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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03일 (토)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0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0

“메디컬 해커톤서 빛난 한의학도의 도전정신”

전한련 이승현.png

 

이승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과 본과 2학년


본과 1학년 시절. 본과생들에게 경혈의 위치를 외우는 것은 수학의 구구단을 외우는 것과 같다. 이리 찔러보고, 저리 찔러보기도 한다. 교과서에 따르면 두 손을 이용해서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술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작 한 쌈으로 나오는 일회용 호침을 한 손에 들고 자침하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마침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만의 특색있는 커리큘럼인 ‘한의학 연구 과정’의 지도교수님이신 양기영 교수님께서는 당시 부산대 한방병원 침구과장님이셨다. 


교수님께 관련된 이야기를 말씀드리자, 교수님께서는 현재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고, 발명하고 계신 ‘침구거치대’를 같이 한번 살펴보자는 제안을 주셨다. 


침구거치대에 대한 생각을 전해 들은 지 만 2년이 지났고, 2023년 11월11일 개최된 ‘대한침구의학회 50주년 행사’에서 최초로 침구거치대가 외부로 공개됐다. 사람들의 반응은 호기심에 가득 찼고, 다들 침구거치대 밑면에 있는 QR코드를 찍느라 정신 없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1차 오프닝은 마무리됐다.

 

77.jpg
대한침구의학회 50주년 행사에서 배포한 침구거치대사진.

 

이렇게 좋은 것을 발표할 기회는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메디컬 해커톤’을 개최한다고 했다. 

‘메디컬(Medical)+해커톤(Hackerton)’은 의학과 관련된 참신한 아이디어를, 마라톤하듯 여러 명이 완주하여 성과물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거면 우리가 발명한 침구거치대를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침구거치대 발표를 준비하면서 침구거치대가 단순히 침을 꽂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삿바늘의 자상 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된다면, 치과병원과 양방병원에서도 자상 사고를 발생시키지 않고 리캐핑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몇 날 며칠을 밤새워, PPT를 제작하고 관련 자료를 모았다. 

 

전한련 이승현 (1).png

 

실제로 이것이 시제품이 되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매출액계산서와 같은 실무적인 내용도 포함시켰다. 메디컬 해커톤 경진대회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발표를 진행했고, 우리는 우수상을 받았다.


한의학과를 대표해 메디컬 해커톤이라는 대회에 참가하여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 한의학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침에 대한 안전성을 알릴 수 있었던 이번 대회는 우리에게 값진 성과를 안겨주었다. 덤으로, 2회차인 이번 메디컬 해커톤에서 처음으로 한의학과에서 입상하게 되었다는 후일담도 들었다.


“登高自卑”라는 말이 있다.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비록 첫 도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미래 한의학을 일궈나갈 한의학도로서 이러한 도전정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도전이 마중물이 되어 더욱 다양한 한의학 관련 메디컬 해커톤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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