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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3일 (목)

[ISSUE Briefing] 한의학과 출발점이 유사한 미국 일차의료 전문의 정골의사(DO)

[ISSUE Briefing] 한의학과 출발점이 유사한 미국 일차의료 전문의 정골의사(DO)

본고에서는 한의학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미국내 정골의학의사(DO)제도 도입 연구’ 최종보고서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한다.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김주철 책임연구원

 

 

 

정골의학은 1874년 앤드류 스틸이 기존의학에 큰 회의감을 느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약물 투여 없이 수기요법을 활용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을 고안하면서 시작되었다. 초기 정골의대의 커리큘럼은 약물사용을 금하고 해부학과 정골의학의 원리 및 기술에 한정되었다가 1920년 미국 전체 의대 수준을 평가했던 플렉스너 리포트에 의해 정골의대 대부분이 수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약물사용의 부작용이 줄어들면서 커리큘럼을 의대 교육 기준에 맞춰 과감히 변경하였다. 이후 오늘날 DO는 약물처방과 수술 등 의료인으로 가능한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확보하였으며, 미국의 일차의료 전문의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약물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인체구조 정상화 이론을 기초로 탄생한 정골의학

정골의학(Osteopathy)은 1864년 자신의 세 아이를 척수막염(Spinal Menigitis)으로 잃은 후 기존의 현대의학의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의사(Medical Doctor, MD)였던 앤드류 스틸(Andrew Taylor Still)에 의해 시작되었다. 

앤드류 스틸은 현대의학에서 효과가 없는 치료방법에 불만을 느껴 병을 고치는 의사의 역할은 근골격계 기능의 적절한 회복이라고 믿었으며, 제자리에서 벗어나 있는 척추뼈를 원래 자리로 오게 함으로써 신경에 영향을 주어 체액의 흐름의 폐쇄나 불균형이 해소된다고 생각하였다. 

뼈의 잘못된 배치로 인해 체액이 막히거나 불균형을 이루어 질병이 발생한다고 보고 신체 스스로 타고난 치료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의학 체계를 만들게 되었고, 이를 인간의 뼈(Os=bone)와 병리학(Pathology)을 결합한 정골의학(Osteopathy)이라 하였다. 


정골의대의 모태 A.T. Still University

1892년 커크스빌(Kirksville)에 최초의 정골의학대학교(American School of Osteopathy)를 설립하였으며, 이 학교는 나중에 앤드류 스틸의 이름을 따서 A.T. Still 대학으로 발전하였다. 

앤드류 스틸은 약물사용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여 초기 DO대학의 커리큘럼은 약물사용을 금하고 해부학과 정골의학의 원리 및 기술에 한정되었다가 1930년대 중반 약물사용의 부작용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약물치료에 대한 수업이 시작됐다. 

학위는 의사(MD)와의 차별화를 위해 정골의사(Diplomate in osteopathy-이후 Doctor of osteopathy, DO)로 사용하였으며 현재까지 DO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의과대학 커리큘럼 중심으로 교육과정 개편 

1920년 정골의학은 대변혁을 맞게 되는데 교육학자인 에이브러햄 플렉스너(Abraham Flexner)의 보고서 때문이었다. 앞서 플렉스너는 미국 교육기관에 대한 평가서를 출판한 뒤 카네기재단의 요청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의과대학을 평가했다. 

미국 교육기관에 대한 평가서를 출판하고 나서 미국 의학교육계는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다. 의학과 정골의학에 대한 신랄한 보고서로 인해 미국 내 많은 의과대학이 폐교됐으며 미국, 캐나다 전역에 있던 155곳 의과대학 중에서 약 10년 뒤인 1929년에는 76개로 감소했다. 

플렉스너는 DO들도 MD와 같은 질환을 치료한다 보고 동일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해 정골의대를 보고서에 포함시켰다. 조사결과 정골의대는 교육, 임상 면에서 MD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후 수술, 화학 및 생물요법 등을 교과과정에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초기 정골의대는 교육 과정이나 철학은 기존의 의대와는 차이가  있었으나 생물 의학의 기초와 임상 과학 지식이 점차 축척 되고 정골의학의 원리가 기존의 의학체계에 수용되면서 의과대학 교육 과정과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지게 되었다. 


약물 처방, 수술 등 의료행위에 제한 없는 DO

DO는 1973년에 이르러서 미국 50개 주 모두에서 ‘완전한 진료권(Full Practice Rights)’을 획득했다. 즉, 수기치료 외에도 수술치료, 약물처방 등 MD와 마찬가지로 의료행위에 제한 없이 모든 영역의 진료가 가능하다. 현재 정골의대는 미국 31개주에 34개의 학교가 분포되어 있으며, 세계의과대학명부(The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 WDMS)에 등록되어 있다. 

모든 정골의대는 의대(Medical School)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가르치고 있으며, 52주 교육과정에 MD는 2,000시간을 이수하고 DO는 200시간이 초과된 총 2,200시간을 이수한다. 학기 중에는 Longitudinal Chronic Care(만성질환자와 학생의사 1:1 매칭)와 같이 다양한 임상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졸업 전까지 표준화된 환자 경험하고 있다. 

DO는 대학 졸업 후 필수적으로 1년간 인턴 수련을 해야 하며, 인턴 프로그램은 미국정골의학협회(American Osteopathic Association, AOA)에 의해 승인된 것으로 여러 전문과를 순환하는 Traditional Rotating, 특정한 전문분야를 수련하는 Special Emphasis, 하나의 특정 전문과를 수련하는 Specialty Track으로 구분된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하는데 대체적으로 DO의 61.6%가 Traditional Rotating 수련과정을 이수하였으며,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MD와 같은 방법으로 전공과에서 2년~6년간의 수련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또한 DO는 정골의사로 활동 할 수 있는 COMLEX(Comprehensive Osteopathic Medical Licensing Exam)와 MD가 되기 위한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 모두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고 면허를 취득 할 수 있다. 


정부 주도로 예방의학에 장점을 지닌 DO 배출 확대  

DO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 직종 중 하나로 미국 정부에서 오바마케어와 관련하여 일차의료 및 예방을 강조하였고 인체의 골격 시스템, 예방의학, 총괄적인 환자 보살핌에 중점을 두고 치료하는 정골의학이 이에 부합하여 일차 의료인을 양성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의해 DO 배출이 확대되었다. 

2000년 이후 DO의 수는 47,197명에서 114,425명으로 240% 증가하였으며, 오늘날 4명의 의대생 중 1명은 DO대학에 재학 중으로 DO대학 입학생은 5년마다 25%씩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일차의료 전문의로 지위와 역할을 확보한 DO 

DO의 57% 정도가 내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같은 1차 의료(Primary Care)를 담당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DO의 31.9%는 가정의학 진료(Family Medicine), 17.8%는 내과(Internal Medicine), 6.8%는 소아과(Pediatrics) 진료를 담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전문화된 분야를 진료하고 있다. 

A.T Still 대학은 보건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지역사회에 DO들이 활동 할 수 있도록 국립사회보건센터연합회(National Association of Community Health Centers)와 협약을 맺고 10개의 다른 주에 위치한 연방정부 공인의료센터(Federally Qualifeid Health Centers, FQHC)에 학생 의사들을 파견하여 일차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MD와 교육과 수련, 업무범위에서 실질적, 법적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DO는 미국 일차의료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일차의료 전문가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DO 교육과정을 통해 일차의료 전문의로서 한의사 임상역량 강화 방안 모색 

DO는 100년간 스스로 의약품(Chemical), 전문의(Resident), 수술(Surgery) 등이 우리(DO)의 진료 범위에 속한다고 선언하고 교육 개편을 기본으로 관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뒤에야 사회에서 인정을 받았다. 

현재 세계의학교육연합회(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WFME)에서는 의사들이 단순히 6년간의 교육 만 받을 것이 아니라 반드시 충분한 실습을 권고하는 등 세계의학교육 패러다임은 지식전달에서 임상역량 강화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한의사가 한의 전문의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한의대 6년 과정 내 의생명과목이나 일반 검사와 진단에 대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과 전문과목 심화교육과 임상수련을 병행하는 ‘한의대 졸업 후 교육’필수화 등이 필요하다. 

더불어 의료기기와 전문 및 응급의약품 사용, 각종 검사와 건강검진 실시 등 관련된 정책이나 제도에서 제한되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야 할 교육의 가치는 지켜나가면서 DO처럼 한의계 또한 스스로 선언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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