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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1일 (일)

코로나도 비켜간 방문 진료… 돌봄 공백 없는 광주 서구

코로나도 비켜간 방문 진료… 돌봄 공백 없는 광주 서구

1년째 커뮤니티케어 사업에 참여 중인 김슬기 한의사
“방문 진료로 제때 전원 조치…상황 악화 막아”

김슬기1.jpg

 

“거동이 불편한 1인 노인 가구야말로 코로나19에 반드시 방문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죠.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될수록 기댈 곳 없이 혼자 살고 있는 분들의 심리적 고립감과 불안감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1년째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슬기 한의사는 감염병 시대 방문 진료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올해 초 코로나19 대확산 시점과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상 격상 시기에 잠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광주 서구의 돌봄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한의사와 동행 간호사, 돌봄 대상자 모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문시 손 소독제 사용, 체온 측정, 제반 증상 유무 확인 등 철저히 방역 수칙을 준수한 덕에 광주 서구 방문진료 현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청정구역이 됐다. 

 

이러한 노력 덕에 광주 서구청은 지난 7월 통합돌봄 사업의 보다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역사회통합돌봄에 관한 조례’를 제정, 제도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 한의사는 “코로나로 인해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환자들 중 가정방문을 꺼리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했지만, 대개 혼자 사는 노인들은 집에 누군가 찾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위안감, 행복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며 “방문진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장점 외에도 소외계층에게 누군가로부터 지속적인 돌봄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환자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넘어, 그들의 주변 가족 이야기나 환자가 속한 삶을 이해하고 소통하게 됐다는 김슬기 한의사로부터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코로나 시국에 방문진료를 결심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

시작은 지난해였다. 침구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뒤 출산과 육아로 쉬던 중 광주 서구에서 방문진료 사업을 실시한다는 얘기를 듣고 참여를 결심했다. 진료에는 항상 뜻이 있었지만 자녀들이 어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긴 어려웠던 차에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또 병원 내 근무가 아닌 환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진료하는 것도 의미있어 보였다. 이왕 시작한 일이니 코로나와 관계없이 올해에도 하고 있다.  

 

김슬기2.jpg


◇광주 서구 방문진료 사업을 소개한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만성질환자 명단이 제공되고 동사무소에서 따로 발굴된 통합돌봄 대상 중 한의진료를 원하는 분들에 한해 시행된다. 지난해 8월 시작됐으며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의 가정으로 찾아가 살던 곳에서 건강관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한의사 외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약사 등이 방문해 환자의 건강을 살피고 각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의진료는 주로 근골격계 질환 환자 중 통증이 있고 원하는 경우에 한해 침, 부항, 테이핑, 운동요법, 추나요법 등을 제공한다.


◇진료 현황은?

지난해에는 환자 한 명당 주 1회씩 총 6회 방문, 총 62명의 대상자에게 치료가 제공됐다. 올해에는 환자 한 명당 주 1회씩 총 12회 방문하고 있다. 현재 참여 한의사는 7명이며, 로컬 한의사의 경우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제 경우에는 보통 평일에 주 5회, 하루 평균 4~6명, 평균 40분 정도로 진료하고 있다. 초진 상담시에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되며 진료 시간 외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상당한 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목 부위를 크게 다쳐 수술 후 통증이 심한 환자가 있었다. 하루는 바로 전날 개인적인 일로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하더라. 들어보니 아내가 우울증이 너무 심해 칼을 들고 위협하다가 집을 나갔다는 얘기였다. 결국 아내가 정신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서 마무리는 됐지만 환자는 그 과정에서 통증을 더욱 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힘들어하던 환자는 한의진료를 받고 나면 5일은 통증 없이 편하게 잘 수 있다고 매주 치료를 기다렸다. 치료 중간에도 언제 더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끊임없이 질문했다. 

 

횟수가 정해져 있어 치료를 종료하긴 했지만 다행히 통증이 많이 줄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 환자의 통증이나 건강상태 등 물리적 치료 외에 환자가 처한 상황, 환경들을 알게 되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더 열심히 돌봐드렸던 것 같다. 이렇게 간절히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에게는 진료 서비스가 좀 더 지속적으로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료진이 가정 방문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 외에 정서적 안정감은 물론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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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방문진료의 필요성을 절감한 계기가 있다면?

초기 처치를 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을 사례들이 있다. 치료를 잘해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바로 처치가 필요한 위급 상황인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전원시켜 정밀 검사를 해야 하는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어떤 뇌경색 환자의 경우, 여느 때처럼 통증 치료차 방문했는데 전날 저녁부터 갑자기 걷기가 힘들다고 하더라. 근력저하가 발견돼 바로 119를 불러 대학병원으로 전원시켰다. 당일 응급실 Brain MR상 뇌경색으로 진단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스텐트 시술 후 증상이 호전됐다. 

 

대퇴부가 골절됐는데 모르는 환자도 있었다. 골다공증 정도로만 알고 약도 끊고 치료도 받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한번이라도 넘어졌으면 대퇴 분쇄골절로 큰일 날 뻔했다는 소견을 듣고서 무척 고마워하더라. 한의사 선생이 검사받아보라는 소리에 이상하다 싶어 병원을 갔지, 안 그랬으면 보행이 안 돼도 별다른 처치 없이 집에 있었을 거라는 할머니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철렁하면서도 안도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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