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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5일 (수)

“한의학은 내가 살아온 삶의 전부”

“한의학은 내가 살아온 삶의 전부”

1997년 출범한 ‘현동학당’, 한의사들의 학술 연구 모임 자리매김
『동의보감』 연구 29년간의 결정체인 『현동 직역 동의보감』 저술
김공빈 현동학당 대표(현동한의원 원장)

<편집자주> 현동한의원 김공빈 원장(현동학당 대표)이 『동의보감』 강의 28년째의 오랜 내공을 통해 동의보감 번역서인 『현동 직역 동의보감』을 출간했다. 이에 본란에서는 김공빈 원장으로부터 한의사들의 학술 연구 모임체로 자리매김한 현동학당의 역할과 『현동 직역 동의보감』 저술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김공빈 원장은 28세라는 늦깎이 학생으로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했다. 그의 조부님은 생전에 “내 뒤를 이을 후손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자주 언급했다. 그가 늦은 나이에 한의사의 길을 걷고자 결심한데는 한의사였던 조부님의 뒤를 잇고자 했던 것도 한 이유다.

 

현동 김공빈.jpg

 

이후 한의대를 졸업한 김 원장은 ‘현동(玄同)’이라는 자신의 호(號)를 딴 현동한의원을 개원했고, 한약분쟁이 발발했던 1993년부터는 동료 한의사들과 ‘『동의보감』을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1997년 1월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서 ‘현동학당’으로 새롭게 출범 후 2003년부터는 중랑구 묵동으로 옮겨서 현재까지 활발한 학문탐구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1997년부터 시작한 제1기 『동의보감』 강의는 올해까지 26기에 이르는 수료생을 배출 중이며, 이 과정에서 ‘현동한의학연구소’ 개설(2004년)과 『玄同韓醫學新聞』(2005~2006), 『玄同韓醫學學術誌』(2006~2010) 등 신문과 학술지를 각각 발행해 학문적 성과를 기록하고, 자산으로 남기는데도 공을 기울였다.

 

Q. 오랜 세월 현동학당을 운영하는데 따른 가장 큰 보람은?

 

: 현동학당에서 강의를 듣고 한의학의 재미와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로 기쁘다. 한의학의 가치와 뜻을 이해하는 학도가 많아지는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한의학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공부가 많이 된다는 점이 큰 보람이다.

 

Q. 최근 『현동 직역 동의보감』을 출간했다.

 

: 『동의보감』을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한의학 용어를 훼손하지 않고 원문의 본뜻을 전할 수 있을까, 그것을 고민하다가 직역으로 번역하는 방법을 택했다. 『동의보감』 번역 작업을 한 것이 햇수로 20년이 넘었는데, 워낙 길고 힘든 과정이다 보니 번역을 하다가 중간에 『난경본의(難經本義)』, 『찬도방론맥결집성(纂圖方論脈訣集成)』, 『사진심법요결(四診心法要訣)』 등 다른 의서를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

 

컴퓨터를 다루는 것이 능숙치 않다보니, 중간에 번역 작업을 한 파일 상당 부분이 날아가 다시 작업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번역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니 마음이 매우 홀가분하다.

한의사들이 『현동 직역 동의보감』을 통해 한의학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동의보감』의 본뜻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동 김공빈2.jpg

 

Q. 지금껏 숱한 저술 활동을 해왔다.

 

: 처음 출간 한 책은 『難經本義(난경본의)』이다(2005.9). 이 책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동신대 한의대에서 『難經本義』를 강의하며 번역했다. 두 번째로 발간한 책은 의성 허준 선현께서 진맥과 침구에 관해 저술한 『纂圖方論脈訣集成(찬도방론맥결집성)』을 원문에 충실하게 직역해 출간했다(2005.11).

 

이후 한의학 진단의 기본이 되는 사진법(四診法)을 『황제내경』의 오행 이론에 바탕을 두고 해설한 진단학 교재인 『四診心法要訣(사진심법요결)』을 직역하여 출간했고(2006.8), 2009년 11월에는 현동학당에서 강의한 강의록인 『동의보감 내경편』을 출간했다.

 

전국한의과대학 겨울방학 특강 중 강연했던 『동의보감』 육기편(六氣篇)과 『난경본의』 강의를 정리한 『하늘기운을 품고 있는 우리 몸』을 출간했고(2011년), 『동의보감』의 도인법(導引法)에 관한 『하늘기운을 닮아가는 우리 몸』도 출간했다(2012년).

 

또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현동학당에서 『동의보감』을 강의한 강의록이라 할 수 있는 『玄同醫鑑(현동의감)』 「內景篇」, 「外形篇」, 「雜病篇」 전 3권을 출간했는데(2017.1), 이 책은 현재 현동학당의 주교재로 활용 중이다.

 

현동학당.png

 

현동학당 임상토론 수업에 참여한 회원들과 함께 당시의 수업 내용을 녹취하고 정리한 『2018 현동학당 PBL(Problem-Based Learning) 임상토론집』을 출간했고(2019년), 동의보감을 비롯한 여러 의서의 처방 중 실제 임상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처방을 모아 정리한 『玄同處方集(현동처방집)』의 발간(2023년) 이후 드디어 올해 20년이 넘게 작업한 『현동 직역 동의보감』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Q. AI시대를 맞아 한의학의 강점을 특화시킬 방안이 있다면?

 

: 한의학에서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아울러 전인적인 관점으로 본다. 몸과 마음을 함께 살피고 더 나아가 환자의 삶 전체를 조망하여 건강한 길로 이끌어주는 것이 한의사의 역할이자 강점이다. 그런 점에서 환자를 대하거나, 진맥할 때, 칠정(七情)과 맥(脈)에 드러나는 기(氣)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AI 활용만으로는 온전히 알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감각과 마음의 공명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한의사들이 AI 기술로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한의학의 기본 이론을 탄탄하게 공부하여 한의학의 인간관을 바탕으로 진료한다면, 한의학이 AI 시대에 굉장히 경쟁력 있는 분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후학들에게 평소 가장 강조하는 점?

 

: 한의학의 가장 큰 강점은 진단이다. 망문문절(望聞問切)을 통해 색맥(色脈)을 합참(合參)하여 진단하는 것은 오진(誤診)을 줄이고 실수를 줄이는 뛰어난 방법이다. 진단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동의보감』의 각 조문을 이해해야 한다. 

 

진단 방법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맥(脈)이다. 『상한론』을 저술한 장중경 선생도 맥을 가장 중시해 『상한론』의 각 조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맥을 통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학들에게 항상 진맥을 포함한 한의학 진단의 기본 이론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다. 특히 진맥은 이론을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온전히 터득하기 어렵고, 부단한 연습을 통해 심득(心得)이 되어야만 한다.

 

현동학당2.png

 

Q. 본인에게 한의학이란?

 

: 내게 한의학은 곧 삶이다. 지금껏 줄곧 내 삶에 한의학을 녹여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 한의원과 현동학당을 운영하면서 살아온 과정, 한의학 강의를 준비하고, 진료해 온 모든 과정이 내 삶에 한의학을 어떻게 녹여내는가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해온 공부도 모두 한의학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간 도인(導引)과 풍수(風水), 명리(命理) 등을 심도 있게 배우고 익힌 것도 한의학을 더 잘 이해해 보고자 했던 노력의 발로였다. 돌이켜보면 한의학은 내가 살아온 삶의 전부이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 번역한 『현동 직역 동의보감』을 갖고 어떻게 『동의보감』을 강의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동학당의 교수진 및 학술 총무들과 더불어 현동학당의 진단학 교재를 출간하고, 그간의 임상례를 정리한 의안집 작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현동학당은 앞으로도 꾸준히 한의학 연구를 이어가서 기회가 닿는 대로 연구와 저술, 다양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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