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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24일 (월)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96)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96)

“피부는 나무의 껍질과 같다”



張順孫(1453-1534)의 皮部論



kni-web[한의신문]張順孫(1453∼1534)은 중종반정에 영의정까지 오른 문관 출신 학자이다. 그는 이 시기에 藥房提調를 겸임하게 되는데, 이것은 그가 중신들 가운데 의학에 조예가 깊었기 때문이다. 그와 관련해서 중종 23년(1533년) 2월6일 『中宗實錄』의 기사를 살펴보면 의학에 대한 식견을 읽어낼 수 있는 기록이 보인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藥房提調 장순손 등이 아뢰기를, ‘말로 다 아뢰기가 어려우므로 상세히 증세를 조사하여 글로 써서 아룁니다.’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사람 몸의 血氣는 피부 안에 있으니 이는 마치 나무의 진액이 껍질 안에서 오르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혈기는 한계가 있어서 비록 평상시라 해도 항상 영양이 좋도록 해주는 것이 우선인데 더구나 종기를 앓고 난 뒤이겠습니까. 만약 종기가 처음 생길 때라면, 나쁜 피가 엉길 때는 거머리로 빨아내게 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이미 곪아 터진 후에는 쓸 수가 없습니다. 대체로 거머리가 피를 빨아내는 곳은 피부의 표면에 가까운 곳이니 피부 깊은 곳에 고름이나 피가 있으면 거머리가 빨아낼 수 없습니다. 지금 비록 거머리가 빨아냈으나 여태까지 계속 곪은 곳은 아직 낫지 않은 것으로 보아 거머리가 피부 깊은 곳까지 빨아내지 못하는 것이 분명히 증험이 되었습니다. 피부에 새로 생기는 피까지 계속 빨아내는 것은 매우 불가할 듯합니다. 혈기가 성해지면 터진 자리가 쉽게 봉합될 것입니다. 삼나무의 진액이 비록 의학서에는 나와 있지 않으나 경험한 사람 중 매우 신통한 효과를 본 사람이 많습니다. 처음 종기가 생길 때는 쉽게 삭고 이미 터지고 나서는 쉽게 치유되어 동창(凍瘡)·칠창(漆瘡)의 곪아서 터진 곳은 모두 즉시 낫습니다. 대체로 약을 먹고 고약을 붙이는 것은 다 나을 때까지 사용하여야 합니다. 약을 잠깐 붙였다 뗐다 하여 약효가 아직 퍼지기도 전에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은 醫家에서 철저히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十宣散도 다 나을 때까지 복용해야지 조금 나았다고 하여 곧 중지해서는 안됩니다. 한번에 5∼6錢씩 복용해야 하는데 약을 먹는다고 이름만 걸어놓고 1∼2전 정도만 복용한다면 이 또한 효과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실에 유익하다’고 한 것은 옛 성인의 가르침이시고, 병을 숨기고 의원을 꺼리면 해로우며, 병은 조금 나은 데서 더친다고 한 것도 옛사람이 깊이 경계한 말입니다. 밝게 살피소서’ 하니 답하였다. ‘써 올린 말을 보니 지당하다. 요사이 계속하여 약을 먹었으나 아직 낫지 않고 나쁜 진물이 나오는 중에 고름이 섞여 나오기도 하기에 거머리로 시험해 보았더니 딴딴하고 도독해진 곳이 삭아서 편편해졌다. 그러나 고름이 많이 나오고 새로운 피가 생기므로, 거머리를 사용하는 것이 도에 지나치면 오히려 새 피에 해로울 듯하여 벌써 거머리 사용을 정지하고 太一膏를 붙였다. 아직 瘡의 주위에 남은 독이 뭉쳐서 편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처음보다는 많이 삭았지만 고름이 아직 그치지 않으니, 삼나무 진액을 쓰고 십선산도 먹어야겠다. 처음부터 복용할 때는 번번이 술에 타서 먹었다.’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의 『중종실록』의 번역을 따옴)



2084-30-1우리는 위의 기사 속에서 張順孫의 의학적 견해를 찾아낼 수 있다.



첫째, 피부를 나무의 껍질에 비유하고 있다. “사람 몸의 血氣는 피부 안에 있으니 이는 마치 나무의 진액이 껍질 안에서 오르내리는 것과 같습니다”라는 것이 그것으로 나무의 진액이 껍질 안에서 오르내려서 윤기를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 몸속을 흐르는 血氣도 피부로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므로 피부의 상태로서 인체 혈기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혈액의 흐름이 피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것은 『東醫寶鑑』에서 말한 “皮者, 脈之部也”라는 말, 즉 “피부란 핏줄의 부분이다”라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여기에서 거머리로 피를 빨아내는 논리와 연결된다. 거머리로 피를 빨아내어 피부에 생긴 옹저를 없애는 치료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피부의 상태를 관리하는 방법으로서 혈액을 조절하는 방안을 채택한 셈인 것이다.



셋째, 삼나무 진액(杉木脂)을 피부 관리에 사용하고 있다. 삼나무 진액은 『東醫寶鑑』에서 龍腦香이라고도 하니, 그 주치가 “內外障眼, 明目鎭心, 去目赤膚瞖, 心腹邪氣, 風濕積聚, 去三虫, 治五痔” 등이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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