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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1일 (금)

김현호

김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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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의진단학 및 진단생기능의학이란?

A. 한의진단학과 진단생기능의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의사의 의료행위는 환자에게서 정보를 수집하는 ‘망문문절’이라고 하는 사진(四診) 행위 후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활용한 ‘변증(辨證)’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 다음으로 변증을 토대로 치법(治法)을 결정하며, 결정된 치법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침·구·한약 및 생활지도 등의 중재행위를 실시하게 된다. 이 가운데 한의진단학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앞의 두 단계로, 환자로부터 객관적인 정보를 취득하는 것과 그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한의진단학의 교육과 연구 목표다.

한의진단학과 (진단)생기능의학은 사실상의 목표는 같지만, 차이가 있는 부분은 한의진단학은 고전적인 의미를 강조해 ‘망문문절’로 알려진 고전적 사진기법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변증 역시 한의사의 ‘heuristic(경험)’을 통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한 교육 및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한의진단학을 현대적·발전적으로 계승한 것이 (진단)생기능의학이며, 연구 분야는 한의진단학과 같지만 일반적으로 객관화·정량화 시키기 위해 기계나 측정도구, 높은 수준의 통계적 기법을 통해 정보의 수집과 통합을 보다 과학적으로 하기 위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Q. 최근 한의계의 의료기기 관련 연구 동향은?

A. 한의계에서의 의료기기 관련 연구는 크게 시드(seed)연구와 니즈(needs)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시드연구란 ‘현재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Research Question을 찾아가는 연구인 반면 니즈연구는 ‘당장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전 한의계는 공학적인 지식이나 과학을 전공한 연구자들과 collaboration(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드연구가 많았으며, 그것도 외부에서의 시드연구, 즉 외부에서 어떤 기기들이 발명됐거나 만들어져서 판매되고 있을 때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한의학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한의학의 어떤 부분에 집어넣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경우는 성공한 부분도 있지만, 상당수의 경우는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을 무리하게 맞추려는 경향도 있었다.

이러한 시드연구가 지난 연구의 흐름이었다면, 현재는 한의학이 다른 학문들과 함께 융합연구를 시작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이 한의학 연구를 하게 되면서 이제는 니즈연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한의학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기기들이 필요하다면 만들거나, 다른 곳에 있다면 그쪽에 협력을 요청하는 등의 식으로 연구방향이 전환되고 있으며, 이러한 방향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Q. 의료기기 이용 여부에 따른 진료 결과의 차이는?

A. 사람의 정신력은 상당히 취약해 주관적인 생각의 제약을 많이 받게 되고, 기억도 왜곡되며, 사실과 다르게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이는 자신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거나 혹은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라면 치료 전후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현대화된 의료기기가 만들어지기 전의 근대의학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평가를 진행해 왔지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만들어진 후부터 의사들에게는 의료행위 효과를 주관적인 bias(편견) 없이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힘을 얻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의사는 자신의 의료행위가 적절한지, 또 환자는 치료를 받으면서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 잘못된 경우에는 치료 전략을 재빨리 수정할 수 있고, 생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경우에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됐다. 즉 (의료기기 사용을 통해)오진으로 인한 사고나 잘못된 의료행위가 지속됨으로써 생기는 불신 등 사회적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이 같은 장점도 있는 반면 자신의 의료행위에 대한 효과가 낱낱이 드러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예를 들면 환자와 의사간 ‘라뽀’가 잘 형성돼 있으면 플라시보 효과와 동질감을 느끼는 효과 때문에 실제 효과보다도 더 좋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의료기기를 사용해 평가하게 되면 실제로 낫지 않았다면 정말 낫지 않았다는 결과만을 얻게 된다. 이로 인해 의사는 자기의 의료에 대해서 더욱 책임을 져야 하는 하기 때문에 의료기기를 사용할 때는 항상 이러한 점에 염두를 둬야 할 것이다.

Q. 한의사가 한의학의 객관적 근거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A. 한의사는 크게 연구자와 임상가로 나눌 수 있으며, 한의사라면 누구나 객관적인 근거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임상가에서는 우선 모든 과학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훈련과 공부를 하는데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한의학을 비롯한 모든 과학을 연구하는데 있어 제일 우선되는 것이 적절한 가설을 설정하는 것인데, 가설이라는 것은 무궁무진하게 세울 수 있지만 이 가설이 ‘옳다’, ‘유의하다’, ‘의미없다’ 등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 경제적 인프라들이 소모된다. 그래서 연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유의할 것 같은 좋은 가설을 세우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임상가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즉 임상가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미미하지만 임상적으로 상당히 유효할 것 같은 것들을 잘 모아 일차적으로 정제한 후, 연구자들과 함께 가설로 만들고 이것을 입증하는 식으로 연구가 진행된다면 시간을 가장 단축할 수 있는 좋은 방향일 것이다.

여기서 좋은 가설을 세우기 위해 그 기저에 깔려있어야 할 것이 바로 ‘논리적인 사고’이며, 많은 임상가들이 자신의 임상결과물들을 더욱 학문화 시키고자 하는 생각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방식과 합리적인 방법으로 연구자들과 소통하는 방법 등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Q. 현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의료기기가 있다면?

A. 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하면서 근골격계 질환 환자를 많이 봤는데, 근골격계 질환에 한의치료가 상당히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데도 불구하고 얼마나 효과가 좋은지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남기기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고민 중 지도교수님이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해 근골격계 질환을 평가하고 진단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셨고, 이후 연구를 지속한 끝에 현재 식약처에서 품목허가가 진행 중이다.

이 기기는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작은 센서를 활용해 환자의 특정 부위에 부착한 후 환자의 운동(동작) 양상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측정하고, 컴퓨터가 분석해 알려주게 된다. 이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 전후와 치료 전 단계더라도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리=강환웅 기자 hesi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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