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M 통한 근거 확보로 보험 확대 요구 ‘바람직’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일본 카나자와에서 열린 ‘전일본 침구학회’ 학술대회는 ‘침의 진가에 확증을 요구해 현대의료에 있어서 침구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각종의 심포지엄과 워크샵, 논문발표, 포스터 발표, 실기 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 일환으로 마련된 ‘제3회 일·한 침과 EBM워크샵’은 한의학 분야의 한·일 최초 공동연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한·일 공동 워크샵의 시작은 지난 2003년 ‘대한침구학회’와 ‘전일본침구학회’간 상호 인적·학술적 교류에 대한 협정을 체결하고, 한·일 양국의 침구 연구자들로 구성된 ‘한ㆍ일 침구연구 working 소그룹’을 구성하면서부터다.
이후 2004년에는 일본의 치바에서, 2005년에는 한국의 대구에서 각각 한차례씩 개최된 바 있다.
이번 3차 워크샵에서는 채택된 연구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펼쳐졌다. 워크샵에서는 ‘한·일 공동으로 퇴행성 슬 관절염의 침구 임상 연구 프로토콜 개발’이라는 연구주제를 정했다.
이날 워크샵은 프로토콜 개발과 관련된 4개의 논문발표로 진행됐다. 한국측에서 미리 준비한 침구임상연구의 프로토콜을 발표했다. 이어 일본측 연구자들이 발표된 프로토콜의 각각 아이템에 대한 문제점과 검토해야 할 점을 발표했으며, 끝으로 더욱 타당한 프로토콜 개발을 위한 토론을 펼쳤다.
이번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받은 느낌은 일본측의 준비가 예년에 비해 세밀하지 않은 듯했으며 특히 일본측 발표자들의 영어구사능력이 한국측 발표자들에 비해 부족한 듯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몇몇 일본측 연구자들도 실감하고 있었으며, 개인적으로 한국측 발표자들의 수준이 일본측보다 우수하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처음 이 워크샵을 만들 때의 목적 중 하나가 양국의 침구연구자들의 영어발표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으므로 그런 자각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워크샵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이야기하는 발표자도 있었다.
일본연구자들이 비록 영어구사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으나 발표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진지하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면이 있었으며 연구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한편 ‘전일본침구학회’에서 학회의 기금으로 연구과제를 공모하고 침구임상연구에 대한 워크샵을 지원하는 것은 현재 일본의 침구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6가지 질병의 침구치료에 대해서만 보험혜택을 주고 있다. 따라서 ‘전일본 침구학회’에서는 치료범위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근거중심의학(EBM)을 기초로 한 임상연구를 통해 침구치료의 우수성과 효율성을 입증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일본침구학회’의 이런 방식은 의료보험의 확대와 한의학 치료의 확대를 필요로 하는 한의사협회에서 참고해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워크샵은 양국의 침구연구자들이 모여서 ‘한ㆍ일침구연구 working 소그룹’을 만든 후 처음으로 나온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아울러 실질적인 연구를 한·일 공동으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