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정해 주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
우리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박사학위 취득은 전문가가 되는 대표적인 길의 하나인데 학위 형성과 발달의 역사나 각국의 학위과정의 종류와 특징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박사학위 취득자는 어떠한 능력을 지닌 전문가인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자신의 관심 연구 주제에 대하여 이미 연구된 내용을 찾아내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다. 둘째, 자신의 연구주제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적절한 연구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통계에 대한 이해는 통계학자만큼은 못되더라도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있고 간단한 통계처리는 본인이 할 수 있다. 넷째, 얻어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논지를 설득력 있게 논리적으로 기술하여 논문을 작성할 수 있다. 다섯째,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고 주변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첫째 능력은 연구에 있어 쓸데없는 헛고생을 하지 않게 하는 기본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갖기 위해 논문과 특허 검색 방법을 교육받는다. 그리고 모아진 자료를 종합해 문헌논문을 작성하여 발표하기도 한다.
둘째는 의학연구방법론이 다양하지만 자신의 연구방법론에 대해서만큼은 과학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과학적이라고 하는 것은 신뢰도(reliability)와 타당도(validity)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방법에 재현성이 없다면 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을 것이고 연구방법에 신뢰도가 높다하더라도 그 결과가 참값과 거리가 멀다면 타당도를 얻지 못한다.
셋째는 요즘 SAS, SPSS 등 다양한 한글판 통계 팩키지가 나와 있으므로 사용이 용이하다. 그러나 이러한 팩키지 사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계학적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넷째는 논문작성에 있어 연구방법과 결과 기술은 자신이 연구를 수행한 순서에 따라 작성하면 되겠고, 서론은 연구의 전체적 목적이 드러날 수 있도록 간결하게 작성하고, 고찰에서는 자신이 얻은 결과를 다른 연구자들의 논문과 비교하여 분석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고찰은 결과를 반복 기술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요즘은 영문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글이든 영문이든 상기한 원칙은 다르지 않다. 다만 특정 저널에 발표하고자 할 경우 그 저널에서 요구하는 작성 원칙을 반영하도록 한다.
다섯째는 급속하게 발전하는 학계의 흐름을 혼자서 모두 쫓아갈 수는 없으므로 주변과학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이 필수라는 의미이다. 박사학위란 연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에게 주는 인증서와 같은 것으로 모든 것을 다 아는 자에게 주는 인증서는 아니므로 모르는 것은 아는 자에게 배움을 청할 줄 알아야 진정한 박사라고 생각한다.
상기한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석박사 학위과정은 짧게는 3년(석박통합과정), 길게는 5~6년으로 이루어진다. 일상을 포기하고 전력을 다해도 힘든 과정을 일주일에 몇 시간을 투자하고 학위를 얻는다는 것이 과연 참다운 것인가는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그 힘겨운 과정을 감당해내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우리의 치료기술을 과학적 연구방법에 의해 검증을 하는 것은 우리 학문이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국익 차원에서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투자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국립한의과대학 설립이 2008년에 계획되어 있는 지금 교수요원 양성이 시급한 문제다. 보장없는 길을 간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그 수요를 명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므로 젊은 박사학위 취득자들을 빨리 배출해서 수요를 받쳐줄 때 한의학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가적 투자도 확대될 수 있다. 과연 우리가 이러한 흐름을 얼마나 주도할 수 있을지 마음이 바빠진다. 젊은 한의대 졸업자들이여! 미래의 전문가들이여!
-TIP
박사학위 취득 전문가란?
① 관심연구주제 일목요연 정리
② 연구주제 가설 설정, 적절한 검증
③ 통계개념 이해와 통계처리 기본
④ 연구결과 근거 논리적인 논문작성
⑤ 부족한분야 타전문가 도움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