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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9일 (월)

한의사의 뇌파계 의료기기 사용은 ‘합법’

한의사의 뇌파계 의료기기 사용은 ‘합법’

판결



고법, ‘한의사가 뇌파계 사용해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한 행위는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판결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사법부가 한의사의 뇌파계 의료기기(이하 뇌파계) 사용을 인정하는 의미있는 판결을 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고등법원 제2행정부는 뇌파계를 사용한 한의사 A원장에게 내려졌던 1개월15일의 한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하는 한편 “뇌파계를 사용한 A원장의 행위는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한의사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의료기기나 의료기술 이외에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 개발·제작된 의료기기나 의료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법리에 기초해 당해 의료기기 등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한 것인지 △사용하는 의료행위가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의 응용 또는 적용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사용에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아 한의사가 이를 사용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단지 의료기기 등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하지 아니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한의사가 해당 의료기기 등을 진료에 사용한 것이 그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것이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한의원에서 뇌파계를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한 행위는 한의사로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의료기술의 계속적 발전과 함께 의료행위의 수단으로서 의료기기 사용 역시 보편화되는 추세에 있는 바 의료기기의 용도나 작동원리가 한의학적 원리와 접목돼 있는 경우 등 한의학의 범위 내에 있는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의 성능이 대폭 향상돼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 없이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면 뇌파계의 개발 및 뇌파계를 이용한 의학적 진단 등이 현대의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뇌파계를 사용한 것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한의과대학 교과과정 중 진단학 교재의 하나인 ‘생기능의학’에서는 뇌파(뇌전도)에 대한 개요와 측정방법,

분석방법 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는 한편 뇌파가 간질 등 치료와 관련해 환자가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치료경과를 확인·분석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하며, 칠정(七情, 喜·怒·憂·思·悲·驚·恐)의 정량적 평가에도 뇌파가 활용된다고 하고 있다”며 “또한 한의사 국가시험에는 뇌파기기 항목이 2012년 1문제 출제됐고, 출제기준인 총 60개 영역 중 2개 영역에 뇌파기기 항목이 평가항목으로 포함되어 있는 등 한의사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판단지표 중 하나로 충분히 뇌파계를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A원장은 복진 또는 맥진이라는 전통적인 한의학적 진찰법을 통해 파킨슨병 등을 진단함에 있어 뇌파계를 병행 또는 보조적으로 사용한 것은 절진의 현대화된 방법 또는 기기를 이용한 망진(望診)이나 문진(聞診)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과 관련 박정연 대한한의사협회 법제이사는 “이번 판결은 지난 헌법재판소의 안압측정기 판결에 이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진단이라는 의료행위는 한의사나 양의사의 구분 없이 환자에 대해 최대한의 정보를 알아내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 환자를 위한 최선인데, 이번에 이러한 의료행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매우 상식적인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법제위원회에서는 이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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