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직 연구원 이직 높고, 다수가 비정규직으로 근무
설립 20주년 맞아 변화와 잠재력 극대화 방안을 모색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의 인력 및 예산 확보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전통의학 표준화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지난해 6월 국제표준화 기술위원회에서 총 9건의 국제표준안이 채택됐다.
이중 우리나라는 홍삼의 제조공정과 부항 단 2건의 의료기술만 채택된데 반해 중국은 총 5건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가능하게 한 힘은 중국 정부가 ‘중의학 표준화를 위한 중장기 플랜’을 세워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은 물론 외교적 노력까지 기울이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데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의학 세계화를 위한 ‘한의학 국제표준화 사업’이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답보상태다.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에 따르면 한의학연의 총예산 중 국제표준화 사업 예산의 비중은 지난 5년간 0.1%(5500만원)에서 0.8%(3억7500만원)에 그쳤다.
국제표준화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팀원도 2013년 10월 기준으로 총 4명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 한의학연 전체 직원 320명 중 1.2% 수준이다. 더구나 이러한 예산 및 인력은 정부가 ‘한의기술표준센터 중장기 운영계획(2012)’상 적정 수치인 예산 10억원, 인력 15명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비단 국제표준화 사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2년 10월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에 따르면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 중 한의학연의 정규직 연구원 이직자의 평균 근무기간이 가장 짧았다.
200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한의학연 이직자의 평균 근무기간은 2년5개월로 평균 6년4개월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출연연 정규직 연구원 이직자들이 이직한 기관은 대학이 125명(59.5%)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체가 26명(12.4%), 다른 출연연 이직이 22명(10.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직 이유로 연구비와 인건비 부족, 단기적 성과에 대한 압박감 등을 꼽았다.
한의학연의 높은 비정규직 인력 비중도 도마 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강동원 의원에 따르면 한의학연의 정원 143명 중 현원은 137명이다. 반면 비정규직 직원수는 181명에 이른다.
비정규직 수는 2007년 69명, 2008년 72명, 2009년 75명, 2010년 112명, 2011년 159명, 2012년 197명, 2013년 7월 181명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대비 비정규직이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다른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비해서 비정규직 인력구조가 유독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강 의원은 “한의학연이 오는 2017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24.8%로 개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인력구조 개선을 위한 보다 세부계획을 수립해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물론 한의학연이 그동안 이뤄온 성과도 많다. 그러나 제3의 도약을 위해서는 다시 한번 기초부터 튼튼히 다져야 한다.
이와 동시에 국가 한의학 발전 전략과 함께 변화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따라서 20주년을 맞은 한의학연은 구체적 미래 비전과 이를 위한 액션플랜을 제시하고 실현해 나가는데 다시 한번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정부 당국도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한의학연의 미래 비전을 적극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