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등 공직유관단체의 임직원이 부패를 저질렀을 경우 자의적으로 징계를 줄여주거나 징계처분을 피하기 위하여 자진사퇴(의원면직)하는 것을 제한하는 등 공무원에 준하여 징계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중앙부처 등 각급 공공기관에 소속된 부패공직자들의 제재 현황을 외부에 공개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이하 권익위)는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의 부패행위자 처벌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중앙부처, 지자체, 시/도 교육청, 공직유관단체 등 1180여개 공공기관에 권고했다.
권익위가 지난해 10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165개 공공기관에 대한 현지/서면 실태조사를 통해 나타난 문제점을 살펴보면 우선 300만원 이상의 부패행위를 저지른 자의 약 20%가 경징계 이하의 경미한 처분을 받는 등 공공기관에서 부패행위에 대한 처벌 관대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 공직유관단체에서 부패를 저지른 임직원에 대한 징계시효를 공무원 징계시효(3년, 금품수수, 공금횡령 등은 5년)보다 짧게 규정하고 있었으며, 의원면직 제한 규정이 없어 부패로 조사/수사를 받거나 징계절차를 밟는 중에도 당사자가 원하면 의원면직을 시켜줌으로서 해당 직원이 퇴사 후 다른 기관에 제약없이 재취업하는 사례가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공직유관단체는 공무원과 달리 금품/향응수수, 공금횡령/유용 등 주요 비위에 대한 징계감경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거나 내부직원으로만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 장치 미비가 처벌을 관대하게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부패행위자를 자체적발해낸 비율이 18.2%에 불과하였고, 상당수 공공기관에서는 부패행위자에 대한 형사 고발기준이 없거나 형식적으로 운영해 부패행위자에 대한 적발이나 처벌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가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에게도 공무원에 준하는 징계시스템을 구축토록 했다. △금품/향응수수, 횡령/유용 등 부패행위에 대한 징계양정 기준 마련 △금품/향응수수 등 중요 부패행위자에 대해서는 징계 감경을 제한하는 규정 명문화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공무원과 동일하게 5년으로 규정 △징계위원회 구성시 외부인사 과반수 이상 참여 의무화 등 부패행위자에 대한 자의적인 징계 차단 장치를 마련토록 권고했다.
또한 조사·수사, 중징계 요구, 기소 중인 부패행위자의 의원면직을 제한하여 부패행위자가 유관기업에 재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부패행위자에 대하여 징계처분 이외에도 성과급/수당 감액, 승급제한 등 다양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등 부패행위자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제고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와 함께 부패행위자에 대한 형사고발 기준을 의무적으로 제정하고, 직무와 관련하여 최소 200만원 이상의 금품/향응수수, 공금횡령/유용의 경우에는 반드시 형사고발토록 하며, 자의적인 운영소지가 있는 규정은 삭제토록 하는 등 부패행위자에 대한 형사고발 기준도 강화했다.
이밖에도 권익위는 검/경찰 등에 의한 외부적발로 징계가 최종 확정된 부패공직자의 제재 현황은 홈페이지에 공개(개인정보 제외)토록 해 ‘제식구 감싸기’식의 비정상적 처벌 관행을 개선하고 부패예방 효과도 거둘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권익위의 이번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면 부패행위에 대한 온정주의적 처벌 관행을 획기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부패공직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권익위는 부패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조기에 확립될 수 있도록 각급 공공기관의 징계제도 운영 적정성과 개선방안 이행현황, 우수 운영사례 등을 분석/공개하고 이를 부패방지 시책평가에도 반영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