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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7일 (월)

국제경기 의무지원은 한의학 알리는 최고의 한류

국제경기 의무지원은 한의학 알리는 최고의 한류

강릉선수촌 폴리클리닉 한의과진료소를 다녀오다

내가 겪은 평창동계올림픽-1



2153-31-1대한스포츠한의학회는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부터 역대 회장단들의 의지로 국제대회 의무지원 경험을 쌓아 오며 열정 있는 한의사들을 모아왔다.



학회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년 목동세계여자아이스하키대회, 목동세계U20아이스하키대회,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2015년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2016년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 참여했다.



중앙회는 물론 해당 지역 한의사회와 공조하거나, 보건산업진흥원과 협력하며 한의사 참여의 외연을 넓혀 팀닥터를 파견해 보내거나 선수촌진료실을 운영해 왔다.



학회의 올림픽과의 인연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학회의 태동부터가 당시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서 한의사 위상과 역할을 위해서 공인된 스포츠 단체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오재근 한의사,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길재호 한의사,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명종 한의사, 2011년 알마아타동계아시아경기대회에 이준환 한의사, 2016년 리우패럴림픽에 제정진 한의사가 팀닥터로 참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의 한의과전문위원으로서는 위촉 당시 부회장이었던 송경송 현 학회장이 이 시간에도 활약하는 중이다.



2017년에는 학회 내의 도핑방지위원회를 통해 한국도핑방지위원회와 협회관에서 협약식을 열고, 학회 강의실에서 한의약 도핑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4회에 걸쳐 올림픽 의무지원 사전교육 세미나 및 1월20일 선수촌병원 한의과 의무전문요원 발대식을 갖기까지 학회는 성실하게 준비해 왔으며, 이러한 진행은 대한한의사협회와 강원도한의사회의 협력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의 올림픽인 평창에 와서야 선수촌 폴리클리닉에 한의과진료가 처음 제공됐으며, IOC위원인 유승민 평창선수촌장도 인터뷰에서 침술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한의과클리닉을 소개했다. 그만큼 한의과 진료실의 올림픽 입성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좋은 홍보꺼리가 된다.



4주의 올림픽 의무지원기간과 3주의 패럴림픽 의무지원기간 동안, 각각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누고 다시 오전오후(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두 개 조로 구성,각 조당 2명씩 근무하도록 배치해 평창폴리클리닉 8명, 강릉폴리클리닉 8명, 패럴림픽 기간 폴리클리닉 8명으로 도합 24명. 조직위 소속 한방전문위원 1명 포함 25명이 이번 대회기간 동안 번갈아가며 자신의 시간을 내어 열정을 쏟고 있다.



이들 모두는 학회의 팀닥터 프로그램 수료 이후 길게는 10년 이상, 짧게는 3년여 기간 동안 학회의 크고 작은 의무지원 참여경력이 인정된 이들로 조직위 홈페이지 이력서 공모 이후 최종승인을 통해 선발됐다.



필자는 이번 의무지원에서 인력 배치부터 논문 작성까지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런 국제대회에서는 많은 진료보다도 무탈하게 잡음 없이 의무지원을 마치는 것이 성공이라고 본다.



4년 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 폴리클리닉에서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제안되었던, 주사제 남용을 제한하자는 취지의 ‘No needle policy’에 대한 조직위의 방어적 유권해석으로 인해, 선수 대상으로의 침 치료가 허용이 안 되었던 경험도 있었다.



이의를 제기해 AOC(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의료 수장으로부터 공식 허가를 얻기까지 벙어리 냉가슴 앓았던 씁쓸한 기억이지만, 이런 경험이 디딤돌이 되어 이후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선수촌진료소에서도, 평창올림픽에서도 침 치료를 문제 삼는 경우는 없어졌다.



선수뿐 아니라 조직위와 국제연맹 및 IOC 임원들에게 한의학 치료가 이렇게도 도핑에 안전하며 효율적인 치료 수단임을 알려야 했다. 올림픽 개막 10일 전인 1월30일 배정된 숙소인 속초에 짐을 푼 속칭 강릉팀 선발대 A팀 네 명이 진료실 셋팅을 마치고 첫 번째 한 일은 폴리클리닉 내 우리편 늘리기였다.



접수실, 응급실, 물리치료실, 타과 진료의들을 찾아 먼저 인사하거나, 자원봉사자들을 불러다 무료 상담도 해주고 침 치료를 해주는 이환성·이현준·사정윤 원장님의 활약 덕에 입소문이 나는데 그치지 않고, 물리치료실에서 비염치료 받으러 오거나, 침 치료를 원하는 선수를 정형외과에서 보내오기도 했다. 타과 외래 진료의들이 추나 치료 받고 가는 것은 일상이었다.



개막 13일째인 2월21일 현재까지 평창과 강릉 폴리클리닉 한의과 진료실에서는 430여건의 진료가 있었다. 51%가 재진이고, 21%가 선수의 방문, 20%는 IOC나 NOC 및 국제연맹의 임원들이다.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를 비롯해서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과 다양한 국가의 임원들이 방문하고 있고, 치료는 침과 추나 치료 위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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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은 약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도핑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강풍이 불어치는 강릉선수촌에 남아서 자료를 마무리하느라 이현준·사정윤 원장이 정말 수고를 많이 했다.



강릉의 미디어촌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보건산업진흥원과 협업 중인 한의진료팀과 공조해 홍보자료를 공유하기도 했다. 폴리클리닉 내에서는 GE에서 만든 의무기록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진료과목에 엄연히 한의학이 들어갔을 뿐 아니라, ‘acupuncture’가 치료항목에 포함되어 있다. 우리의 진료기록이 올림픽 의료통계 기록에 남을 것이고 이 프로그램은 이후의 올림픽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와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의무지원을 통해 선수촌 내에서 한의과진료실의 인기는 이미 실감했던 터라, 진료 숫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외국 임원들이다. 중의사와 달리 한의사라는 직능이 대한민국에만 있기에 국가에 따라서는 우리를 침술사나 수기치료사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찾아오는 외국팀 팀닥터와 스탭들을 통해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유럽 각국에 침 치료를 경험한 지도자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의료 분야뿐 아니라 통역이나 자원봉사로 올림픽에 참여한 외국 의료진들이 침술에 대한 관심으로 진료실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메디컬 팀 수장인 Bill Moreau는 본인이 DC(카이로프락터)이면서도 밴쿠버 은메달리스트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Brian Hansen의 침 치료를 위해 데려오기도 하고, 본인이 추나요법뿐 아니라 침 치료를 원하여 하지부종 개선을 위해 사암침 치료를 받기도 했다.



다섯 번의 올림픽을 경험했다는 그는 침 치료를 제공하는 한의과 진료를 반겼고, 이렇게 우리의 등장을 반기는 아군이 국제스포츠조직 내에 늘어나는 것이 진료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스포츠외교라고 생각한다.



2011년 ‘U18 아이스하키대회’ 팀닥터로 슬로베니아 출장 때 함께 나갔던 선수가 지금은 국가대표가 되어 한의진료실을 찾아오고, 2012년 ‘목동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의무지원 때 ‘IIHF(국제아이스하키연맹)’ 의무감독관으로 내한한 일본인 의사가 이번엔 일본대표팀 팀닥터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왔었다. 스쳐 지나는 인연 하나에도 호감을 줘야 한다는 게 한의사를 대표해 올림픽 현장에 와 있는 우리의 사명 비슷한 꼬리표였다.



평창의 평화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평창과 강릉의 폴리클리닉 한의과진료실은 이시간도 세계에 좋은 인상을 남기는 중이다. 이들의 자취가 모두 스포츠한의학의 역사이고 클리닉 안에서만큼은 각자가 한의사 국가대표임을 잘 알고 있다.



강원도한의사회와 학회의 협력이 빛날 패럴림픽 대회 의무지원도 아직 남아있을 뿐 아니라, 이후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에 이어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이 동아시아에서 열린다. 한의사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국제경기 의무지원이 국제스포츠단체 및 외국 선수들에게 한의학을 알리는 또 하나의 한류가 되고 나아가 한의사의 외연을 넓히는 토대와 발자취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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