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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06일 (토)

뉴욕에서 찾아본 통합의료와 현대 한의학

뉴욕에서 찾아본 통합의료와 현대 한의학

안승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박지혁 원장 인터뷰



다양성의 도시 뉴욕 맨하탄. 그곳에서 삼년째 개인 클리닉을 운영하며 그가 생각하는 통합의료모델을 그려가는 사람이 있다.

박지혁 원장은 동국대 한의대 졸업 직후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한 뒤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에서 한의학 석사를 취득했다.

경희성신한의원 진료원장, 서초 함소아한의원 진료원장 등을 거쳐, 2012년 도미해 자생한방병원 뉴저지 분원장을 역임한 뒤, 2015년에 뉴욕 맨하탄에서 Dr. Jihyuk Park Clinic을 개원했다. 필자는 이번 여름방학 중 그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1주간 특성화 실습을 진행했다. 그가 생각하는 통합의료, 한의대 교육과 한의계의 혁신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C2184-36Q. 원장님께서는 한국에서 한의사 생활을 하시다가 미국으로 넘어오셨는데요, 미국에서 한의사 생활을 하시면서 느꼈던 점은 어떤 것들인가요? 그리고 특별히 미국, 그 중에서도 뉴욕 맨하탄에서 진료를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한의사는 한국에서 의료인으로서 위상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여기 미국에서는 미국인들이 알아서 그런 것을 인지해 주길 바랄 순 없어요. 여기서는 우리 한의사가 스스로의 능력을 어필해야 합니다.

미국 의사들과 관계에서도 한국의 한의사가 충분한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doctor 레벨이라는 것이 그들에게 전달되어야 하고요. 미국에서 한의사가 다른 의료인들과 소통하며 진료해야 할 때 우리만 이해하는 한의학 용어를 사용한다면 의료계 사회에서 우리들의 위상은 고지식한 별종처럼 외롭게 인식될 것입니다.

여기서는 침 치료나 한약의 효과에 대해 설명할 때도 한의사들만 이해할 만한 용어로 설명하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설명해 버리면 다른 의료인들하고 소통할 수가 없어요. 또한 무엇보다도 ‘민족의학’, ‘한의학적’, ‘한방원리’ 등 한의학의 특수성만을 강조하며 존재의 이유를 찾을 것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한의학의 보건의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다른 의료인 및 환자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한의학, 한의대 교육과정에 관하여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저도 미국에서 제 오피니언을 한국에 전해 한국 한의계의 변화를 촉진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특히 극단적인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인 뉴욕 맨하탄에서 진료를 하며 듣고 본 다양한 경험을 한국에 알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Q. 맨하탄에서 개인 클리닉을 운영하시면서 주위의 다양한 직역의 의료인들과 협업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원장님만의 철학이나 노하우 같은 게 있다면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제가 추구하는 로컬 의료기관 세팅은 의료인들간의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시스템이에요. 지금 한국의 일부 병원에서는 의사와 한의사가 환자를 단순 공유하여 따로 각자 알아서 진료하는 동서의 협진만 주로 보이고 있지, 어떻게 보면 통합의료 시스템은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편이죠. 한국에서는 한의사와 의사 직역간의 불신이 깊어서 협력에 지장이 막대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다른 의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생리학적 혹은 해부학적 지식을 통해 환자에 대한 침 치료를 설명합니다. 그러면 타 의료 직역들도 저의 치료방식에 대해 접근하기가 쉽고 또 신뢰가 생기겠죠. 보험으로도 커버가 되고 치료효과가 좋아서 환자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야 아무 문제가 없지요.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협업을 할 때는, 의료인 각자의 능력으로 독립적인 진료를 시행하되 합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교집합 부분에서만 협력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래야 여러 종류의 갈등을 피할 수 있어요. 다른 의료인과 같이 비즈니스를 할 때에도 최대한 간단한 방식이 좋습니다. 또한 진료과목이나 치료기술 등 내가 잘하는 것이 확실해야만 해요. 그래야 그 특기를 위주로 다른 의료인과 협력할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만약 진료 실력도 없이 사교적인 관계에만 치중한다면 결국 제대로 된 협력의 구조가 성립할 수 없어요. 다시 말하자면, 통합의료 시스템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각 의료인은 각자의 특징이나 장점이 확실해야 합니다. 능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협력을 할 수 있는 의미있는 교집합도 파악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Q. 저는 미국에 와서 3주간 버지니아 통합의학대학에서 실습을 했습니다. 그 학교에서 ‘DAOM( Doctor of Acupuncture and Oriental Medicine)’ 라고 하는 동양의학 박사과정 수업도 참관을 했습니다. DAOM 과정에 대한 원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저는 Integrative medicine 을 지향하는 DAOM 과정에 대해 올바른 교육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acupuncture school에서는 주로 TCM 중의학 위주로만 가르치는 경향이 있죠. 그러다가 최근에 DAOM 이라는 박사과정이 여러 학교에 생기면서 새로운 통합의학적 교육이 도입되기 시작했어요. DAOM 과정을 보면 기존 임상 중의학의 심화내용 외에도 bio medicine 과목을 함께 가르치죠. 세계 의학계에서 통합의학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의 한의대에서는 부산대 한의전을 제외하고는 통합의학교실이 개설되지 않는 것을 보면 한의학 교육이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가 검증된 전통 및 자연 치료법을 활용하는 열린 마음의 의과학, 동양 전통의학과 서양 현대의학의 만남, 환자의 body(몸) – mind(마음) – spirit(영성) 을 모두 고려하는 전인적인 치료 의학 등이 199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통합의학의 철학입니다.

현대화, 과학화, 세계화를 지향하는 한국 한의학의 미래를 예상해 볼 때 이러한 미국 통합의학의 현재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면 미국의 ‘Acupuncture school’이 전반적으로 그다지 내실이 없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DAOM 이라는 비교적 최근의 미국 박사과정에서 통합의학을 추구하는 것이 한국의 한의대에 알려진다면 한의대 교육이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변화하는 데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의 한의계는 좁은 사회에서 온갖 관계들이 서로 엮여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스스로 혁신을 이루어 내기가 너무 힘들지 않나 싶어요.



Q. 한국 한의대의 교육이나 한의학 혁신에 대해서 언급을 해주셨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부연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일단은 한의사들의 합리적인 사고와 과학적 태도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한의대 침구의학 과목에서도 생리학과 해부학을 기반으로 하는 Medical Acupuncture 를 전문적으로 다룬다면 좋지 않을까요?

한국 고유의 침법으로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사암침법에 대한 치료 효과 역시 과학적 태도로 합리적인 검증을 해 실용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상연구에서 사암침법에 적합한 합리적인 효과 검증방법을 고안한다던가, 사암침법에서 중시하는 이론이 생리학적으로 그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한의학이 과학화 되어야 한다는 것은 더 정확히 표현하면 한의사가 과학적 태도를 더 가져야 하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의 혁신은 한의학의 의과학적 보편성을 강조하는 기반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봅니다. 사상체질의학을 예로 들자면, 기존에는 사상인 체질변증이 한국 고유의 한의학이며 그 우수성을 밝혀내자는 식으로 과거지향적인 시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제는 유전학의 과학적 성과를 한의과학에서도 다루어 이것이 인체 생리 병리의 패턴을 이루는 것을 관찰하여 체질의학이 개인맞춤의학으로 발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의 한의대 교육은 이론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여 정작 임상현장의 실용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훈련시키는 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침 치료시에 위생과 소독을 철저히 하는 CNT(Clean Needle Technique)를 얼마나 준수하는지에 관한 것들이 그렇죠.

한의대 교육 현실에서는 한의사 직무의 이런 실용적인 부분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한의대 졸업 직후 한의사들이 바로 투입될 1차 의료현장에서 꼭 필요한 진단 및 치료 술기 등이 한의대 실습 교육에서 충분히 다루어져야 합니다.



C2184-36-1

또한 모든 한의학과대학에 통합의학교실이 설치돼 이를 한의계 혁신의 구심점으로 삼아 한의사들이 의과학계 및 다른 의료인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를 전문적으로 다룬다면 좋겠습니다.

통합의학교실은 현재 한의협의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한 의료통합에 대한 정책 연구와 제안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부산대 한의전에도 통합의학 교실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런 면에서 저는 부산대에 기대가 큰 편이에요. 사실 통합의료와 통합의학의 개념은 좀 다릅니다. 환자를 중심으로 의료진과 치료기술 등 모든 진료요소를 구성하는 것이 통합의료이며, 여기에 사용되는 검증된 임상적 의과학적 지식을 통합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합종양학은 미국에서 제일 활발한 통합의학 분야 중 하나이고, 미국 종합병원 암센터 급에서는 통합의료 시스템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편입니다. 저도 미국에 오기 전부터 통합종양학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고 그러한 관심이 미국에 오게 된 동기가 되었죠. 시간이 흘러 지금 저는 미국 통합의료 시스템에 대한 파악이 끝났으며, 각 환자의 Narrative 를 통해 환자중심적 진료를 구성하고 Comprehensive Medicine (종합의학) 적으로 의료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으로 관심이 확장되었습니다.



지금의 한의진료는 단순히 동서협진을 촉구하는 것 이상의 통합의료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한의사 자체가 21세기 진료환경에 걸맞는 역량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데, 한의학은 현대에 강조되고 있는 만성질환진료와 건강관리 등 1차 의료에 적합한 면이 있어서 유리하죠. 또한 침과 한약 등 대표적인 한의 치료기술을 선진화 하자면, 침은 미국의 Medical Acupuncture 와 CNT 를 도입하거나, 약은 중국의 중성약, 대만이나 일본의 한약제제 등을 모티브로 하여 제약산업의 활성화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한국 한의대의 WDMS (세계의학교육기관목록) 재등재 이슈가 최근 들어 가장 강력하게 교육 개혁을 드라이브하고 있습니다. 한의대는 한국의 의학교육기관으로서 세계 의학교육의 표준을 준수해 명실상부한 physician 양성기관으로 정립되고 인정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제는 양방의 대척점에서 한의학적 원리를 고수하는 등 한의학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포지셔닝으로는 세계 보건의료계에서 고립을 자초할 뿐 미래가 없습니다.



전인적 관점의 의학, 환자중심적 치유의학, 자연친화적 예방과 섭생, 천연물 의약의 사용 등이 예로부터 한의학을 구성해 온 보편적인 보건의료적 가치가 있는 특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한의사가 배우고 진료하는 내용이 곧 현대 한의학입니다. 현재 한의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과 한의사가 행하고 있는 한의진료의 측면에서, 한의사는 임상진료의 기본이 되는 의과학을 충분히 배운 physician 즉 의사 직종이고 한의사가 사용하는 한의학도 의학적, 보건학적 보편성이 있다는 것을 세계인들에게 합리적으로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상태를 ‘세계 속의 한의학’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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