오는 20일까지 공문으로 입장을 회신해 줄 것을 요구했다.
공문에서 한의협은 의료인 단체로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한의계의 노력을 애써 무시한 채 국민의 진료 선택의 자유를 빼앗고 한의약 치료의 효과를 평가절하 시키려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의협에게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의협은 지난 9일자 공식 유튜브 방송을 통해 '코로나19에 한약을 잘못 먹으면 흡입성 폐렴에 걸릴 수 있다'는 근거도 없고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들의 불안과 오해를 가중시켰으며 지난 16일자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의 이름으로 모 언론에 게재한 칼럼에서는 한의협을 '국민의 불안을 이용해 근거 없는 논리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나쁜 집단'으로, '현대 의학적 치료에 빌붙어 경제적 이득만 보려고 하는 파렴치한 존재'로 언급하는 등 악의적으로 폄훼한 바 있다.
이와관련 한의협은 17일 성명서를 통해 "모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한의사들은 현재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싸우고 있는 중국의 치료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확진자들에게 무료 한약처방을 비롯한 한의약 치료에 나서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글 필자는 본인의 비판에 대한 최소한의 근거조차 없이 맹목적으로 한의약을 비방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약 치료를 밥그릇 싸움으로 몰고가 억지로 평가절하 시켜버리려는 편협하고 얄팍한 속내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분도 효과도 알 수 없는 한약으로 치료하자는 망발’이라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양의사들이 처방하는 양약치료제가 중국의 진료지침을 근거로 하고 있듯 한의사들이 처방하는 청폐배독탕 등 한약처방의 기준 역시중국의 치료사례를 근거로 국내 상황에 맞게 발간한 ‘코로나19 한의진료권고안’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중국의 진료치침을 근거로 하면서 양의사들은 자신들의 처방은 근거가 확실한 것이라 주장하고, 청폐배독탕 등 한약은 근거가 없다고 치부해 버리는 모습은 국가 위기상황에서도 양의계의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의료독점의 폐단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것.
한의협은 "‘현대 의학적 치료에 빌붙어 경제적 이득만 보려고 하는 병행 치료가 아니라 자신 있게 한방 단독으로 치료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겠다고 하라’는 부분 또한 코로나19 한의약 투여에 대한 보고서를 제대로 읽어나 보고 하는 소리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허언을 늘어놓거나 그저 한의계를 모함하기 위해 실험이나 해보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은 양의계 내부에서나 실컷 고려해 보라고 엄중히 충고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양의계의 주장대로 코로나19 환자에 한의약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위험한지에 대한 한의와 양의의 공개토론을 거듭 제안한 한의협은 "양의계는 자신이 있다면 ‘한약은 안된다. 끝까지 해볼테면 해봐라’라는 힘의 논리나 억지가 아닌, 본인들의 주장을 학술적으로, 임상적으로 국민들 앞에서 검증받으면 된다. 자신감에 차 있는 양의계가 한의약에 대한 음해를 멈추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당연히 공개토론에 응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의료인이라면 코로나19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에게 한의든 양의든 효과적인 치료법을 권고하고 시행해야 함이 마땅하다. 대한의사협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