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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6일 (토)

국제보건의 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국제보건의 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한의약의 글로벌화를 위한 발걸음
이상과 현실은 다를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맞는 길인지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
배움과 경험이 함께할 때 더 깊이 성장할 수 있어
뜻이 있다면 작은 걸음이라도 길이 되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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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균 한의사

아시아개발은행(ADB) 보건전문관



안녕하세요. 저는 15년 차 국제보건 활동가이자 한의사인 김재균입니다. 처음 한의사협회에서 수기문 제안을 주셨을 때 감사한 마음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에서 보건학 석사 졸업을 앞둔 한의사 한 분과 올해 새로 석사 과정에 입학하신 두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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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국제보건 분야에 관심 있는 한의사들을 만나 반가웠고, 동시에 보건학 석사 이후 제가 지나온 여정들이 떠오르며 여러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걸어온 경험이 새로 국제보건 분야에 발을 들이시는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저 역시 앞서 길을 내주신 선배님들의 발자취에서 큰 도움을 받았던 마음을 떠올리며 적어봅니다.


간략하게 지나온 길을 말씀드리면 저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후에 존스홉킨스에서 보건학 석사를 취득하고 WHO를 거쳐 현재는 아시아개발은행 (ADB)에서 보건전문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견 큰 무리 없는 커리어 패스로 보이지만 그 과정 중에는 거주지를 8번, 체류 국가를 4번 옮기고 28번의 계약서에 서명했으며, 불합격 통보 메일은 셀 수 없을 만큼 받아왔습니다. 가장 길었던 채용 과정은 2년 반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WHO와 ADB 외에도 정부기관, 임상시험센터, 국내외 학계, 국내외 컨설팅펌, NGO등에서 일을 했고 그 중 가장 길었던 계약은3년, 가장 짧았던 계약은 6주 였습니다. 


고용의 불안정성과 재정적 기회 비용 때문에 국제보건을 진로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선뜻 추천드리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보건은 의미가 깊고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특히나 한의사와 연관이 깊은 국제보건의 전통의학 분야는 중요하지만 활동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더 확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이전 한의약진흥원 웹진에 기재한 기고문이 있어 공유 드립니다 (https://nikom.or.kr/webzine/index.php?theme=202406&GP=board&GB=8&key=78&page=&ACT=read). 


국제보건 분야에 진출을 희망하는 한의대생이나 졸업 후 경력이 많지 않은 분들께 우선 권해 드리고 싶은 것은, 가능한 시기에 인턴십 등으로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아보신 뒤 본인에게 이 분야의 일이 적합한지 판단해보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 보건학 석사 학위(MPH) 취득을 고려하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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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따라 1년 또는 2년 과정이 있으며, 이는 국제보건 분야에 입문하고 실무 역량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본인이 이 분야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도 적절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국제보건 관련 직무가 석사 학위를 필수 요건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상에서 오래 활동을 하셨는데 국제보건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KOICA의 국제협력의사 자리 등도 있습니다.


국제보건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항상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한의사가 개원 외의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개원과 비교하여 재정적으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직이나 연구직에 근무하시는 한의사분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모두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계십니다. 농담 삼아 내년에는 꼭 개원할 거라고 하기도 하고, 실제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개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본이 많은 부분을 결정짓는 사회에서 재정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외의 선택지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업 선택에 있어서 제가 좋아하는 벤다이어그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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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고, 잘할 수 있으며, 세상에서 필요로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그런 직업을 가지는 것이 가장 행복한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에게는 국제보건이 (마지막 항목은 쉽지 않지만) 이 벤다이어그램을 가장 만족시키는 일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국제보건 분야로 진출하기로 결심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따뜻한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을 테지만, 뜻이 있으면 길은 열리더군요. 그리고 중간에 다른 트랙으로 가셔도 괜찮습니다. 기회는 도둑처럼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데, 준비만 되어 계시면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정보를 찾으시기 쉽지 않으실거에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제 링크드인( https://www.linkedin.com/in/jae-kyoun-kim-36857a28/ ) 통해서 연락 주셔도 괜찮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 위 벤다이어그램의 ‘Bliss’ 지점을 찾아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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