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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4일 (월)

당신이 잠든 사이, 수술실이 위험하다

당신이 잠든 사이, 수술실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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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의사 입회없이 간호사나 비전문의가 수술 집도

MBC-TV ‘PD수첩’, 대리수술의 폐해 신랄하게 고발



실제 의료현장에서 전문의가 아닌 간호사나 비전문의들이 수술을 집도하는 ‘대리수술’에 대한 문제점이 신랄하게 고발됐다.



MBC-TV ‘PD수첩’은 22일 방영된 ‘당신이 잠든 사이, 수술실이 위험하다’ 편에서 수술실에 담당의사가 입회나 시술하지 않고 간호사나 비전문의들에 의해 집도되고 있는 현재 의료계의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이날 한 의사에게 제보받은 CCTV 영상에는 지방제거수술부터 국소마취, 얼굴 봉합 등의 의료행위를 전부 간호사들이 진행하고 있었으며, 이 의사의 말에 따르면 8년 전에도 대리수술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연히 지나친 수술실에서 수면 마취된 상태의 환자에게 상담실장이 모발수술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것도 목격했다”고 밝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실제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성형외과의 상담실장도 “사실 쌍꺼풀이나 코 수술 등에서는 봉합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것도 우리가 할 때가 있다”고 고백해, 대리수술이 간호사 이외에도 무자격자들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자행되고 있는 대리수술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방영분에서는 대리수술의 피해자 이모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네 자녀를 둔 이모씨는 너무나도 간단한 모발수술을 받다가 의식을 찾지 못하고 한순간 식물인간이 됐다. 해당 병원에서는 “수술에 집중하느라 산소포화도 체크에 소홀했을 수 있다”며 인정하며, 당초 병원비와 수술비 등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개월 넘게 이씨가 깨어날 기미가 없자 이씨의 남편에게 “이제 병원비는 지급하지 않겠다”는 전화상 한 마디를 남기며 모든 보상을 끊은 상태다.



이씨의 남편은 “성형외과라고 이름 붙여진 곳에서 산부인과 의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즉 비전문의가 국소마취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수술을 전신 수면마취까지 진행하면서 수술을 집도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이러한 대리수술의 문제는 비단 의원급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8년 전 다리를 다쳐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식물인간이 된 손모군. 손모군의 부모는 수술 당시 특진의사로 마취과장을 신청했지만, 실제 마취를 진행하는 사람은 1년차 레지던트였으며, 마취과장은 ‘휴일에 어떤 교수가 나오냐’고 반문하며 수술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에 손모군의 부모는 병원을 상대로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법원은 수납직원의 단순한 실수라며 무혐의 처리하고, 지불한 특진비를 내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비윤리적인 대리수술이 횡행하고 있는 것은 취약한 법제도적 구조와 허술한 감독기관의 관리 소홀을 꼽았다.



현재 의료법상에는 의사면허만 있으면 전공 유무에 상관없이 병원의 개설 및 수술이 가능토록 돼 있다. 즉 의사면허를 가진 모든 의사들이 마취까지 진행할 수 있고, 비전문의가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 개원의의 80% 이상이 성형외과 전공이 아닌 타 전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전 직원 11명을 간호조무사만으로 채용한 한 정형외과는 간호사를 채용하라는 보건소의 시정명령을 받고 단 1명의 간호사만 채용한 경우도 소개했다. 더 많은 환자를 받기 위해 대리수술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기까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을 물었지만 ‘의료 전반의 일이기 때문에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며 “의사의 권위와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의사들의 내부 각성 및 관련 부처의 조속한 법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리수술로 인한 일련의 성형사고·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지난 4월10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성형외과의사회는 “대리수술 의사가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속이기 위해 대량의 수면마취제를 투여하게 되고 대량의 수면마취제를 유통하기 위해서 의사면허를 대여해 의료기관을 계속해서 개설하며, 심지어 성형외과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대리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비윤리적 의료행위”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성형외과의사회의 이 같은 사과가 돈벌이에 급급해 환자의 안전을 팽개친 그동안의 불법적 행태까지 면죄부가 적용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예방될 수 있었던 대형 인재사고가 도덕적 해이와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지속되고 있듯 성형외과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망 및 수술 후 부작용이 빈발하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이 같은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인 자신부터 철저한 의료윤리관으로 무장하는 것은 물론 불법적 성형수술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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