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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3일 (일)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를 가다(2)

2014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를 가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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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철 명예회장(대한스포츠한의학회)



폴란드 남부에 위치한 카토비체(KA TOWICE)는 인구 약 30만 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경기가 없는 날을 이용해서 이 곳 카토비체(KATOWICE)에서 70Km 떨어진 아우슈비츠를 가 보게 되었다.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이야기 하며 아우슈비츠를 가는데 “독일 사람도 유대인을 구했는데 폴란드 사람들은 그 때 무엇을 했는지 폴란드 사람으로 창피하다”고 하였다.



전쟁이 의학의 발전에 기여(?)



고속 도로 옆으로 넓게 펼쳐 진 평야지대는 산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평야로 이어지면서 지평선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필자는 그 평야를 보며 ‘폴란드도 선택 받은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 요원의 말로는 아우슈비츠를 통해 폴란드 사람들은 역사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학생들 특히 초등학생, 중학생 때는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수학여행을 오는 코스로 되어 있으며 아우슈비츠를 통해 사랑과 용서, 평화의 소중함과 전쟁의 비참함을 배운다고 했다.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호텔에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아우슈비츠(아우슈비츠는 독일어 발음, 폴란드 발음으로는 오시비엥침)는 두 곳으로 나뉘어 졌는데 한 곳은 독일군의 막사로 벽돌로 지어 졌고, 계단과 내부 시설들은 잘 지어진 반면 유대인이 수용된 막사는 짐승의 우리와 같은 곳이었다. 드넓은 평야와 수용소 주위를 에워 싸고 있는 울창한 나무들이 지금은 평안과 풍요를 느끼게 하지만 그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황량한 대지 위에 건물 몇 동을 보며 과연 살아서 이 곳을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삭막함과 두려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유대인 막사는 사람이 숙식할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을 다 갖추었다. 막사 한 동에 약 400명 가까운 인원이 다층 침대(나무로 만들어져 있음)에 벽난로는 단 2개가 있었는데 겨울의 이 곳 기온이 평균 영하 15°에서 심한 경우는 영하 25°까지 내려갔다고 하니 수용된 유태인들이 견디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되었다. 반면에 독일군 막사는 거대한 벽난로는 물론 벽의 두께가 전혀 다른 막사였다.



지금은 유태인들의 유품들을 각 동마다 다른 주제로 전시를 하였다. 유태인 머리카락으로 짠 카펫, 유태인들이 썼던 안경들, 가스실의 부품들과 유태인들의 강제로 끌고 왔던 장소 등 여러 가지 유품을 보며 인간이 정말 이런 일을 저질렀는가 의심이 들 정도였으며 우리나라와 중국이 일본의 침략에 의해 실험대상이 된731부대가 생각이 났다.



의학의 발전은 전쟁을 통해 이뤄진다는 말도 있으나 아무런 이유도 없이, 특정 인종이라는 이유로, 전쟁을 치르는 군인도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이런 일들을 당한 것에 분노가 치밀었다. 관광객들 중에는 유태인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조상들의 참상에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고 이스라엘 국기(다비드 별)를 망토처럼 어깨에 걸치고 이스라엘 선생님을 통해 그들의 언어로 역사를 공부하고 있었다. E.H Car가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구른다고 했던가! 과거의 역사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되는데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은 국사를 대학시험을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안타까 왔다.



세계 최고의 세터 브라질 선수 치료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지고 8월의 AVC cup대회 때문에 모두 패배를 하고 말았다. 핀란드와 경기는 많은 핀란드 관중(입장객의 거의 전부)들의 열성적 응원에 선수들이 넋을 잃은 것 같았다. 바이킹의 후예답게 응원도 특색이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경기장 안은 온통 핀란드국기인 흰색과 파란색의 물결이었고, 샤우팅을 하는 팬들로 경기장에서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간의 대화가 안될 정도였다.



한국팀은 이미 16강 진출의 어려움을 갖게 되었다. 벼랑 끝에서 만난 팀이 브라질 팀이 될 줄이야. 많은 기자들과 관중들은 한국 팀이 어느 정도로 패하나 구경삼아 관전을 하는 모양새였다. 더구나 선수 중 한 명이 쿠바와의 경기에서 신체적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허리에 통증을 느껴서 경기를 더 이상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최악의 조건으로 브라질과 경기를 하게 되었다. 1세트. 브라질 선수들이 한국 팀을 우습게 봤는지 느슨한 플레이를 하는 동안 25대 21로 한국이 1세트를 승리하였다.



이때부터 브라질선수들이 템포를 빠르게 한국팀을 조이기 시작해서 2세트 25대 13, 3세트 25대21로 브라질이 승리하였다. 이때만 해도 게임이 끝나가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한국팀은 보다 더 높은 정신력으로 눈에 불을 켜가며 경기를 한 결과 2세트의 되갚음을 하여 25대 17로 승리를 하였다. 분위기는 한국팀으로 넘어와서 5세트에서도 10대 7로 앞서가 정말 큰 대회에서 대어를 잡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4세트에서 수비 전담을 하는 레프트 선수가 상대방선수의 발을 밟으며 발목에 통증을 호소하였고, 그 결과 수비 불안이 가속화 되어 15대 13으로 아깝게 분패를 하고 말았다. 선수들과 임원들 모두 아쉬워했고 경기장을 찾은 많은 관중들은 한국팀에 우뢰와 같은 기립 박수를 보내주었고, 브라질 선수들도 퇴장하며 한국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주었다. 경기 후 브라질 세터인 브루노 선수가 치료를 받으러 방문을 두드렸다.



브라질 팀 닥터와 동행하고 브라질 의사가 통역을 해서 치료를 하였다. 배구의 포지션에서 세터는 공을 제일 많이 다루는 자리인데 손가락이 부상이니 제대로 공의 분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를 원해서 왔으니 당연히 치료를 해 주었고, 의사에게는 치료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브라질 선수가 다시 찾아와 감사의 표시로 브라질 팀의 유니폼을 선물해 주었다. 연봉을 10억 가까이 받는 선수라 할지라도 부상으로 경기에 복귀가 늦어지면 그만큼 돈을 버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빠른 효과를 내는 것은 그들에게는 최대의 이득이 되고, 도핑에 불필요하게 신경이 쓰이는 양약의 복용보다는 침 치료, 테이핑 치료가 훨씬 부작용이 거의 없고 경기장으로의 복귀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시안게임서 스포츠한의학 기대



다음날 아침 다시 한번 브루노 선수를 치료하고 한국 팀과 함께 마지막 경기를 위해 경기장으로 이동하였다. 마지막 날의 경기는 브라질에게 첫날 패배했던 독일과의 경기였다. 한국이 어제 브라질과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친 탓인지 독일이 철저하게 대비해서 나왔고, 다른 나라와의 경기보다 더 강하게 무차별 공격을 하는 바람에 한국팀은 힘도 못쓰고 3:0 으로 지고 말았다.



경기를 마치고 라카 룸으로 가는데 브라질 매스컴에서 브루노 선수의 치료에 대해 인터뷰를 하였는데 치료의 효과 뿐만 아니라 브루노 선수가 어제 한국 경기에도 뛰지 못할 정도였는데두 번의 치료로 연습게임에서도 편안히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되었고 브라질의 전력이 증가하게 되었으니 열정의 브라질 언론들이(다른 나라보다 3배정도 많은 기자들이 왔음)나를 가만히 두겠는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였으나 신문에는 간단히 나왔던 모양이다. 인터넷의 기사에는 아래 주소에서 확인 해 볼 수 있다. http://www.worldofvolley.com/News/Latest_news/39045/gesture-of-the-year--koreans-helped-rezende.html

팀 닥터로서 이번 세계 선수권대회는 아시안게임의 징검다리의 기간이라 부상이 발생하면 빨리 회복시켜야하는 스트레스가 있었던 대회이어서 부담이 많았지만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타이틀이 걸린 2014 세계 선수권대회라서 참가한다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큰 명예이었고, 세계 수준의 배구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으며, 세계 1위의 선수들이 모인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한국 팀의 힘을 느꼈고, 세계적 세터 브루너 선수를 치료할 수 있어서 잊지 못할 대회였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었던 아우쉬비츠 수용소를 가 보게 되어 너무나 행운이 따랐던 대회였다. 브루너 선수를 치료하면서 스포츠한의학이 역시 외국인에게도 통하는 것을 확인한 대회라 더욱 더 자긍심이 생겼던 대회였다.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1시에 호텔을 출발해서 바르샤바를 거쳐 두바이로 5시간의 비행, 5시간의 기다림, 두바이에서 인천까지 8시간의 비행… 9일 저녁 6시에야 현관 턱을 넘는 지루한 귀국 스케줄이었지만 12일부터 아시안게임의 한의 클리닉에서 다시한번 외국선수들에게 스포츠한의학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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