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보 침의 특성상 플라시보 약 보다 높은 플라시보 효과 보일 수 있어
특성 무시한 채 침 연구서 플라시보 효과 높다는 지적은 바람직하지 않아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플라시보 침의 특성상 플라시보 약 보다 높은 플라시보 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침의 유효성 검증을 위한 연구 시 이같은 플라시보 침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플라시보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채윤병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는 플라시보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인 독일 튀빙겐 대학 폴엔크와 공동으로 플라시보 침이 플라시보 약과 어떻게 다른지를 분석하고 침의 유효성 검증을 위한 대조군의 전략을 제시해 주목된다.
채 교수에 따르면 플라시보 침은 먼저 약물에서와 같이 조건화된 반응을 유도하는 조건화된 자극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플라시보 약과 달리 분명한 촉각 자극을 준다.
플라시보 침은 촉각자극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는 기대감을 직접적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플라시보 약에 비해 높은 플라시보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
또 플라시보 침은 플라시보 침을 진짜 침으로 믿게 하도록 개발된 방식이어서 침술 치료를 받는 동안 경험하는 독특한 촉감은 플라시보 침 시술을 받을 때에도 상당하다.
다시말해 약물 치료는 진짜 약을 받았다고 믿을 확률이 50:50으로 설정되고 실제로 그렇게 믿게 되지만 플라시보 침은 플라시보 침을 시술받은 경우에도 진짜 침을 시술받은 것 처럼 믿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진짜 침을 시술받았다고 믿게 된다.
플라시보 효과가 결국 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플라시보 침이 플라시보 약에 비해 높은 플라시보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얘기다.
이같은 플라시보 침의 특성은 실제 침술의 구성 요소에서 분리될 수 없는 촉각의 구성 요소 때문으로 침의 유효성 검증을 위한 연구에서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침 시술을 받는 동안 촉각적인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윤병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플라시보 침은 실제 촉각자극이라는 측면에서 생리적으로 활성물질이라는 점과 플라시보 침을 진짜 침을 받는 것으로 보이도록 만들어져 치료에 대해 기대감을 높게 만든다는 점에서 플라시보 약과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지닌다”며 “플라시보 침은 이런 특성으로 인해 플라시보 약보다 높은 플라시보 효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러한 플라시보 침의 특성을 무시한 채, 침 연구에서 플라시보 효과가 높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How placebo needles differ from placebo pills?)는 SSCI급 저널인 정신의학 선도저널(Frontiers in Psychiatry) 특집호 ‘Placebo and Nocebo Effects in Psychiatry and Beyond’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