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안전성
임상연구조사단 윤영주
미국 어느 주에서 독점적으로 앰뷸런스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해서, 지역신문에서는 이런 독점이 유지되어야 하는지 독자들에게 전화 여론조사가 있었다. 찬성하는 경우와 반대하는 경우를 각기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게 하였는데, 예상외의 많은 전화가 걸려왔고, 조사결과 대부분의 전화가 앰뷸런스회사관련 직원으로부터 온 것이었으며, 직원들은 전화하도록 회사로부터 지시받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자발적 반응 표본으로 이루어진 서면, 전화 및 전화 응답 여론조사는 수행주체, 모 집단의 성격, 표본의 선택방법, 표본 크기, 응답율, 실험대상의 접촉방법, 조사수행방법, 질문의 의도 등에 의하여 편의(bias)를 나타낼 수 있으며, 이를 고려해야 한다.
한약 부작용에 대한 허상
최근 특정 단체에서 모 학술대회에 참석한 성인 831명을 대상으로 한 한약 복용 후 부작용 및 효과에 대한 설문을 했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는 조사대상과 주체가 특정 학회에 참석한 집단이므로 통계 연구의 설계가 어떤 특정한 결과를 염두에 두고 계획적으로 설계된 편의되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떤 방식의 질문이 있었는지 분명치 않으며, 통계적 유의성 검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사 방식 역시 직접 경험했던 사례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타인의 경험을 듣거나 본 경우를 포함된 것이며, 여러 검진결과 및 임상연구과정을 거치지 않고 학술지 등에 게재되지 않은 자료 등은 한약의 효과성과 부작용에 대한 편향되고 왜곡된 허상을 보여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의약품 임상시험에서 약물이상반응, 심각한 이상반응은 필수적인 과정중에 하나이다. 2005년 미국 약인상간손상네트워크(DILIN:Drug Induced Liver Injury Network)에서 수행한 최장 6~24개월간의 전향적 연구(Prospective study)에 의하면, 총 96명 중에서 항생제 27명, 항결핵제 6명, 항경련제 10명, CAM(대체보완의료) 7명, 마취제 4명, NSAID(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5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보고에서는 한약제 및 식물제제 등이 포함된 CAM에 의한 빈도가 매우 낮다. 전통 한약처방에 대한 약물이상반응(Adverse drug reaction)은 체계적인 연구설계와 전향적 방식, 그리고 내인적 요인과 체질적 특징, 면역학적 기전까지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약 안전성에 대한 기대
국내 한의계에서도 한약재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동물실험, 임상연구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으며, 투여환자의 극소수가 (해외에서는 0.2~8.5 %) 이상소견을 보였으나, 양약과의 상호작용과 환자의 특이적인 반응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약의 안전성 및 약물이상반응(ADR)은 의도된 편의된 설문조사방식이 아닌 오랜 기간의 체계적인 임상연구와 Rucam score 등 원인산정법의 고려, 전문가 집단인 한방의료기관의 한약 독성 및 이상반응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국가적인 연구지원과 대학과 개원가, 의학계의 책임있고 객관적인 연구동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