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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02일 (목)

[칼럼]장애인건강권과 방문진료에서 희망을 찾다

[칼럼]장애인건강권과 방문진료에서 희망을 찾다

최호성 장애인건강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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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폭우로 인해 반지하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재난을 통해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 중 대다수는 가난한 약자였고 장애를 가진 사람이었다. 

 

발달장애인 변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우영우의 인기에 한창 빠져있을 때 현실 속 우영우는 곳곳에서 죽고 가족들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뉴스가 끊이질 않았다. 이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매일의 일상이 재난과 같은 차별과 배제라는 불평등의 위험 속에서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31일 제74차 세계보건총회의 의제 항목은 ‘The highest attainable standard of health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 (WHA74.8)’로 달성 가능한 최고수준의 장애인건강권을 결의했다. 

 

그리고 올해 UN은 장애인건강형평성을 위한 글로벌보고서를 WHO를 통해 각국의 피드백을 받아 오는 12월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장애인건강권에 대한 관심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중차대한 시기라고 볼 수 있겠다. 

 

국내에선 2017년 시행된 장애인건강권법으로 그동안 시혜적인 사회복지서비스로 일관했던 장애인의 의료접근성보장을 권리로서 법에 명시하게 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장애인주치의, 장애인보건의료센터, 권역재활병원 등 장애인건강권 체계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통합돌봄 시범사업으로 장애인 방문진료의 데이터를 축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의료인들의 장애인 건강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장애인들의 높은 수준의 미충족의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의료에 대한 접근성의 어려움이기에 이동이 어렵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방문진료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인구 분포가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면서 장애인 인구 역시 고령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지난 2020년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9.9%로 3년 전인 2017년의 46.6%에 비해 3.3%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향후 과도한 의료비 지출 경감 및 각종 사회복지서비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재가 중심의 통합돌봄서비스와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사회통합돌봄 서비스는 향후 병의원 중심의 의료 방향이 방문의료로 재편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정부는 작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일차의료 방문진료사업을 시작했지만 의료인들과 의료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의료인들은 낮은 방문진료 수가를, 의료이용자들은 홍보와 참여기관부족 및 높은 자부담 비용을 토로하고 있다.

 

어찌됐든 지금과 같은 고령화의 추세로 본다면 향후 방문진료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정부도 지자체도 방문진료에 대한 지원 정책을 내놓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보다 한발 앞서 방문진료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 질적 수준을 높이고 전문성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의사회도 관심을 가지고 일선 한의사들을 독려해 국민의 건강권 차원에서의 방문진료를 계획하고 실행해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땅의 민족의학으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던 한의학이 보건의료제도에서 차별되고 배제된 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라도 장애인건강권과 방문진료를 통해 국민건강권을 보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사회적 약자인 국민과 낮은 마음으로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며 의료전문가로서의 실력과 신뢰를 회복할 때 한의학과 한의사가 살아날 희망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면 우리 스스로가 희망이 돼 만들면 될 것이다. 우리에겐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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