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연구사업에서 난임 관련 연구과제로 선정된 박수진 대구한의대 교수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생애 첫 연구사업'에서 '난임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대사체학 기반 연구' 과제로 생애 첫 연구사업에 선정된 박수진 대구한의대 교수에게 지원 계기, 주제 선정 이유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수진 대구한의대 교수.
Q. '생애 첫 연구사업'에 지원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하다.
A. 2012년에 학교에 임용된 후 여러 번 연구 사업에 지원했지만 선정되지 않았다. 연구는 일정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력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연구책임자로서 연구를 수행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무력감이 들었다. 해가 갈수록, 다양한 경력을 가진 연구자들이 지원하는 연구 사업의 경쟁률은 높아지는 추세여서 어려움을 겪던 중 생애 첫 연구 사업에 대해 알게 됐는데, 연구 사업의 취지와 자격에 맞아 지원하게 됐다.
Q. 구체적인 지원 절차는.
A. 생애 첫 연구 사업의 지원 요건이 기초연구과제 수혜 경험이 없을 것, 4년제 대학 이공분야 전임 교원일 것, 만 39세 이하일 것이었는데 이 요건에 적합했다. 이후 연구 주제를 정하고, 사업에서 요구하는 양식에 맞춰 에세이 형식으로 연구계획서를 작성해 연구사업통합지원시스템을 통해 전자문서로 제출했다. 신진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다른 연구 사업에 비해 작성 양식이 까다롭지 않아 비교적 지원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다.
Q. 난임은 저출산 문제 탓에 국가적 차원의 관심사로 떠오른 화두다. 연구재단의 이번 연구과제 공모는 정부가 지정해주는 방식이 아닌 자유 공모 방식으로 선정됐는데, 한의학 분야의 난임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신 이유가 있는지.
A. 난임 환자는 난임에 대한 정신적인 고통 뿐 아니라 시술에 필요한 상당한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최근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의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줄어들었고는 하나, 보험 적용 횟수 및 여성 나이의 제한이 있어 제한 조건 내에 임신하지 못하면 경제적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건강보험 적용 이전 난임 부부 지원사업에서 지원을 받았던 경우 지원 횟수만큼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차감하고 있어 오랜 기간 난임 시술을 받아온 환자일수록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고, 그 수가 1만 5000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결국 난임 환자들의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시술을 적게 받고 임신, 출산에 성공하는 것 밖에 없다. 이에 중국은 침, 한약, 뜸을 사용해 난임 시술 시기에 따라 중의 치료를 병행하고, 관련 근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국내의 연구 근거가 아직 충분히 확립돼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실제 난임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의료 사용 시기를 조사했더니, 난임을 진단받고 시술 시작 전까지는 한의의료를 많이 이용하지만, 정작 시술 시작 후에는 한의 의료와 병행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시술하는 의사 및 환자가 한약 등에 의해 난임 시술 과정 및 결과에 방해를 받을 것을 미리 걱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해 온 연구도 훌륭하다. 한의계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의난임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배란착상방과 온경탕 등의 한약과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를 해 오는 등 꾸준히 근거 축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에 한약이 인체에 작용하는 기전에 대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난임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대사체학 기반 연구'를 주제로 정하게 됐다.
Q. 젊은 교수님으로서 연구비 등 연구 환경에 어려움을 느끼셨던 경험이 있으셨다면.
A. 보통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 공간 확보, 실험 기자재 등 초기 비용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와 같은 신진 연구자는 한꺼번에 모든 조건을 갖출 수는 없으므로 소규모 예산이라도 받아 연구를 우선 시작해야 연구에 필요한 조건을 차근차근 갖추고 연구를 발전시키는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주제 선정시 연구하고 싶었던 한약이 기허가제품이 아닌 점 등은 다소 아쉬웠다.
Q.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도 정부 연구비를 받지 못했던 많은 신진 연구자가 연구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생애 첫 연구 사업의 선정율과 지원 예산 규모가 더욱 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