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대 중증질환, 3대 비급여, 임플란트 등 양방 중심 지원
양방 위주 보장성 확대 정책에 따라 막대한 보험재정 소요 전망
보험재정 2016년 1조4697억원 적자 전환, 이후 적자 구조 지속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9일 보건의료 분야를 비롯한 사회복지 분야, 저출산·고령화 분야 등에 걸쳐 2015년부터 달라지는 제도 32개를 소개했으나 이들 대부분이 양방의료에 집중돼 있어 한·양방간 균형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새해 들어 달라지는 ‘보건의료’ 분야의 주요 제도는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확대 △3대 비급여 개선 △어르신 임플란트, 틀니 보험급여 대상 확대 △어린이 및 노인 국가예방접종 지원 확대 △청소년 잠복결핵감염 집중관리 전국 확대 및 의료비 지원 확대 등이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구랍 24일 2013년도 1,000억원 규모의 제약펀드 조성에 이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350억원의 ‘제2호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12세 이하 ‘A형간염’, 65세 이상 인플루엔자 접종 무료
특히 보건의료 분야의 달라지는 제도 가운데는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이 확대된다.
이달부터 청성뇌간이식술, 안구광학단층촬영 검사, 암환자 방사선 치료 등 5개 항목의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고, 항암제, 유전자 검사법, 유방재건술 등 고비용 검사·시술·약제 등 200여 항목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도 점차 확대된다.
또한 3대 비급여 제도개선 방향에 따라, 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도 지원 확대가 이뤄지며, 7월부터는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 임플란트 대상자 범위가 70세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한 2014년부터 무료시행 되고 있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항목에 2015년부터는 ‘A형간염’이 추가돼 접종비용 전액이 국가에서 지원되며, 올 10월경부터는 만 65세 이상의 경우 보건소 뿐만이 아닌 일반 병의원에서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게 된다. 또 고교 1학년생 대상 잠복결핵감염 검사와 치료를 위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된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 확대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이로인해 건강보험의 재정 지출 또한 대폭 확대돼 안정적인 재정 구조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4대 중증질환 지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 혜택 집중
올 상반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사회에 보고한 ‘2014~2018년 재무관리계획안’에 따르면 보험재정은 올해 2조2,224억원의 흑자를 내겠지만 2015년에는 흑자폭이 1,321억원으로 크게 줄어들고, 2016년에는 1조4,697억원(수입 55조6271억원-지출 57조968억원)의 적자로 전환돼 2017년 1조5,684억원(수입 59조8,196억원-지출 61조3,880억원), 2018년 1조9,506억원(수입 64조3,146억원-지출 66조2,652억원) 등의 적자를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양방 위주의 대폭적인 정부 지원은 환자들의 의료비 절감 혜택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요소가 분명히 있지만 자칫하면 과다한 의료쇼핑을 부추길 수 있으며, 양방 대형병원들의 과잉진단과 과잉진료를 예상할 수 있어 보험공단이 추계하는 보험재정의 적자 구조가 더 빠르게 악화되는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지난 달 10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관으로 열렸던 ‘국민의료비 경감을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이대호 부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정부가 국민 의료비 경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및 3대 비급여 제도 개선 정책과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전체적 방향은 맞을지라도 세부 항목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미국에서 최근 10년간 의료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 의학기술 발달과 치료제 개발로 인한 것인데 이런 부분들이 과연 급여 내에서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한 “상급병실이나 선택진료가 과연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에 해당되는 건지 일부 대형병원, 일부 의사에게만 해당되는 건지에 대한 고민 없이는 전체 의료체계를 왜곡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의물리요법, 약침술, 추나요법 등 보장성 확대 시급
이처럼 국민의 의료비 부담 경감 대책이 건강보험 급여비 내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루려다 보니 양방 대형병원 위주의 정책 지원에 매몰돼 전반적인 국가 보건의료체계가 왜곡될 수 있는 소지가 크다.
실제 2013년 한의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은 총 2조1,089억원으로 전체 의료기관 요양급여비용 50조7,425억원 중 4.2%를 점유하는데 그쳤다. 이는 양방의료기관 68.3%과 무려 15배 가량의 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11년~2013년 기간 동안 총 1조8,380억원의 재정이 책정된 보장성 확대 정책에 한의관련 보장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또한 한의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한의물리요법, 약침술, 추나요법, 금연침시술, 한약제제 등의 보험급여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지를 나타내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어 올해에도 한의분야의 보장성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양방간 보장률에 대한 불균형이 지속되고, 그 편차가 점차 커져 간다면 결국 예상될 수 있는 것은 국가 보험재정의 급속한 적자 구조가 고착화되고, 양질의 한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국민의 의료선택권이 크게 제한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2015년 한의약 분야의 보장성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