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 개방’이라는 말은 이미 의료계에서 낯설지 않은 단어이긴 하지만 대부분 ‘외국병원 및 자본이 들어온다’라는 단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시장개방이라는 것은 병·의원 경영환경의 대대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지금보다 더욱 치열한 ‘적자생존’ 의료환경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31일 경제자유구역 내 내국인 진료가 가능토록 한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지난 5월 국제병원과 국제학교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 필라델피아 9개 병원 연합체가 인천·송도구역에 병원설립을 합의했다.
이처럼 의료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의료기관들은 그동안 정부의 규제 및 통제로 인해 제도적으로 폐쇄적인 경쟁에 익숙해져 있어 개방적인 시장경쟁에 서툴다는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젠 소비자위주의 진료, 질 높은 의료서비스, 병원경영의 선진경영기법의 도입으로 효율성을 개선시켜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럼 의료시장개방에 따라 등장할 병원경영환경 변화 수와 그 영향력을 예측해보고 그에 따른 병·의원의 대응전략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영리법인 허용… 경쟁심화 예상
현행 우리나라 의료법상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은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경제특구에 입주하는 외국병원에 한하여 영리법인이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서비스 산업 투자의 활성화와 양질의 의료수준 확보, 의료산업 발전, 국내 의료기관과 외국의료기관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위해 국내병원의 영리법인 허용이 추진되고 있다.
영리법인이 허용되면 투자증가로 인한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병원 간 경쟁심화로 인해 의료비용감소와 생산효율성 증대 및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고객 만족을 제고해야 하는 고객 지향적 경영 또는 고객 만족 경영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민간보험의 활성화 될듯
현재 논의되고 있는 민간보험을 대체형으로 할 경우 보건의료체계의 상업성·영리추구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계층간의 의료이용과 건강수준 불평등이 커질 것을 우려해 민간의료보험을 기존의 보완형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간의료보험이 광범위하게 도입이 돼 있지만,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고액이 지출되는 특정 질환과 비급여부분이 많은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의 의료비에 대한 민간보험 활성화가 예상이 된다.
이는 병원과 보험회사간에 계약을 맺고 민간보험 가입자를 특정 병원에 유치하는 등 보험회사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고, 고액진료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험회사와의 계약관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이 된다.
의료광고 완화로 마케팅전략 변화
현재 의료광고는 과도한 규정으로 제한이 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의료광고의 대폭적인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의료광고 규제가 완화되면 이는 병원의 마케팅 능력이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 산업의 경우 마케팅 능력은 곧 기업의 능력으로 판단이 되고 있다. 마케팅은 철저한 시장조사 및 분석, 내부고객정보를 바탕으로 잠재고객의 유치 및 충성고객의 일탈률을 최소화하는 등 고객만족 중심의 경영체제를 리드하는 것이 핵심목표다.
이런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문인력과 정보력이 생명이다. 이들 마케팅전문인력 및 정보력 강화를 위해 병원들은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력 및 정보 시스템 구축에 힘쓸 것으로 예상이 된다.
요양기관 계약제 도입 ‘논란’
현재 우리나라는 모든 의료기관을 요양기관으로 강제 지정하여 의료비를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는 의료시장 통제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기고 있기 때문에 의료서비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요양기관 계약제가 수면위로 부상중이다.
건강보험에 적용 받지 않는 요양기관은 없을 것이며, 계약의 내용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수준이 결정 될 것으로 예상되며, 계약제의 형태는 기관단위로 접근하는 방법과 진료부분별로 접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