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뇌질환학회(회장 박성욱)는 지난 15, 16일 이틀간 ‘2021년 파킨슨병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올해 연수강좌에서는 파킨슨병의 진단과 평가방법에서부터 다각적인 치료 접근법들과 일상생활 관리방법까지 임상 현장에서 파킨슨병 환자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보들이 제공됐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잦아들지 않아 비대면 화상강의로 진행됐지만, 파킨슨병에 대한 임상의와 연구자 등 참가자들의 관심과 열기 속에서 질의응답을 포함해 현장감 있는 실시간 강의로 진행되었다.
파킨슨병의 통합의학적 관리에 대한 저변 확대와 진료기반 구축을 위해 마련된 이번 연수강좌는 △파킨슨병의 개요(박성욱 회장) △파킨슨병의 진단(이동혁 상지대 한의대) △파킨슨병 표준치료의 현황(조승연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파킨슨병 환자 평가방법 및 실습(양승보 가천대 부속 길한방병원 한방내과)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한방음악치료 (이승현 사계절한의원 한방음악치료센터) △파킨슨병의 증상(이형민 미르애한의원) △파킨슨증후군의 개념과 감별 진단(김정화 한방내과전문의) △파킨슨병 한의치료 근거 구축 현황(임정태 원광대 전통의학연구소)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기공요법(이화진 경희대학교) △파킨슨병 환자의 일상생활 관리와 사회보장체계(심소라 춘원당한의원 순환기내과)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두개천골요법(홍순규 Upledger Institute Korea) △파킨슨병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실제(박성욱 회장)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박성욱 회장은 ‘파킨슨병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실제’의 강의를 통해 파킨슨병을 한의학에서는 어떤 범주로 보아야 할 것인지, 한의치료의 목표와 근거는 무엇인지, 파킨슨병 한의치료의 단계별 접근법 및 다양한 치료 증례 등을 소개했다. 또한 파킨슨병에 대한 통합의학적 치료법과 관리방법 체계에 대해 설명하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뇌질환을 일상생활 속에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파킨슨병은 치매, 중풍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에 속하는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고령화로 인해 환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기존 약물 치료법에 분명한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한의학적 치료가 그 빈자리를 메우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현재 전체 환자들 중 약 10% 정도만이 한의의료기관에서 치료받고 있는 현실에서 한의사들이 파킨슨병 환자들의 평생 건강을 담당하는 주치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할 수 있도록 검증된 임상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관리방법과 예방정보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파킨슨병은 10년, 20년 이상의 긴 시간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운동증상과 비운동증상들이 나타나는 특성상 기존 한의학에서 언급되고 있는 증후 중심의 몇 가지 범주로 국한해 접근하기보다는 파킨슨병 그 자체로 바라보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평균수명이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파킨슨병의 특성상 긴 여생을 살아야 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측면에서 치료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박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를 소개하며 기존 파킨슨병 약물치료에 침과 봉독약침을 병행하는 것이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고, 특히 치료를 종료한 이후에도 침과 봉독약침의 치료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침치료군과 가짜침치료군이 치료 직후에는 둘 다 유의하게 호전됐지만, 종료 이후 침치료군은 점차 증상이 더 호전된 반면 가짜침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통해 침 치료가 단순한 위약 효과가 아니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키도 했다.
특히 박 교수는 “파킨슨병은 일정 기간의 치료로 완치 가능한 질환이 아니라 떨림이나 경직 같은 운동증상이 드러나는 순간 이미 10년 혹은 20년 이상 전에 질병이 시작된 상태이기 때문에 단기간의 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때문에 치료가 아니라 관리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환자를 힘들게 하는 여러 증상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개선시켜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킨슨병을 가진 ‘사람’을 치료한다는 걸 잊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파킨슨병과 관련 없어 보이는 증상에도 귀 기울이고 증상을 개선시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치의가 되어야 한다”며 “어떤 증상은 치료 즉시 효과를 내기도 하고, 어떤 증상은 효과가 없더라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 욕심내기보다는 전인적 관찰에 따른 한의학적 치료와 관리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성욱 회장은 향후 운영계획과 관련 “파킨슨병 연수강좌를 마친 회원들을 대상으로 심화과정(advanced course)을 개설, 실제 임상에서 각 증상에 따른 단계별로 최적화된 치료 도구와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며 “뇌질환에 대한 질환별 치료 가이드라인과 치료법을 명료하게 제공함으로써 한의학적 치료시스템을 현업에서 효과적으로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현재 통합뇌질환학회에서는 뇌질환에 대한 연구 및 교육, 학술활동과 학문적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코자 다양한 연수강좌와 학술대회, 학술집담회 등을 계획하여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 파킨슨병 연수강좌는 파킨슨병에 대한 진단과 개요, 평가, 치료법등을 명확하게 제시해 강좌 참가자들로부터 한의학이 파킨슨병을 진료하는데 있어 보다 넓고 심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