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균의 병원 내 감염 가능성 높아져
항생제 불필요한 감기 걸린 소아 62.5%에 항생제 처방하는 한국
광범위항생제 사용량 OECD 평균의 2.5배…광범위항생제 비중도 2배 이상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정부의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 시급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 3명에 대해 사망 전에 채취한 혈액배양검사에서 항생제 내성이 의심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정상 성인에 존재하는 장내 세균이지만 드물게 면역저하자에서 병원감염의 원인균으로서 호흡기, 비뇨기, 혈액 등에 감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세균과의 통성혐기성 그람음성막대균에 속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항생제 내성이 잘 생겨 병원의 항생제 남용이 결국 신생아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질본은 사망 신생아 3명에서 같은 종류의 균이 발견됐고 항생제 내성이 의심됨에 따라 현재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는 19일 오후에 나올 예정이다.
이와함께 환아가 전원된 의료기관에 중간결과 내용을 공유해 감염예방조치를 강화하도록 하고, 항생제 선택 시 관련 사항을 고려할 수 있도록 조치 중이다.
또한 12명의 전원 및 퇴원 환아에 대한 검사 실시와 신생아 중환자실 출입 의료진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감염경로 및 감염원 추정을 위한 역학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 전원 및 퇴원 환아에 대한 의료기관 등의 검사 결과 4명에서 로타바이러스가 확인돼 검체를 채취, 확인검사를 실시 중이다.
다만 질본은 “이번에 확인된 감염과 신생아 사망과 직접적 관련성을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속단을 경계하면서 “정확한 사망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와 질병관리본부의 추가적인 역학조사 등을 통하여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항생제 오남용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던 문제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3일부로 3군 감염병으로 지정된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속규종(CRE)이 전수 감시체제로 변경된 이후 3개월만에 3배나 급증했다.
다른 항생제 내성균인 반코마이신 내성 장내구균(VRE),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의 확산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VRE와 MRSA 모두 전수감시 대상이 아님에 불구하고 지난해의 경우 VRE는 1만2,577건, MRSA는 4만1,330건이나 신고됐다. 2011년 VRE 891건, MRSA 3,376건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새 10배가 넘게 증가한 셈이다.
질본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ASS)’에 참여해 지난 1년간 수행한 국내 감시 결과에서도 황색포도알균의 71.2%, 대장균의 10.6%, 폐렴막대균의 26.2%가 제3세대 항생제인 세프타지딤에 내성을 보였으며 겐타마이신에 대한 아시네토박터균의 내성률은 62.0%, 황색포도알균 40.9%, 대장균 30.0%, 폐렴막대균 17.3%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항생제가 불필요한 감기에 대해 항생제 처방률을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4년간 44~45%로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 4월 질본의 발표에 따르면 급성기관지염으로 진단받은 소아의 62.5%(입원 94.1%, 외래 64.5%)에서, 급성세기관지염으로 진단받은 소아 외래환자의 66.9%에서 항생제가 처방된 것으로 조사됐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5년도 의약품 소비량 심층분석 자료)
광범위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광범위 항생제에 해당하는 퀴놀론과 세팔로스포린 항생제를 8.6DDD/1,000명/일 사용해 OECD평균 3.5DDD/1,000명/일 보다 2.5배나 많았다.
전체 항생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OECD 평균은 17.0%인 반면 우리나라는 35.4%나 됐다.
2014년 하반기 국내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에서도 항생제 처방 건 중 광범위 항생제(세파 3세대 이상) 처방률이 2006년(2.62%) 대비 2014년(5.43%)에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항생제 사용을 결정함에 있어 세균 감염증이 확인된 경우 좁은 항균범위를 갖는 항생제부터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바이러스가 원인인 일반 감기 등에도 광범위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Jim O’Neill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며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 82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정부의 보다 강력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 : 장내세균과(Enterobacteriaceae) Citrobacter 속 Citrobacter freundii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장내세균과의 통성혐기성 그람음성막대균이다.Citrobacter속 균은 물, 토양, 음식, 동물이나 사람의 장관에서 흔히 발견될 수 있으나 사람에게는 주로 의료관련감염으로 전파된다. 건강한 사람의 일부에서 대변 내 정상 상재균으로 존재하며 항생제 내성이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파경로는 Citrobacter균에 감염된 환자나 보균자의 접촉을 통한 감염, 모체를 통한 수직감염도 보고되고 있다. 요로감염(40∼50%), 복강 내 감염, 담도 감염, 연조직 감염, 골수염, 호흡기 감염, 수술부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균혈증은 요로감염, 담도감염, 복부 감염, 혈관내 장치 감염 및 침습적 시술로 인해 주로 생겨 Citrobacter freundii균은 의료기구 관련 균혈증의 원인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신생아 장관 내 높은 균의 집락화와 의료진의 손을 통한 균 전파로 인한 의료관련감염 유행사례도 몇 사례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