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한의과전공의협의회(의장 조현일·이하 한전협)는 ‘2025학년도 한의과 전공의 수련환경 실태 조사’에 대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한의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근거자료 확보를 위해 진행된 이번 조사는 전국 54개 수련 한방병원에 근무하는 일반수련의·전문수련의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9월 11일부터 18일까지 전공의 275명의 응답을 취합해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기존에 조사됐던 △수련환경에서의 폭력 및 부조리 △의료행위 시 체감하는 안전 보장의 정도 △교육 만족도와 더불어 올해에는 근무시간·휴가제도·연구환경·수면시간 등 전공의의 근무 환경과 정신 및 신체건강, 수련과정 만족도 및 개선 방향, 수련 중 교육 기회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실태조사 결과 수련 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전공의는 30.3%로 나타났으며, 이 중 월 1회 이상 경험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6.5%였고, 신체적 폭력 경험은 3.3%, 성희롱 및 성적 폭력 경험은 5.5%로 조사된 가운데 폭력 발생 시 80% 이상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부조리를 경험한 전공의는 44.2%였으며, 과도한 업무 부담 및 불합리한 업무 배정(29.6%), 연차 및 휴무일 관련 문제(20.1%), 부당한 업무 지시(1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전공의의 정신건강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련기간 중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3.3%였으며, 도움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한 전공의는 19.3%로 나타났다. 도움을 받지 못한 주요 이유로는 시간 부족, 비용 부담, 주변 시선에 대한 우려, 전문 기관 정보 부족 등이 꼽혔다.
더불어 우울 및 불안 증상, 수면 문제, 번아웃, 직무 스트레스 등을 경험하고 있는 전공의도 확인돼, 전공의의 정신건강 지원 체계 마련 및 관련 직무 환경 요인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수련제도 및 수련환경에 대해서는 51.1%의 전공의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전문수련의를 대상으로 전공의 수련이 전문의로서 독립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게 하는가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역량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5.0%에 달해, 더 나은 환경을 원하는 전공의들의 목소리도 확인됐다.
먼저 개선 과제로는 경제적 여건, 삶의 질, 전문 과목별 특성화 강화가 꼽혔다. 수련 중 과도한 업무량과 체력적 한계, 경제적 여건,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중도포기를 고려했던 전공의가 53.6%에 달했지만, 전문성 향상에 대한 목표, 동료들과의 유대감, 학습에 대한 의지 등을 이유로 수련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조현일 의장(대전 자생한방병원)은 “올해 조사에서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응답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는 전공의 근무와 교육 개선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조사는 근무시간, 휴가제도, 수면시간 등 전공의의 근무 실태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정신 및 신체 건강 상태를 체계적으로 조사함으로써 수련환경의 실태를 입체적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조 의장은 “전공의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련과정을 통해 역량을 갖춘 전문의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의과 전공의들이 보다 안정적인 제도 안에서 체계적으로 수련·평가를 받으며 양성되는 것은 국민에게 제공되는 진료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직결된다”며 “이에 따라 현재 수련 중인 전공의들의 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하며, 향후 전문의제도 논의 시에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