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의 가치와 전라감영에서 간행됐던 완영본(完營本)의 의미를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전주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오는 23일 개막을 시작으로 9월26일까지 이어지며, 판각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기록문화체험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이 주최하고 문화재청·경상남도·산청군이 후원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활용·홍보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것으로, 완판본문화관은 올해 이 사업의 협력기관으로 선정돼 판각 콘텐츠 전시와 기록문화체험을 주관하게 됐다.
‘동의보감’은 허준이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해 1610년 집필을 완성했고, 25책의 방대한 분량이 1613년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간행됐다. 17∼19세기 전라감영(완영·完營)과 경상감영(영영·嶺營)에서 여러 차례 간행해 유포된 바 있으며, 전라감영에서 목판으로 새겨 ‘동의보감’을 인쇄했던 책판은 전주 향교에 소장돼 있다가 현재 전북대학교 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전라감영의 책판(완영책판)은 1899년 당시 전라관찰사였던 조한국의 명으로 전라감영 내에 흩어져 보관돼 있던 책판이 전주향교로 옮겨지면서 12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주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완영책판은 약 11종 5000여장이 전북대학교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으며, 그 중 ‘동의보감’ 책판은 150여장이 남아있는 가운데 이번 전시에서는 전북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완영책판 ‘동의보감’ 2점이 공개된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동의보감’의 일부를 목활자로 재현한 재현판도 최초로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재현판은 초간본(1613) 목활자본 신형장부도의 도형이 있는 권1 내경편(內景篇) 7장 부분이다. 이와 함께 목활자와 목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권 11 잡병편(雜病編) 5장 부분도 복각해 인쇄와 출판 과정의 차이와 이해를 돕는 전시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현재 전북대에 보존된 완영책판은 손잡이 부분인 마구리가 전체적으로 결락돼 있다. 복각 목판본과 원본 책판의 비교전시는 판각 기법, 목판 형태 등의 비교를 통해 완영책판의 현황을 점검해 보는데 의의가 있다. 이밖에 전라감영 간기(刊記)의 복각목판본, 완영본 동의보감 서책, 동의보감 상해판 등 ‘동의보감’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와 관련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단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의학의 대표 문헌이자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의 가치, 의료지식의 대중화에 힘쓴 지방 관청에서의 출판과 배포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안준영 관장은 “백성들의 백세건강을 염원한 ‘동의보감’에는 시대를 넘어 기억하고 간직해야 하는 것들을 소중하게 지켜내고자 하는 애민정신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목활자 재현판과 복각 목판본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뜻깊게 생각하며, 기록문화를 기반으로 전주 한지의 세계화를 모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향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