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평소 한의학의 세계화와 통합의료에 관심이 많았던 동국한의대 이성민 학생.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개원한 한의사 선배의 소개로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Integrative Medicine Center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학생으로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경험. 그리고 한의학도로서 바라본 세계속의 한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뉴욕 맨해튼에서 한의사 선배님들을 만나다! 下
4. 마무리하며
◇다양한 진로 탐색 및 적극적인 도전의 필요성
박지혁 선배님과의 인연이 경주에서 뉴욕 맨해튼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 뜻 깊었다. 한의학을 전공하는 다른 학생들도 이런 기회가 생겨 다양한 진로를 직접 보고 겪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때론 우연한 기회에서 뜻하지 않은 많은 일들을 겪곤 하니까 말이다.
미국에 갈 때 윤형준 선배님을 뵙고 MSKCC(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까지 견학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다양한 선배님들을 뵐 기회가 생기려면 우선 학교 교육과정 중에 졸업 후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계신 선배님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학생들 개개인이 접하기 힘든 선배님들과의 교류를 증진해주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후배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한의대학생이 아닌 한의사 선배님들과의 개인적 만남은 친구끼리의 약속 같은 성격이 아니라 바쁘시지만 선배님들이 귀한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니까 사전에 정중하게 연락을 취하고 혹여나 답장이 없더라도 너무 상심하지는 말자.
현재 동국대학교에는 겨울 방학마다 학생들에게 해외 대학으로 약 한 달여간 교환학생으로 보내 주는 글로벌 리더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한의학 전공과 연계하여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어학연수의 차원이다.
물론 어학연수를 위해서 다른 대학과 교류를 하는 것만으로도 값진 기회이나 한 가지 바라는 점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LA 캠퍼스와 연계해 방학 기간 동안 교류를 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한의과대학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여타 다른 해외교류 프로그램보다 한의대생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있다. 남을 가르치거나 남에게 배우거나 모두 나의 학업을 증진시킨다는 뜻인데, 외국 학생들에게 한의학에 대해 설명하며 동시에 학교에서 한의학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통합의학의 약진 속 한의학
이제 본과1학년을 마친 학생으로서 한의사의 진로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맨해튼에서의 한의사분들을 만난 후에 알게 된 것은 암 치료 뿐만 아니라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속 한의학은 생각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현대 의학적 치료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보완대체의학(Complementry and Alternative Medicine, CAM)을 의료분야에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약 56개 의과대학에서 통합의료(Integrative Medicine)라는 의미로 확장해 사용하면서 기존 의료체계 내에 흡수시키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동시에 정부차원의 거버넌스 조직화, 관련 예산확보 및 연구비 지원 등 국가적 차원의 정책추진 방향성을 설정해 미래 의료환경 변화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펼쳐오고 있다.
최근 암 치료에서 주목 받고 있는 “전인적” 치료란, 질병이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 국한돼 나타났다고 보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는 환자의 신체 전체를 아우른다는 의미인데, 우리 육체, 정신, 감정, 유전, 환경, 사회 이 모든 요소가 다양하게 상호작용하며 치료 시 이러한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를 깊이 이해한 후 최적의 의료행위를 행한다는 것이다.
MSKCC에서는 이러한 전인적 치료를 보다 잘 수행할 수 있게 한 환자를 여러 명의 전문의가 담당해 환자개인에게 최적합한 치료가 행해질 수 있게 하고 있었다. 또한 여러 건물에서 각각 분할해서 맡은 바를 담당하는데, 그 중에서 선배가 일하고 계신 곳이자 내가 방문할 수 있었던 곳은 integrative medicine 건물이었다. 암 치료에 있어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통합의료”를 행하는 건물이었다.
“통합의학”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기존의 현대의학이 제공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이었다면 통합의학은 무엇보다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치료(Treatment)중심이 아닌 보다 넓은 치유(Healing)를 추구한다.
이에 의료의 대상범위 또한 기존의 “질병을 보유”한 환자 뿐만 아니라 건강, 건강주의군 환자들도 포함한다. 이는 한의학의 미병(未病)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기존의 치료는 의사의 판단하에 환자 상태가 규정된 증상들 중의 하나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따라 표준화된 치료를 행해왔다면, 통합의학에서는 환자 중심으로 개개의 환자별 특성이 다르다 생각하여 치료법도 각 환자마다 다르게 행해진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 노령화가 가속돼(세계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2015년 8.2%에서 2060년 17.6%로 증가 전망), 이에 따른 난치성·만성질환의 증가,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웰빙 라이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치료방식에 대한 불만족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의료수요자 중심의 새로운 의료서비스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서구에서는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령화에 따른 국민의료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국가적 해결수단 중 하나로써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양의학과 한의학이 제도적으로 둘 다 정통의학으로서 인정받고 있으나, 좀처럼 발전적인 방향으로 함께 뻗어나가지 못하고 분쟁이 심한 것이 현실이다.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갖고 있음에도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서로 싸우는 것 보다는, 양 집단이 서로 이해심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협력한다면 발전된 양의학과 우수한 한의학을 모두 갖추고 있는 한국은 통합의료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지혁 선배님은 1명보다 비슷한 뜻을 가진 2명 및 더 많이 모일수록 1+1=2가 아닌 1+1>2 의 상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한국의 의료계뿐만 아니라 한국의 한의대생들도 “share” 하는 열린 자세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하셨다.
◇한의학도로서 뉴욕 맨해튼의 한인 타운에서 생활하며 느낀 점

뉴욕에서의 나의 숙소는 Ny, 6th Avenue 33rd street에 있는 한인타운 근처였다. 그 곳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우리나라 음식들과 음식점에서 흘러나오는 K-pop 음악을 들으며 즐기는 모습은 내 기억에 강렬히 남았다.
실제로 접한 한국문화의 위상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했으며 맨해튼에 있는 한국 마트에서 모 회사의 라면을 박스 채로 사가는 외국인들 뿐 아니라 삼겹살과 비빔밥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분야는 다르지만 한국만의 특색 있는 문화로 외국에서 그 나라 국민들에게 행복함을 선사해주는 한국 종업원들 및 사장님의 모습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음악도 건강한 신체가 바탕이 되어야 행복감을 준다. 신체의 건강함에서 오는 기쁨은 음식과 음악에서 오는 행복 보다 근원적 기쁨일 테니까.... 이러한 행복함을 몇 천 년간 우리 민족의 건강을 책임져온 K-Medicine, 韓醫學 으로 선물해 줄 수 있다면 머지않아 K -pop과 한국음식들의 약진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한의학을 접할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고 확실한 개선을 보여주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대학생 때부터 많은 한의대생들의 해외 교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학부생 때는 직접적인 한의의료행위는 못하더라도 한의학에 대한 인식은 잘 새겨줄 수 있다. 전자매체라던지 SNS로 접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더욱 기억에 잘 남기 때문이다.
뉴욕 맨해튼이란 곳은 굉장히 많은 나라의 여러 사람들이 몰려 산다. 세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곳에서 적지 않은 한의사 분들이 “Contemporary Korean Medicine”, 현대의 한의학을 펼치고 있다. 한의학은 비단 암 치료에서뿐만 아니라 Integrative Medicine의 중심에 있다.
앞으로도 많은 한의사들이 협심해 한의학이 중심을 잃지 않고 단계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서 확고해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