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전국 11개 한의대·1개 한의전 학(원)장에게 한의학 교육의 현주소와 각 대학의 발전방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호에서는 송호섭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으로부터 미래 한의학 교육의 방향성과 임기 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학장 취임 후 2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는?
“한방병원의 경영 활성화를 통해 선순환의 구조를 이룸으로써 명실상부한 한의과대학의 교육 발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기본적인 소신을 바탕으로, ‘14년부터 가천대 길한방병원장으로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매진해 왔다.
이후 ‘19년 7월부터 학장을 맡으면서 가천대에 합당한 역량중심 교육의 방향을 정립하고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했다. 즉 교육과 연구의 결합을 통해 임상 실제에서 한의사의 역할과 직무를 확대하고 새로운 기회의 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아래 임상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한의학의 여러 중재를 융합의학적 시각에서 안전성·유효성을 재검증하고, 이를 근간으로 환자에게 도움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술 및 의약품 개발에 노력해 왔다.
돌이켜보면 난제의 연속이었지만 극복하고 노력한 결과 많은 성과들을 얻었으며, 또 다시 무거운 중책을 맡게 된 이상 이에 멈추지 않고 다시 가천대 스타일의 역량중심 교육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있는 가천 한의인을 배출, 가천한의대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고자 한다.”
Q. 학장 취임 이후 아쉬운 점 및 성과를 꼽는다면?
“주요 성과로는 지난해 한의사의 역할 직무를 확대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며 각계각층에서 기여하고 있는 가천대 동문회와 가천대 구성원 모두가 방역상황의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함께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해 ‘가천 홈커밍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을 통해 가천한의대 구성원 서로가 멘토-멘티의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더 나아가 역량중심 교육 모델링에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화합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더욱 발전적인 30년 미래 가천한의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또한 혼연일체로 자긍심을 갖고 노력한 결과 재학생들은 3년 연속 국가시험 100% 합격을 달성했으며, 70회 이보람, 73회 이상진에 이어 ‘21년 76회 한의사국가고시 정준우 수석합격 배출했고, 재학생 SCI 논문 발표자를 양산해 ‘자랑스러운 가천인상’을 수상하는 등 학업과 연구를 동시에 활성화 하는 좋은 문화를 정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융합의학의 축으로써 가천한의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융합의학 기반구축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융합의학 기반 플랫폼 구축, 뇌졸중 치료기술 개발 및 웨어러블 모니터링을 통한 언택트 의료기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단순히 연구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개발된 한의치료기술이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한·양방 협력을 통한 환자 본위의 융합의학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실제 임상현상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역량을 바탕으로 주류의학에서 한의사의 직무를 확대하는 것이 주요 목표인 만큼 임상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시수의 조정 등 교육과정 개편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나, 미완의 상태인 것이 아쉬운 점으로 이를 개선키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한의학 발전의 근간인 한의학 교육 개선에 있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우수한 교원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 선순환의 원동력이 되는 병원 경영의 정상화를 아직 달성하고 있지 못한 점이 과제로 남아있다.”
Q. 가천한의대의 교육과정 개편 진행사항은?
“역량중심 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 가천한의대에 적합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선 교육실 마련이 필요한데, 현재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교원을 적극 양성하는 방향으로 노력 중에 있다. 또한 가천한의대는 작은 규모의 학교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민첩하고 빠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가천대 고유의 역량중심 교육모델을 정립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CBT실을 구축하고 있고, 임상술기센터를 통해 임상교육을 진행 중이다. 또한 동시에 교육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하여 다양한 역량중심 교육방법을 실제 적용해 선별 도입하려는 취지 아래 가천한의대의 역량중심 교육모델의 좋은 사례들을 만들고 적극 공유하여 한의과대학 전체 교육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한의학 교육의 현 주소와 미래 발전방향에 대한 견해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인 한의학의 customization, Personalization의 장점을 살려 한의학을 k-pop에 버금가는 새로운 한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의학이 세계의학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한의학 정책 전담부서를 만드는 등 국가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국민들은 소비자로서의 한의학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그 선택권이 존중받을 수 있고, 국가적으로는 의료자원에 있어 균등한 분배 재편을 위해 낭비적인 요소가 없도록 하며, 한의사가 국민과 인류 보건 향상에 적극적 참여하여 보건의료체계 개선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측면에서는 한의과대학의 질 높은 교육을 통해 임상현장에서 국민들의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두루 갖춘 한의사를 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국가나 국민을 위하는 측면에서는 소모적인 대립을 피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문제다. 안전성·유효성을 문헌의 질 평가에 의존해 입증하는 노력과는 별도로 융합적인 방법으로 역사적 경험적 근거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내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시대는 만성 근골격계 질환에 있어서 적절히 대처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는 시기로, ‘통증 없는 삶’이 중요한 목표인 세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 잘 대처하기 위해 한의학의 여러 중재와 한약이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며, 실질적인 한의사의 역할을 확대 정립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임기 동안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역량중심 교육과 융합의학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가천한의대를 만들고 싶다. 가천한의대는 현재 주요한 교원 세대교체 시점에 놓여 있다. 선배 교수님들이 쌓아올린 토대 위에 더욱 진일보 개선되고 발전된 가천한의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또한 만성 퇴행성 질환의 한의약연구소(가칭)가 활성화 돼 임상과 기초가 서로 톱니바퀴 맞물리듯 함께 성장해가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Q. 학생들이 어떤 인재로 성장했으면 하는가?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있어 임상현장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다양한 부문에서 요구하는 인간상에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스스로가 행복하고 국가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한의사로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의료인은 사회적 책무성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책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환자의 눈높이에서 신뢰받을 수 있는 한의사가 되기를 바란다.
실제 내가 줄 수 있는 부분들을 봉사를 통해 아낌없이 줄 수 있고 동료를, 환자를, 국민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한의사가 되길 바란다. 더불어 한의사 본연의 임무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재능을 갖춰 어느 자리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유능한 한의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