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김승섭·민보영 기자] 보건당국이 지카바이러스와 관련한 어설픈 대응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보건당국은 국내 두 번째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다녀간 의료기관 정보를 잘못 공개했다가 수정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는가 하면 3번째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사실을 2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현안보고 때가 돼서야 위원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지카바이러스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두 번째 감염환자가 내원한 병원을 질본이 잘못 공개해서 혼선을 빚었다"며 "지난해 메르스 등 큰 사건을 겪으면서 혼선이 큰 문제가 있었는데 곤혹을 치르고도 보건당국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는 등 부실대응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남 의원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지난 27일자 보도자료에서 '4월 20일 감기증상이 있어 서울 노원구 소재 365mc의원을 방문했고, 이어 22일 발진 증상이 추가로 발생, 다음날인 23일 노원구에 있는 인제대학교상계백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 의원은 "국내 두 번째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방문한 곳은 같은 노원구에 있는 365열린 의원인데 365mc의원으로 잘못 알린 것"이라며 "365mc의원은 비만 특화 의료기관으로 비만 클리닉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 발열 증상 등을 보이는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방문할 이유가 없어 정부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기석 질본 본부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서울시내에 '365'라는 이름을 가진 의원이 많은데 환자가 처음 보건소 직원과 면담할 때는 365mc병원이라고 했는데 환자를 서울대병원에 입원시키면서 자세하게 물어봤더니 365열린의원이라고 하더라. 1차 의료기관에 대한 공개 재촉이 심해서 확인을 확실하게 우리가 못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오늘 질본에서 밝힌 세번째 환자에 대해서도 남 의원은 "감염경로가 어떤지 조사해야 한다"며 "경로가 다를 수 있다.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파악해봐야 한다. 단정할 부분이 아니다"고 지적했고, 이에 정 본부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신경림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가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알지만 여전히 예방수칙으로 권장하고 있는 모기퇴치제에 대한 감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방향제가 모기퇴치제로 판매된 것을 나중에 알고 난 후 약국에서 판매를 금지시키고, 온라인에서는 공산품을 모기퇴치제와 같은 의약품으로 오인되도록 판매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약외품과 공산품 사이에서 국민 안전과 직결돼 발생하는 건에 대해서는 유관기관이 협력해서 국민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충분한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해야한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 DUR(의약품안심서비스)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고 아는데 전남 광양 의원(첫 번째 환자 내원 병원)에서는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이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지 않으니까 팝업창이 뜨지 않았다. 만약 이 환자가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아니라 메르스 감염 환자였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됐을 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스마트검역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건데 관리상 문제가 있다"며 "좀 더 완벽한 검역시스템 구축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지적에 정 본부장은 "심평원의 DUR부장, 차장, 대한의사협회, 병원협회 관계자들이 모여 의논했다"며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고,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교육을 추진중"이라며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정은 새누리당 의원은 "필리핀은 산발적 발생국가, 베트남은 유행국가로 분류돼 있는데 유행 국가와 산발적 발생 국가 분류를 좀 더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며 "입국 뒤 문자 서비스 제공받아야 우리가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타국가 국경이어서 신뢰해왔는데 동남아 여러 국가에 대해 믿을 수 없게 됐다"며 "문헌조사를 하고 있는데 한번이라도 (지카바이러스가)발생된 적이 있으면 오염 국가에 넣고 문자를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당 문정림 의원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메르스 때와 바이러스 감역, 역학을 비롯해 증상 및 진단, 치료 등의 경우가 달라서 경험이 적다고 할 수 있다"며 "메르스 사태의 교훈 중 하나가 정부 부처간 정보공유(가 잘됐다는 것)인데 더불어 의료기관 간 정보 공유, 이 두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안 의원과 마찬가지로 심평원의 DUR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첫 번째 환자에서도 확인됐다"며 "두 번째 환자 때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더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필리핀은 산발적 국가라서 DUR에 분류가 안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추가됐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이명수, 박인숙 의원이 각각 발의해 이날 전체회의에 상정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가결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졌다.
이 의원 발의법안은 의료기관간 합병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당초 합병을 통해 의료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발의됐다.
이날 통과된 수정안은 다른 의료법인과 합병한 시기를 해산 사유로 명시하고 합병 이전에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를 거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법인의 합병에 관한 사항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박 의원 발의 법안은 의료인 자격정지처분에 대한 시효 법안은 의료인의 자격정처분 후 5년이 지나면 자격정지처분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은 의료인의 자격정지처분에 대한 시효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법안이 전체회의에서 처리된 것에 대해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의 자격정지처분 시효 규정을 도입해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합병 안으로 의료자원 활용 효율성이 증대되게 됐다"며 "법안 심의 과정에서 제기해준 의견을 복지정책에 반영하고 법률이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