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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4일 (월)

진단서에 의존하는 경찰 사건처리 관행 일침

진단서에 의존하는 경찰 사건처리 관행 일침

지난해 12월 10대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A씨(30대, 남)가 경찰 조사과정에서 쌍방상해로 처리되고, 이로 인해 가해자들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것을 비관해 이듬해 3월 자살했다며 접수된 민원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는 사건수사를 미흡하게 한 담당경찰관을 문책하라고 권고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민원인 이모씨는 조카인 A씨가 10대 7명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당해 8주의 상해를 입었는 데도, 가해자 중 1명이 자신도 폭행을 당했다면서 사건 발생일로부터 5주 뒤에 발부된 병원진단서를 제출하자 경찰관이 곧바로 사건을 ‘쌍방상해’로 처리했다는 내용으로 지난 4월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출한 바 있다.



당초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은 가해자 1명이 자신도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고, 다른 가해자들도 같은 진술을 했으며, 의사가 진단서를 발부했기 때문에 쌍방상해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민원에 대해서 조사한 국민권익위는 △의사가 발부한 진단서는 발부당시의 의학적 소견을 단순 기재한 것으로, 사건당시의 실제 상해 상황이나 진위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책무인 점 △그럼에도 사건 5주나 지나서 발부된 진단서에 대해 아무런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점 △다른 가해자들의 진술서에서 쌍방 상해관련 내용이 없고, 설령 진술이 있었더라도 모두 사건 당사자들이라서 신뢰하기 어려울 것인 점 △사건장소인 노래방 안에 CCTV가 있었는 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 △그나마 확보한 사건장소 인근의 CCTV영상도 일부구간이 누락된 채 휴대폰으로 촬영되어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의 문책을 권고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은 폭행 및 상해사건을 처리할 때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려는 노력보다는 사건 당사자의 진술과 병원 진단서에 의존해 쌍방폭행사건으로 처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폭행이나 상해사건 수사에서 이러한 관행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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