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본초학회와 대한한의학방제학회가 지난달 26일 통합 학술대회를 열고 '코로나 이후 본초방제학의 역할'을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 본초방제학의 가치와 역할을 공유했다.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본초방제학의 문헌정보 및 실험연구 결과, 천연물 연구의 최신 동향 등을 공유하고 두 학회의 지속적인 교류와 연구 방안을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본초방제의 문헌정보를 통해 임상연구에 기여하는 강의로는 △해표방제간의 상관관계연구(대구한의대학교 유재현 원장) △상한론 처방의 표준화 연구현황(동의대학교 김인락 교수) 등이 소개됐다.
'상한론 처방의 표준화 연구현황'을 발표한 김인락 교수는 경구, 직장, 피부 등 상한론 처방의 투여 경로를 소개하고 경구투여제와 직장투여제의 제형 종류를 제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처방의 용량은 무게나 개수·부피·사물로, 무게는 '양'(兩)이나 '근'(斤)으로, 부피는 '승'(升)이나 '두'(斗)로 비유해 표현되며 약재의 성상과 특성에 따라 편리한 방법으로 측정된다. 문헌분석과 실험연구에 따라 1량은 6.5그램, 1승은 65밀리그램으로 환산할 수 있다.
또한 본초방제학에 기반한 실험연구 결과 및 동향 강의로는 △위궤양에 대한 호장근추출물의 보호효과(우석대학교 김영식 교수) △파킨슨병에 대한 억간산의 효능(경희대학교 허유진 교수) △과활동성 식욕부진 동물모델에서 온리제의 효능(동신대학교 이숭인 교수) △'교태환'(交泰丸)의 수면장애 개선에 대한 실험연구동향(동의대학교 신순식 교수)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김영식 교수는 '쥐에게 실험적으로 유발한 위궤양에 대한 호장근추출물의 위장 보호 및 치료 효과' 발표에서 위염·위궤양의 원인과 발병 기전, 발병 통계 및 의약품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위장관계 질환 분야에서 한의치료가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한약 위장관 치료제의 환자 만족도와 효과가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만큼 한의약을 이용한 위염·위궤양 치료제의 연구가 필요하다"며 "쥐의 위조직 손상을 유발한 모델에서 실험한 결과, 호장근추출물이 손상에 대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천연물 연구의 최신 동향과 관련한 강의로는 △식의약 원료개발을 위한 천연물소재 표준화 연구와 천연물클러스터 육성사업 소개(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세량 단장) △Platycodin D 코로나바이러스 연구(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등의 내용이 마련됐다.
오세량 단장은 '식의약 원료개발을 위한 천연물 표준화 연구와 천연물 육성사업 소개' 발표를 통해 성장하는 천연물 시장과 나고야 의정서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물에 기반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천연물 소재의 확보와 소재의 분석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이어 "이를 위해 국가 천연물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자원소재를 총괄하고 분산된 천연물 정보를 원스톱으로 검색하게 하는 등 수요자 맞춤형 지원을 통해 국가 천연물의 연구개발 기술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철 대한본초학회장은 인사말에서 "한의학을 대표하는 두 학회가 연합해 이번 학술대회를 연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오늘 이 자리가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본초방제학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숭인 대한한의학방제학회장은 "이번 통합 학술대회가 본초방제학의 미래 가치를 창조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참석해 주신 회원 분들의 많은 관심과 열띤 토론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