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락기능검사, 한의학이론 중 인체 경락 이용한 검사체계
동일 변증·질환에 공통된 반복 반응신호 찾는 연구 필요
HRV란 ‘Heart Rate Variability(심박변이율 혹은 심박변화율)’의 약자로 심장 박동의 주기적인 변화율을 관찰하여 질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심박변이율의 관심은 교감·부교감신경으로 이어지는 자율신경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HRV가 경락기능검사로서 임상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한의학적 관점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HRV, 식약청서 피부저항측정기로 허가
우선 임상에서 활용중인 다양한 경락기능검사기기들은 한의학이론 중 인체 경락을 이용한 검사체계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현재 식약청의 의료기기 분류상 피부저항측정기로서 허가를 받아 양도락검사 혹은 메리디안, 팔강진단기(7구역진단기), 스트레스진단기 등의 경락기능검사로서 보험청구가 가능한 상황에 있다.
HRV는 피부저항측정기와는 다르게 심박수계를 의미하며 임상에 초기 소개될 때 두 번째 손가락 끝에 패드를 부착하고서 심장의 박동 변화를 살펴본 것이 계기가 되어 수양명경 경락기능검사로 등록되었고 경락기능검사의 한 방법이 되었다. HRV는 앞서 언급한 대로 자율신경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자율신경계는 체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대하여 내적 환경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신체의 항상성(Homeostasis) 및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접 관여한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장기에는 교감·부교감 신경이 함께 분포하여 길항작용을 함으로써 신체의 균형을 이루게 되는데,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는 장기 중에서 특히 심혈관계는 매우 중요하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유럽 심장학회 등서 HRV의 표준 제정
이 과정에서 심박동과 심박동사이의 간격(RR interval)은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특히 감정, 체온, 체위, 조명 등과 자율신경실조, 심혈관질환, 신경병증, 스트레스, 노화 등이 영향을 주는 바,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관찰하여 의미있는 질병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에 1996년에는 유럽 심장학회와 북미 심조율 전기생리학회에서 HRV의 측정방법, 생리적 해석, 그리고 임상적 사용의 표준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HRV신호의 발생과 유도에 있어서 중요한 두 가지는 시간범위분석과 주파수범위분석인데, 시간범위분석은 기록시간 동안의 RR interval의 변화 정도를 통계 처리하는 방법으로 Mean HRT, SDNN, RMS-SD 등을 확인하고, 주파수범위분석은 RR interval 변화를 각 주파수 대역별 파형으로 분리하여 분석하는 방법으로 TP, VLF, LF, HF, norm HF, norm LF, LF/HF ratio 등을 관찰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HRV는 안정상태일수록 그 박동의 변화가 크고 복잡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규칙적이고 일정한 형태를 나타낸다. 다만 부정맥 환자에서는 반복적인 큰 박동의 변화를 표시하게 되므로 유의성이 없게 되며 그에 따라 측정값이 의미가 없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임상에서 양도락과 메리디안 및 팔강진단기라 불리는 7구역진단기 등이 각각의 측정과정에서 독특한 분석 자료들에 의해 질환 혹은 변증에 접근할 수 있는 것처럼 HRV는 교감·부교감의 활성도, 신체흥분도, 자율신경계 균형, 신체 스트레스지수, 스트레스 저항력, 심장노화도, 심장기능 활성도 등을 관찰하게 된다. 이중에서도 특히 시간범위분석에서는 SDNN값을, 주파수범위분석에서는 LF와 HF의 관계를 통해서 교감·부교감의 활성정도를 확인한다.
이러한 HRV는 경락기능검사와 유사하면서 심박동을 측정 분석하는 것이므로 진단하기 전에 주의하여야 할 사항이 있는데, 특히, 일정한 온도(약 22~24℃)유지, 고요하고 편안한 상태 유지, 검사 전 수면제, 진통제, 진정제, 호르몬 제제, 향정신성약물의 제한 혹은 투여약물에 대한 한의사의 인지가 필요하며, 커피, 홍차, 술, 담배 등을 금하고 더불어 HRV는 호흡과 밀접하므로 심호흡 혹은 불안정한 호흡에서는 부정확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SDNN, 氣虛와 서로 밀접한 연관
HRV의 한의학적 접근을 살펴보면, 현재는 스트레스 관계에만 초점이 맞춰져 활용되고 있지만 축적되는 자료를 살펴보면, SDNN은 氣虛와 서로 밀접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정상인보다는 질환보유자가, 初病者보다는 久病者가, 청년보다는 노인에게서 SDNN의 값이 감소되고 이것은 곧 氣虛의 소견과 관련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LF, HF와 교감, 부교감의 길항관계는 음양의 평형을 표현하는 것이며, Index Histogram의 Highest Peak는 氣鬱, 虛火, 銳敏 등의 환자에서 자주 관찰되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요구된다.
더불어 HRV가 경락기능검사와 함께 최대의 약점이자 공격받는 부분 중의 하나가 재현성에 대한 신뢰이다. 그러므로 재현성은 측정시 같은 조건이 전재되어야 함에 주의해야 하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동일한 변증이나 질환에서 공통의 반복적 반응신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진단기들의 필요성과 활용은 충분한 자료로 신뢰를 줘야하며, 변증 혹은 치료에 도움이 되어 환자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이로써 적절한 보험청구를 하게 된다면 병원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바, 좋은 의료기기로서 그 기능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