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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2일 (목)

장인수 교수

장인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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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연구, 한의학적 컨셉 밝히는데 중점둬야”

한의학이 약과 침과 같은 도구만 포함하지 않아… 한의학적인 컨셉이 실제로 작용하는 지 밝혀야



최근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처음에는 정부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전면적으로 허용할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더니, 뒤이어 이를 다시 뒤집는 인터뷰 내용이 나와서 많은 한의사들은 혼란스럽다.

여기에 의사협회 등에서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으며 논쟁은 더욱 확대되어가고 있다.

필자는 의료기기의 정의를 살펴보고, 한의사가 다룰 수 있는 의료기기의 범위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한의사가 다룰 수 있는 의료기기의 범위

- 법률적 해석



의료기기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의료기기법에 의해서 법률적으로 의료기기를 아래 표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자면 의약품을 제외하고 질병을 진단, 치료, 경감, 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모든 제품을 의료기기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기기법 제2조와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제3조에 의거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과 [의료기기 기준규격]을 통해서 세부적인 의료기기의 품목과 등급, 기준 규격을 정하고 있다.

법률적인 의미에서 의료기기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며, 진료에 사용되는 가위, 망치에서부터 주사기, 주사침은 물론이고 각종 튜브, 카테터까지도 고시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한의사는 누구인가? 법률적 정의에 의건하자면 의료법 제2조(의료인)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한의사를 의료인으로 정의하고, 동 법에서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법에 의해서 제한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법률적으로 한의사는 ‘한방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하는 사람’이고, 그러한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서 어떤 의료기기도 사용할 수 있으며, 한의사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와 사용할 수 없는 의료기기에 대해서 법적인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즉 법적으로 의사와 한의사는 ‘행위’에 의해서 직역이 분리되고 있으며, ‘시술 장비’에 의해서 구별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2. 한의사가 다룰 수 있는 의료기기의 범위

- 임상적 측면



법률에서 정의하는 ‘한방의료’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이는 ‘한의학적 이론과 치료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의료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흔히 한의학의 원리를 음양오행이 전부인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음양오행설은 한의학의 많은 이론 체계 중에서 일부일 뿐이며, 한의임상에서의 변증진단체계와 임상 각과의 치료법을 포괄하는 다양한 이론 체계와 수단, 도구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다양한 한의 임상영역에서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다양한 의료기기가 사용되고 있으며, 그 범위는 매우 넓다.



예를 들어, ‘小便不通’이라고 부르는 배뇨장애의 경우에 Foley catheter나 Nelaton catheter를 사용하여 요도에 집어넣어 배뇨시키는 방법은 한의학적 의료 행위이며, 한의 임상에서는 ‘총관도수법(蔥管導水法)’이라고 부른다. 이는 당대(唐代) 손사막(孫思邈)이 저술한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이라는 책에서 소변을 못보는 환자에게 파(蔥)의 가는 줄기 끝을 잘라내고 만든 대롱을 요도에 집어넣어 소변을 보게 한다는 기록에서 기원한 것이며, 이 시술의 이름도 이를 따른 것이다. (‘비급천금요방’은 AD 652년에 편찬된 책으로서, 1872년에 미국에서 벤자민 프랭클린에 의해 flexible catheter를 사용한 것에 비해서 훨씬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의학의 임상 영역을 국가가 정해주고, 거기에 따른 사용 의료기기를 구별해주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스러운 생각을 포함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눈부신 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해가고 있다. 삐삐에서 휴대폰으로, 다시 스마트폰으로 변화해가며, 1년이 채 못 되어 새로운 기기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의료기기를 한의 영역, 양의 영역으로 구별해주는 것이 가능할까? 이러한 사고의 바탕에는 국가에서 볼 때 한의학이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의학도 계속 발전하고 변화되고 있다. 기존의 한의학 이론 체계를 완전히 뒤바꾸며, 사상체질의학이 탄생한 것은 불과 100년 전의 일이다.



레이저침이 개발되어 처음 임상에 사용된 것은 겨우 40년 전인 1974년이며, 전자침, 전자뜸 등이 임상에 활용된 것도 모두 지난 수십 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이다. 안면인식프로그램을 가지고 사상체질 진단에 활용하는 시대에 살면서, ‘여기까지만 사용하라’는 제한을 한의사에게만 판정해줄 권한은 정부에 없다.



이는 마치 한식 요리사에게 양식 요리사가 “왜 전자렌지를 쓰느냐, 무쇠 솥으로만 요리를 하라”고 핀잔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한식 요리인지, 양식 요리인지를 판별하는 것은 요리 자체를 가지고 구별하는 것이지, 요리를 데우기 위해서 사용되는 기기를 가지고 판정하는 것이 아니다. 전자렌지를 쓰면 한식요리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의학은 임상의학으로서 환자를 치료하여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인류 건강 증진을 위해 힘써야 할 응용과학이다. 그러한 학문 발전과 인류에 기여하는 의학에서 도구의 사용에 제한이 있어서는 안된다.

의학의 눈부신 발전은 99% 과학기술의 발전에 뒷받침 되었으며, 이는 모든 인류 문화에도 보편적인 현상이다. 과학기술의 혜택은 우리만 가져가겠다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과학기술은 결코 독점되어서는 안되며, 인류가 함께 공유해야 한다 (닐스 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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