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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9일 (금)

[리뷰]식치’(食治)와 생화학적 이론 바탕으로 정신치료 방향 제시

[리뷰]식치’(食治)와 생화학적 이론 바탕으로 정신치료 방향 제시

윌리엄 J. 월시 박사의 <영양소의 힘> 역서
‘영양 균형’이 치료를 바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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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사람의 고기는 다른 사람의 독이다.”

 

최근 <영양소의 힘>을 간행한 윌리엄 월시 박사가 본문에서 셰익스피어를 인용해 소개한 구절이다. 인간은 부모뿐만 아니라 조상들의 다양한 유전자 조합으로 탄생하기에 저마다 독특한 신체적 특징과 성향을 지닌다는 이유에서다. 월시 박사의 이런 관점은 인체의 체질에 따라 약을 달리 운용하는 한의학적 접근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영양의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월시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뇌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양 균형’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많은 영양소는 정신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햇빛에 노출되면 증가하는 비타민D는 결핍될 경우 우울증, 조현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기타 정신 질환과 관련이 있다. 햇빛 조사량이 적은 북부 스칸 디나비아에서 조현병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생화학적 요법 통해 부작용 최소화

 

이렇듯 생화학 물질로 뇌 건강에 접근 하는 관점의 가장 큰 장점은 정신과 약물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사실 이다. 생화학 요법은 뇌에 이질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태를 유발하는 분자 대신 천연 화학 물질을 사용한다. 약물, 상담과 함께 사용될 수 있기에 정신건강 전문가에 게도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런 유연성은 뇌과학 발전에 따라 정신질환을 위한 선택 치료로서 정신과 약물을 대체할 가 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정신과 약물을 먹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목적은 최대 이득에 필요한 복용 량을 확인하는 데 있다. 저자에 따르면 행동장애, ADHD·우울증 환자의 70% 이상이 생화학요법 6개월 후 약물을 전혀 사용 하지 않은 채 최선의 상태를 유지했으며, 나머지 30%는 일부 증상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약간의 약물이 필요했다. 대체로 부작용을 줄이며 약물 복용량도 안전하게 줄여나갈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이 남긴 빈 공간은 ‘상담’을 통해 보완 가능하다. 상담은 우울증과 정신병 환자 수천 명에게 효과를 보인 치료 방법이다. 효과적인 상담은 새로운 시냅스의 뉴런의 ‘미니칼럼’을 생성하고 뇌의 미세구조를 영구적으로 향상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생활 환경이 질병에 영향 미친다는 ‘후생유전학’, 한의학과 닿아 있어

 

저자는 식이요법, 독소, 생활양식 등 환경이 유전자 발현에 변화를 미치는 과정을 연구하는 ‘후생유전학’에 기반을 두고 주장을 펼쳐나간다. 영양소 불균형이나 독성 노출은 유전자 발현 속도를 변화시킬 수있으며 수많은 정신장애의 근본 원인일 수도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메티오닌, SAMe, 엽산, 나이아신아미드, 아연 등은 신경전달물질 시냅스에서 수송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다. 이들 영양소는 조현병, 우울증, 불안, ADHD 및 행동장애 등과 관련이 깊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제1장~제4장에서는 생화학요법의 정의와 이점을 제시하고 정신건강에서 영양소가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후생유전학’을 소개한다.

 

이어 제5장~제9장에 걸쳐 △조현병 △ 우울증 △자폐증 △행동장애와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알츠하이머병 등 후생 유전학을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을 선별해 적용 가능한 영양요법을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제10장은 광범위한 병력 조사, 혈액 및 소변검사, 화학적 불균형 진단, 치료 설계, 요양 치료 등 고급 영양요법을 시행하는 방법을 귀띔한다.

 

저자는 일리노이에 있는 비영리 월시연 구소 소장을 지내며 호주, 노르웨이 등에서 의사 교육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으며 미국 정신의학협회, 미국 상원 그리고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서 자신의 실험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역자로는 한의학 이론과 임상의 다방면 에서 조예가 깊은 다수의 한의사들이 참여했다. 서효원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임 재환 장덕한방병원 진료원장, 배은주 경희다강한의원장, 권찬영 동의대 부속한방 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진료과장 등이다.

 

서효원 교수는 “정신과 진단명은 같아도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많이 봐왔다. 그 중에는 주변 사람들이나 의료진 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해 괴로워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치료의 첫걸음은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책은 환자들에게도 유용하다”고 밝혔다.

 

임재환 원장은 역자 후기에서 “20년 이상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입장에서 질병의 근본원인을 찾아내 치료해야 한다는 ‘치병필구어본’(治病必 求於本)이라는 동의보감의 문구는 정말 큰숙제”라며 “이번 기회에 한약, 침 등 기존의 한의학 치료와 더불어 ‘식치’(食治)와 생화학적 이론을 근간으로 한 영양요법을 결합해 ‘치병필구어본’을 실천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의계가 특정 화합물질을 분석하는 시도로 나름의 연구 성과를 거두고, 네트워크 분석 등의 방법론으로 복합 성분의 물질적·기능적 분석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책이라 더욱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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