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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2일 (토)

최승훈 특임부총장( 단국대 )

최승훈 특임부총장( 단국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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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가치 새롭게 창출해 나갈 연구인력 육성할 것”





한국 한의학 분야의 ‘표준화’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1995년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한의진단명과 진단요건의 표준화’라는 연구과제가 한의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본격적인 표준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주도적으로 수행한 주인공이 바로 당시 경희한의대 교수였던 최승훈 특임부총장이다. 그는 이 연구 성과를 응용하여 2000년에 세계 최초로 표준화된 한의진단 전문가 프로그램 (KHU-PIPE)을 개발하고 2002년에는 이를 수정 보완하여 임상결정지원시스템인 OMS-PRIME (Oriental Medicine Standard - Prime)을 개발, 출시하는 등 국내 한의학 표준화의 선구자로서 길을 걸어 왔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WHO 서태평양지역의 전통의학 자문관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도 전통의학 표준화에 역점을 두면서 ‘WHO 서태평양지역 전통의학 국제표준용어 (WHO-IST)’와 ‘WHO 침구경혈위치 국제표준 (WHO-APL)’을 제정, 출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에도 ISO/TC249의 한국위원회 위원장, WG5 의장 등의 역할을 통해 그는 한국이 국제 전통의학 표준화분야에서 중국과 양강 구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1년에 한국한의학연구원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원내에 한의기술표준센터를 설치하고 ISO/TC249 제3차 총회를 대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다수의 국내?국제표준을 제안했다.



그가 이처럼 표준화에 끊임없이 매진해온 이유는 다름 아닌 ‘한의학의 미래’에 있다.



한의학의 표준화는 곧 한의학의 미래다



어느 분야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R&D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용어와 이론체계의 통일성과 보편성이 중요하다.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10년 전이나 현재, 10년 후의 모습은 별다른 차이 없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낮은 수준의 표준이라도 일단 만들어 놓으면 이후 그것을 딛고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도록 해주는 디딤돌의 역할이 바로 표준이고, 이러한 표준이 한의학의 미래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2003년부터 전통의학의 국제표준화를 WHO가 진행했을 때만 하더라도 한중일을 중심으로 각 회원국들이 공평한 위상과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으나 2009년 ISO로 넘어가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TC249의 명칭이 ‘중의학’으로 잠정 결정돼 있고 중국이 명칭 문제를 양보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우리들은 모든 참가국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명칭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되 정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새로운 TC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이 최 특임부총장의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에서는 자존심을 내세운 정치적 명분 등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기 마련이고 대표적인 것이 명칭이다. 향후 상호 협력해 나가야할 사항들이 많은데 명칭 문제로 불필요한 동력을 소모하면서 감정적인 대립을 하기보다는 ‘중의학’이라는 명칭을 수용할 수 없는 회원국들이 독립적인 TC를 구성하고 서로 중복되는 분야나 항목에 대해서는 조인트 워킹 그룹에서 다루는 등 이제는 실질적인 내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국제 전통의학 표준화 중국 주도로 전개되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전통의학 분야의 표준화는 앞으로도 중국 주도로 전개될 것이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국가주도하에 한의학의 표준화를 효율적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면 국제적으로 충분히 그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시에 민간에서는 한의약 관련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제품과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하며 대학이나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같은 연구기관에서는 연구의 기획단계에서부터 표준화를 연구 성과의 주요 요소로 삼아야 한다. 또 실질적인 효용가치를 지닌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한방병의원의 한의사들도 한의약 관련 표준에 대한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연구기관에 제안하여야 한다.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것은 그 나라의 기술수준에서 결정된다. 이처럼 한의약 관련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개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국제표준을 선도해 나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최 특임부총장은 올해 한국한의학연구원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경희한의대가 아닌 단국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의계 안팎에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한의학과 첨단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통합의학을 지향하는 한의학 연구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한의학의 가치를 높여 나가는 한의과대학과 한방병원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히 오랜 기간 그러니까 대학 입학후 40여 년을 몸담고 있던 모교를 떠나 새로운 길로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경희대의 교수로 돌아가면 그동안 네 차례에 걸쳐 해외 대학 교환교수로, WHO 자문관으로, 경희한의대 학장으로, 한국한의학연구원장으로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다 묻고 가야 하는데, 그러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확대시켜 한의계 전체의 자산으로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간 품어왔던 비전과 계획을 전개함으로써 마지막 열정을 다해 꽃을 피워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다.”



단국대 설립자인 장형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한의사로 활동하며 독립자금을 제공하면서 수차례 투옥되었던 독립운동가라는 역사적인 뿌리가 있으며, 현 재단과 대학의 한의학에 대한 관심과 열의도 매우 강하다.



특히 개교 이래 지속적으로 한의과대학 유치에 대한 의지를 품어왔던 만큼 역사성과 조건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게 최 특임부총장의 설명이다.



한의학이 지닌 본질과 가치 제대로 지켜 나가야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한의계 인력 현황에 비추어, 단국대에서 한의과대학이 만들어져야 하는 당위성과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기존의 한의과대학과 차별화되는 비전이나 계획이나 실현가능성이 없다면 아예 시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상한의사 배출이 아닌 미래 의학을 열어갈 수 있는 연구자, 그러면서도 한의학에 기반을 두고 첨단의 자연과학을 두루 섭렵하여 지속적으로 한의학의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21세기 자연과학으로 인해 한의학 대부분의 내용에 대한 새로운 현대적인 해석과 응용이 가능해졌다. ‘내경’ 역시 당시의 과학기술 전반을 응용 융합한 성과물이듯이, 우리는 첨단 과학기술을 통해 한의학을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부산 한의전이 기존 한의대보다 진보한 모델이라면 거기에서 더 나아간 새로운 버전의 한의학 교육 연구 임상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시대에 한의학이 생존 발전하려면 그 자체가 통합의학의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시대의 한의학은 곧 통합의학이어야 한다는 최 특임부총장. (단 여기서 말하는 통합의학은 한의학의 자연과학을 포함하는 과학기술 전반과의 통합을 의미한다)



그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3년 이내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의학을 이 시대의 가치 있는 의학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은 통제할 수 없지만 우리가 무엇을 해 나가느냐는 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 한국 한의계가 위기에 봉착한 것은 우리들이 한의학이 지닌 본질과 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 한의학의 본질을 회복하여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미래 한의학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를 담보할 교육과 연구, 임상은 어떻게 풀어나갈지 한의계가 함께 고민하기를 희망한다. 미래 한의학을 담아낼 그릇을 만드는 일은 비단 단국대뿐만 아니라 한의계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하고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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