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급종합병원 7년간 140% 증가, 동네의원 55%에 불과
대형병원 환자쏠림현상 완화 위해 의료시스템 문제 점검
최근 몇 년간 동네의원의 외래 진료비 증가율이 상급종합병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등 대형병원에 환자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희정 연구위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대형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완화정책의 현황과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비는 2005년 1조2천억원에서 2012년 2조9천억원으로 7년간 140.4%나 증가했으나 동네의원의 경우 2005년 5조9천억원에서 2012년 9조1천억원으로 증가율이 55.2%에 그쳤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건강보험의 외래진료비 점유율도 상급종합병원은 9.9%에서 17.7%로 7.8% 포인트 증가했고, 종합병원은 10.2%에서 15.8%로 5.7% 포인트 증가했으며, 병원은 5.3%에서 9.5%로 4.2% 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반해 의원급 의료기관은 74.6%에서 56.4%로 18.2% 포인트 감소했다.
또한 희귀난치성질환을 제외하고 암, 뇌혈관, 심장질환에서 건강보험진료비의 50% 이상이상급종합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산정특례대상 암환자의 비급여 진료비중 약 60%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지출됐다.
이 같이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환자가 의료 질을 판단하기 위한 객관적인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크고 유명한 병원을 찾는 탓도 있지만 우리나라 개원가의 지나친 전문화와 단독개원 형태가 복합적 만성질환자 증가와 인구고령화에 따른 새로운 의료수요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60.5%가 3개 이상의 복합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에서 보듯 질병 패턴 자체가 의원급에서 종합적으로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문제는 이 처럼 초대형 병원들이 신기술과 고가장비에 대해 거대자본을 투자함으로써 의료서비스 영역에서 독과점 위치를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게 되면, 이들 대형병원들의 점유율도 그에 비례해 확대돼 결국 의료시장과 의료정책에서 미치는 영향력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데 있다.
이에 따라 환자 쏠림을 완화시키는 방안으로는 환자와 공급자 모두가 원하는 때에 필요한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과 의원급의 외래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시스템 전반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지불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시했다. ‘환자중심의료연계’가 의료인의 의사결정 기준이 되도록 목적에 맞게 지불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새로운 의료제공 지불모형의 개발도 촉진시켜야 한다는 점을 제기했다. 가령 만성질환관리제는 의원이 등록된 환자에게 제공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평가받고 그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불받는 새로운 의료제공지불 모형인데, 이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전반적인 의료이용과 건강 행태에 대한 의사의 책무성을 강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연구위원은 “환자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의료기관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의료시스템의 효율성과 질 향상을 유도하는 접근방식과 일치돼야 한다”며 “환자쏠림 문제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점검하고 개편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