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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2일 (토)

교수 양성소로 전락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교수 양성소로 전락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기술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위해 지난 2009년 3월 설립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연구 직원의 잦은 이탈로 연구의 연속성과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구원 개원 이후 5년간 정규 연구직 퇴직자가 지난 2010년 4명에서, 2013년 7명, 2014년 10월 기준 9명으로 최근 5년간 2.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총 33명이 퇴직했는데 이는 현재 정규 연구직원 51명의 65%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제는 퇴직자 33명 중 42%에 해당하는 14명이 대학교수로 이직한 사실이 알려져 연구원들이 국민세금으로 정부 정책 관련 연구보다 개인의 연구실적 쌓기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구원의 주요업무는 보건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대한 정보수집·분석·평가 및 경제성 분석으로 보건의료정책 및 정부의 재정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를 제공하는 일이지만, 최근 5년간 66억 2천만 원을 들여 완료된 연구과제 총 160건 중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된 보고서는 21건으로 13.1%에 불과했다. 특히 정책에 반영된 보고서 중 퇴직한 연구원들이 수행한 보고서는 고작 3건인 1.9%에 불과했다.



그 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4명, 건강보험공단으로도 3명이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퇴사일이 1∼2월과 7∼8월에 78%나 몰려 있어, 아직 옮겨갈 직장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해 대부분의 퇴직자가 대학교수로 이직하거나 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러한 연구직 중 전문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대한 정보수집·분석·평가는 병원임상 현장의 실제상황에서 관찰되고 조사되기 때문에, 진료를 주도하는 의료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상 의료기술에 따라 병원별 환자자료를 수집해 질환별 등록 자료를 만들고 장기간 추적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의료전문 연구자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정규 연구직 51명 중 의료전문 면허 소지자는 1명에 불과하다.



연구원 측은 “외부 의사를 연구진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연구에 참여하는 의사의 진료과목에 따른 이해관계와 소속 학회의 입장이 연구결과에 반영되면 연구의 객관성과 국가 연구기관으로서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처럼 연구원의 성과가 미흡하고 직원의 이직률이 증가하는 등 기관의 기능과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지난 5월 기획재정부는 ‘고용·복지분야 기능점검 추진방안’에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폐지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의원은 “정책의 판단근거를 제공해야 연구원의 보고서가 대부분 정책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정책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예산낭비가 심각하고 연구원의 설립 취지조차 무색한 실정일 뿐더러 많은 연구원들이 정책연구를 개인 연구실적 쌓기에 활용하고, 연구직을 학업과 경력관리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정부는 연구원이 대학교수의 양성소로 전락하지 않도록 연구과제 관리 강화와 숙련된 전문 연구 인력의 유지·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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