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담배소송,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다' 주제로 캐나다·일본과 국제 심포지엄 개최
[한의신문=윤영혜 기자]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9차 변론을 마친 담배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 범국민흡연폐해 대책단과 함께 국제적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30일 쉐라톤 서울 팔레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2016 국민건강보험 담배소송 국제심포지엄'에는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6개 의약협회와 10개 학회로 구성된 범국민흡연폐해 대책단이 '담배소송,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다'를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2014년 4월 공단이 제기한 담배 소송은 담배가 기호품이 아니라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유해물질이고 습관이 아닌 중독으로 인해 치료 요하는 질병이란 인식을 일반화시켰지만 담배회사들은 여전히 폐암 등 흡연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을 부인하고 온갖 편법 논리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건보공단의 담배소송이 또 한 번 도약하고 담배소송에 대한 국제적 협력 체계를 확대할 수 있는 획기적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승조 보건복지위워장은 인사말에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국가와 여러 단체가 함께할 수 있는 이유는 흡연의 피해로부터 인류의 생명을 보호하는 게 국가와 보건의료 전문가 모두의 책무라는 공통된 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보건복지위원회 역히 흡연의 폐해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건보공단의 담배 소송을 포함한 정부의 담배 규제 정책들이 제대로 수행되는지 점검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입법이나 예산이 적정한 지 등 보다 적극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건강에 백해무익한 흡연은 실제 우리나라 전체 사망 원인의 21%를 차지하고 폐암을 비롯한 각종 암과 동맥경화,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주 원인이 된다"며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한의협은 소송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국민 모두가 흡연 피해로 벗어날 수 있도록 금연문화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담배소송, 거대 담배회사와의 전쟁'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제1세션에서는 지난해 6월 담배회사들에 156억 달러(한화 13조 8000억 원)의 배상명령이 내려진 캐나다 퀘벡 주 담배소송을 이끈 앙드레 레스페랑 변호사가 '거대 담배회사와의 대결 :그 내부에서 바라본 시각'이라는 제목으로 담배소송의 의미와 승소 요인에 대해 발표했다.
레스페랑 변호사는 "흡연 피해자는 물론 사회 전체의 공공 보건에 위대한 승리를 가져다 준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담배회사들이 대중들에게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의적인 거짓말과 불충분한 공개 진술을 해왔고 그러한 담배회사들의 잘못이 수십 년간 담배회사들간의 공모관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발표했다.
소송과 관련해 총 4만 2000건 이상의 증거를 제출했다는 그는 피고들의 연대책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3명의 피고인이 있다고 할 때 어떤 광고가 흡연자에게 영향 미쳤는지 모를 수가 있다. 만약 담배 제조사들이 공모했다고 본다면 모두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법적 책임 물을 수 있다. 공모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전체 피고들을 통합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며 "실질적으로 피고들이 책임을 피하려고 공모했고 판사는 법적 책임을 배분했는데 각각의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폐암의 경우 가장 큰 회사가 60% 정도의 책임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건보공단 담배소송을 이끌고 있는 법무법인 남산 대표인 정미화 변호사가 지난 2014년 4월 소 제기 이후 지금까지 9번에 걸쳐 진행된 변론 내용과 함께 주요 쟁점에 대한 공단과 담배회사들의 대치된 주장들을 정리했다.
제2세션에서는 '담배소송에서의 전문가 역할'이라는 주제로 캐나다 맥길대학교 정신의학 명예교수이자 퀘벡 주 담배소송의 전문가 증인으로 활약한 후안 카를로스 니그레떼 교수가 '담배 의존에 대한 전문가 증언'에 대해 발제했다.
특히 퀘벡 주 소송에서 법원은 "담배와 같은 독성 물질에 대한 중독(의존)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훼손시키고 개인의 생존권과 신성불가침의 권리에 대한 위협이 되는 것으로서 그 자체가 독자적인 손해를 구성하는 것"으로 판단했는데 이러한 판결을 이끌어내기까지 중독 전문가로서 어떤 점에 중심을 두고 증언했는지와 담배회사와 회사 측 전문가의 주장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인지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
제3세션에서 '담배소송, 승리를 위한 길'이라는 주제로, 캐나다와 한국, 그리고 일본이 함께 했다.
담배 없는 캐나다를 위한 의사회 연구소장인 '닐 콜린쇼'는 '몬트리올 담배 집단 소송: NGO들이 어떻게 도왔는가'라는 제목으로 역사적인 캐나다 퀘벡주 집단 담배소송을 중심으로 보건 관련 NGO들이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발표했다.
그는 "실제 퀘벡주 소송에서 캐나다 전역의 여러 보건 관련 NGO가 소송의 기획 단계부터 관여해 소송 당사자가 되거나 여론을 주도하고 소송대리인들에 대한 자문과 소송 자료를 분석하는 등으로 승소의 밑거름이 됐다"며 "담배소송은 거대 다국적 담배회사에 대항하기 때문에 단지 법적 분쟁으로 한정시킬 것이 아니라 보다 조직적이고 국제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 때문에 NGO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이자 현 대한금연학회 회장인 조성일 교수는 '담배소송의 승리를 위해 보건의료전문가와 NGO가 함께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효과적인 담배규제정책으로서의 담배소송이 가진 의미와 이에 대한 보건의료 전문가 참여의 당위성과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일본 담배규제협회 '금연가회' 회장 카타야마 리쓰 변호사는 '일본의 담배 소송-승리를 향한 길'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담배 소송의 역사와 의미, 현재 준비 중인 담배소송에 대한 설명과 그 전망을 제시했다.
일본의 경우 아직까지 흡연 피해자가 제기한 담배소송에서는 승소한 사례가 없지만 간접흡연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간접흡연과 다양한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한 담배회사의 주장이 정직하지 않았고 진정성이 없었다"고 판시한 점, 2005년에 제기한 요코하마 소송에서는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와 강력한 중독성을 인정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에서 건보공단이 보험자의 자격으로 제기한 담배소송이 일본 법조계와 의료계를 고무시켜 일본에서도 보험자가 주체가 되는 새로운 담배소송을 준비하는 계기가 됐으며 소송자료와 전략을 공유하는 등 향후 지속적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