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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제한 없이 한의난임치료 지원…관이 나서 난임사업 홍보는 이점서정욱 충남한의사회 난임치료사업 위원장 인터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충청남도의 한의난임조례 제정에 기여한 서정욱 충남한의사회 난임치료사업 위원장에게 조례 제정 이후 달라진 난임사업의 목표, 진행과정, 대상자 등 달라진 점과 향후 계획을 싣는다. 서정욱 충남한의사회 난임치료사업 위원장.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올 해부터 도 예산으로 추진되는 한의난임사업이 조례 제정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소득 제한이 없어졌다. 나이도 만 40세로 제한됐으며, 한의난임치료사업에 지원할 때 제출해야 하는 진단서에 한의 진단서도 포함됐다. Q. 충남한의사회 난임사업의 목표는. 충남한의사회에서는 5년 전 난임치료 사업을 계획하면서 크게 두 가지 전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이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전국 사업화 내지는 급여화 진입이라는 것. 둘째는 이 사업을 통해 과거 결혼 후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제일 먼저 동네 한의원을 찾았듯이 동네 한의원에 난임 환자의 발걸음을 다시 찾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기에 천안분회를 통해 시범사업을 실시한 이후 도 단위로 확대시키고, 이를 토대로 전국적인 사업화 혹은 급여화 진입에 기여 하는 데 목표를 뒀다. Q. 구체적인 진행 과정은. 이런 구상 아래 초기 1년은 천안시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실시하고, 이후 2년 동안은 충남도와 천안시의 지원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와 별도로 충남도와 도의회, 국회 등과 접촉한 결과가 충남 도의회의 한의난임치료 조례안 통과다. 조례안은 245명의 난임 환에게 지방자치단체 예산3억6700만원을 한의난임치료를 위해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원 비율은 충청남도 30%, 시군구 70%로 만약 국비가 지원될 경우 지난 양방 보조생식술과 같이 언제든지 국비 50%, 도비 30%, 시군구비 20%로 조정될 수 있게 설정했다. Q. 관이 주도하는 사업과 한의사회가 주도하는 사업의 차이점은. 지역사업은 관련 근거와 전례를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국가적으로 이루어졌던 양방의 보조생식술 지원 모델을 참조했다. 이 모델은 관이 주도가 돼 사업을 진행하고 한의사회가 협조하는 형태였다. 외관상으로 볼 때 시군구 보건소가 환자 접수와 비용을 지원하고, 시군구 한의사회가 업무 협조를 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식이다. 한의사회가 예산을 직접 수주하고 사업권을 가지고 진행하면 일처리가 쉽고, 진행 경과와 결과를 도출하는데 유리하다. 반면 관 주도의 사업은 한의사회가 관을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야 하는 등 초기에는 일 처리가 늦고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일단 성사시켜 놓으면 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업이 진행되고, 이렇게 몇 년 진행되면 한의사회의 업무 하중과 책임이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홍보를 관이 주도하게 되고, 외부 공격이 있을 때 관이 책임을 지고 일정 정도의 방어막을 형성해 줄 수 있다. 이런 장점은 최근 1월 시행이었던 난임치료 사업이 늦춰지는 과정에서 부각됐다. 대관 업무가 지면되면서 사업 자체가 늦어졌지만, 진행 과정에서 책임을 맡은 도청과 시군구 보건소가 더욱 적극적인 협력과 홍보에 나섰다.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방단치단체에서 진행하는 난임치료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국가 사업화, 더 나아가 급여화 진입이다. 저출산 사회라는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는 데 한의약이 앞장서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20여년 전만해도 결혼한 부부가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제일 먼저 친정어머니 혹은 시어머니의 손을 잡고 동네 한의원을 찾았다. 한의원에서 부부가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담도 받고, 스트레스, 허약, 어혈 등의 임신을 저해하는 원인을 치료하는 한약과 침구치료를 통해 임신의 기쁨을 선물 받았다. 보조생식술이 국가 제도권으로 편입되니 후, 진단 상의 문제를 현실적 한계에 겹쳐 한의원을 찾는 젊은 부부의 발걸음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제 아이를 갖고 싶어도 생기지 않아 고민하는 부부의 발걸음을 한의원으로 돌려놔 야 한다. 전국 구석구석에 있는 동네 한의원의 치료가 1차적이고 선제적인 난임치료의 기본으로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우후죽순처럼 진행되고 있는 한의 난임치료 사업의 결과를 잘 정리하고, 사업 진행 모델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우리의 앞길을 여는데 중앙회, 지부, 분회, 학회가 별개일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손을 잡고 우리가 해 왔으며 잘 할 수 있는 한의난임치료를 강화하고 보급,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 -
“출산 성공한 분들이 한의약 고마움 느낄 때 뭉클”참여자 84명 중 27명이 임신 성공…“국가사업으로 도약해야” 수원 한방난임사업 6년 결실 일궈낸 이용호 단장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한방난임지원사업을 통해 임신에 성공한 부부의 경험담, 그걸 시장, 시의원, 시청 담당자, 한의사들이 함께 들으며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이번 발표회의 의미가 아닐까요” 이용호 전 수원시한의사회 회장이자 수원시 한방난임사업단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수원시 한방난임지원사업 성과 발표회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회는 지난 2012년 경기도 최초로 시작해 6년간 진행돼 온 수원시 한방난임사업의 성과를 중간 결산하는 자리로 열렸다. 자리에는 한방난임사업 진행에 도움을 준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 염상훈 수원시의회 부의장, 안혜영 경기도의원, 조명자, 백정선 수원시의원 등도 참석해 사업 결과와 임신에 성공한 부부의 소감도 끝까지 경청했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그날 발표회를 가지면서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단장은 윤성찬 현 경기한의사회 회장과 함께 수원 한의난임지원 사업 설계 단계부터 현재까지 쭉 기획·실행해 온 공로자다. 그 과정에서 이 단장은 공무원 설득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근거자료 충분치 않다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그는 윤 회장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당시 충북 제천이나 전북 익산 등에서 지자체와 한방난임사업을 진행하고 있을 때였지만 표본이 적었거든요. 다행이 윤 회장이 부인과 질환을 많이 보고 있을 때여서 본인이 환자를 본 결과물을 가지고 공무원들을 계속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설득에 힘을 얻어 지난 2012년 3000만원의 예산을 갖고, 팔달구보건소와 함께 한방난임지원사업을 최초로 시작할 수 있었다. 당시 참여의료기관은 그와 윤 회장 단 두 곳 뿐 이었다. 그러다 2013년 한방난임지원사업 참여인원 17명 중 35.3%가 임신에 성공했다. 염 시장도 한방난임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사업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그 결과 2014년부터는 수원시 4개구 보건소가 사업에 참여했다. 참여인원도 28명 수준으로 늘었고, 참여의료기관은 지난해 9개로 증가했다. 임신성공률 또한 성공적이었다. 임신성공률은 △2014년 32.1% △2015년 39.2% △2016년 25%로 총 84명 중 27명이 임신에 성공해 약 32.1%를 보였다. 이 단장은 이에 대해 “한방난임지원사업 진행 과정에서 양방 시술을 병행하는 것도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 소개했다. 실제 수원 한방난임사업의 경우도 2015년부터 환자가 원하는 경우 양방 보조생식술을 겸하는 치료를 허용하기도 했다. “저출산 문제나 난임 부부가 겪는 고통을 보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방과 양방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도 좋다고 봐요. 물론 자연임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방난임치료가 선행돼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환자들의 인식은 양방 시술을 더 먼저 생각해요. 수원시 난임사업에 참여한 부부 대부분도 2~3회 정도 양방 시술을 받았던 사람이에요. 그런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한방난임치료를 이해했습니다. 또 양방 시술은 건보 적용이 되는 만큼 한양방 병행치료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 단장은 또 각 지자체와 지부, 분회가 만들어낸 한방난임치료 성과를 통해 국가사업으로서 한 발자국 더 도약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한방난임치료 국가사업으로서 자리 잡으려면 결국 보건복지부를 설득시켜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각 지역별 한방난임치료 자료들을 중앙회가 잘 축적하고 다듬어서 그 일을 해줬으면 합니다” 이러한 국가정책사업의 주춧돌 중 하나가 될 수원시 한방난임치료 지원 조례안도 최근 발의돼 통과가 유력하다. 그는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조명자 경기도 수원시의회 문화복지교육위원장과 수원시의회와 상관없이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염태영 수원시장, 늘 한의학 정책에 관심을 보이고 적극 도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하지만 한방난임치료지원 사업에 참여한 환자들에게 가장 고맙고,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6년 동안 한방난임지원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의치료로 출산에 성공한 분들이 한의약에 고마움을 느낄 때입니다. 특히 출산과 육아로 인해 성과 보고회에 참석하지 못한 엄마들은 동영상이라도 찍어 보내주겠다고, 또 실제 영상을 통해 감사함을 전할 때는 뭉클하기도 했어요. 아마 한의계 관계자들이 아니더라도 그날 계셨던 참석자 모두 저출산 문제와 난임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됐을 거라 생각합니다” -
의인은 환자와 같은 시선으로 말한다한의대생들의 일본 연수기 ‘의인은 환자와 같은 시선으로 말한다.’ ‘If you use politely the damaged tea cup, you can preserve it for long.’ 지난 무더운 여름 어느 날, 우리 둘은 하네다 공항의 한국행 비행기 좌석에 앉아 사카시타 병원장님께서 하신 말씀과 게이오 의과대학병원 와타나베 켄지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인 위의 두 문장을 조용히 읊조리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사실 우리가 일본으로 ‘특성화 실습’을 가는 준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일본으로 ‘특성화 실습’의 기회를 빌어 연수를 가보고자 정한 이유는 일본은 한의사 제도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상한론을 기초로 한 일본 특유의 한방(漢方)의학이 발달되어 있으며 의사가 한약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만큼 한·양방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체계가 잘 발달되어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일본 가기 전 준비과정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이 지면을 꽉 채울 수 있다. 일본에서도 한의학으로 저명한 두 분을 만나게 된 건 우리에겐 엄청난 행운이었다. 재학 시절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일본의 한의학’에 대한 특별 강의를 해주신 최병학 원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일본행 실습은 준비단계에서부터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4개의 신약 개발에 성공하신 伊藤正春(이또 마사하루) 박사님을 최 원장님께서 소개해 주셔서 일본 현지에서의 연수뿐만 아니라 일본 최고의 의약박물관을 직접 안내받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는데 이토 마사하루 박사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리고 싶다. 우리의 일본에서의 특성화 실습은 4주간 이루어 졌는데 2주는 사카시타(坂下) 병원에서, 2주는 게이오 의과대학병원 한의과(한방과)에서 진행되었다. 사카시타(坂下) 지역은 나고야에서 기차로 약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일본에서 대표적인 국민건강보험의료시설 중 ‘지역 포괄 의료의 선진지’인 坂下病院답게 사카시타 지역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힘쓰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병원장님께서는 사카시타(坂下) 병원은 ‘CURE’ 보다 ‘CARE’ 에 집중하며, 원내에서의 치료뿐 아니라 지역포괄의료사업을 진행하고 계셨는데 그 지역 포괄 의료사업의 일환으로 가정간호, 재활 복지 및 운동교실 운영, 건강 증진 인형극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역 포괄 의료사업을 통해서 한의학의 미병 예방관점을 실생활에 폭넓게 적용하고 있음을 느껴볼 수 있었다. 또한 병원장님께서 중요하다고 여기시는 환자의 눈높이에서 진료하고 치료하라는 뜻이 담긴 문장인 ‘의인은 환자와 같은 시선으로 말한다’를 마음 속에 새기고 다음 연수 장소인 도쿄로 이동하였다. 남은 2주간의 도쿄 소재의 게이오 대학병원 한의과에서의 실습은 앞선 2주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세계 각국의 의학도들이 게이오 대학병원에 모여서 한의과를 비롯한 다양한 과에 소속이 되어 공부하고 활발히 교류하고 있었다. 게이오 대학병원은 일본 내 최고의 명문 사립대학으로 특히 의과대학과 병원이 매우 발달되어 있으며 몇 되지 않는 한방과가 분과되어 있는 일본의 종합병원이었기에 해당기관 내에서의 일본 한방의 임상현장을 직접 보는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순간들이었다. 일본의 한방 전문의들은 보통의 경우 일반 의학과를 졸업한 후에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이후 세부전공으로서 한방과를 선택하여 한의학을 공부하거나, 혹은 한의학 관련 학회 등의 커리큘럼을 통해 한의학 공부를 따로 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한·양방이라는 구분에 치우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제도 하에서 진료를 보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특히 게이오 대학병원 와타나베 켄지 교수님께서는 복부 근육의 긴장도를 진찰하고 특수한 부위에 위치한 반응점을 통해서 몸의 이상이나 질병의 원인을 유추하는 ‘후쿠진’ 이라는 일본 특유의 전통 복부 진찰법에 정통하셨기에 이를 직접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은 큰 행운이었다. 와타나베 켄지 교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환자를 대하는 자세와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강조하셨다. 질병을 금이 간 그릇처럼 소중히 다룬다면 깨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환자를 소중히 대하라고 당부하셨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우리는 ‘If you use politely the damaged tea cup, you can preserve it for long’라는 앞으로 의사로서의 삶과 사명에 큰 귀감이 될 만한 고귀한 문장을 품에 안고 소중한 한달간의 연수를 마칠 수 있었다. 이미 많은 한의사들이 일본에서 공부하고 다양한 교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연수를 진행했던 사카시타 병원과 게이오 대학병원의 병원장님 및 교수님들도 한국의 다양한 의사와 한의사 선생님들과 친분을 가지고 교류를 하시고 있었다. 하지만 한의대 학생 신분으로 학생들간의 교류는 아직까지 매우 미진한 상태인 부분이 아쉬웠다. 의과대학의 경우 의학과 및 의전원 소속의 학생들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연수를 신청하여 경험을 쌓고 있었으며 더러는 약대 학생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졸업하기 전 학생 신분으로서 다른 나라에서의 의료 형태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이후의 ‘관’을 형성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많은 이들이 학생일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이들이 말하는 ‘세계 속의 한의학’을 이루는 데 힘을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일본에서의 경험이 많은 이들과 공유되고 더욱 발전되기를 바라며 연수기를 마친다. -
한의약 우수성 주제로 영어 그림책 발간 해외에 소개[편집자 주] 한의약은 매우 우수하다고들 말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국내에 국한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민간 차원에서 한의약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한의약을 주제로 한 영어 그림책 시리즈와 한의약 전문서를 발간해 아마존 등 해외출판가에 소개하고 있는 회원이 있어 화제다. 고정민·권효정 원장 올댓코리안메디슨 운영, 한국 한의학 세계에 알리기 Coco’s Magic 영어그림책 3탄 발간, ‘On herbal medicine’ 전문서 출판 “Korean medicine의 우수성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자료 턱없이 부족하다” Q. 본인을 소개해 달라. A. 올해로 개원 8년차 한의사다. 경기 성남시에서 경희고정민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고정민 원장이며, 외국인들에게 한의약을 보다 쉽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한의학 관련 출판, 번역, 강연 등을 하는 (주)올댓코리안메디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Q. 올댓코리안메디슨의 주요 사업 영역은? A. 올댓코리안메디슨에서는 한의학을 잘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영어 그림책 시리즈 외에도 미국, 유럽 등지의 의사, 대체보완의학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볼 수 있는 심도있는 내용을 다룬 책들을 출판하고 있다. 한약, 침 등 한의학의 주요 치료 기술들을 깊이 있게 다룬 서적과 함께 앞으로 소아과, 부인과, 내과 등 질환군 별로 나누어 수준 높게 다루어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한의학 논문의 한영(韓英) 번역 및 통역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여 해외 유명 저널들에서 한의학의 장점들이 잘 소개되어 실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Coco’s Magic 영어그림책 시리즈가 관심을 끌고 있다. A. Coco’s magic 시리즈는 코코라는 한국의 6살 유치원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코코의 집과 유치원 등에서 일어나는 생활 속 에피소드에 한약, 침, 뜸, 부항 등 ‘Korean medicine’ 을 녹여낸 영어 그림책 시리즈다. 어린 아이들에게 생소하고 다소 무서운 침, 한약 등을 친숙하게 소개하기 위해 고안됐다. 코코라는 아이가 부르는 마법은 한의사인 엄마의 ‘한의학’ 도움을 받아서 부리게 되지만, 주변 사람들은 코코의 마법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기획은 후배 한의사 권효정 원장과 함께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편의 시리즈로 소개됐고, 4권은 곧 그림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Q. Coco’s Magic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A. 1권에서는 부끄러움 내지 예전의 충격이나 상처 등의 영향으로 친구들 앞에서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친구가 코코의 도움과 엄마의 한약 처방이라는 마법을 통해 친구들과 잘 지내게 된다는 내용이다. 2권은 야뇨증을 다루고 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충분히 경험할 법한 성장 과정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셈이다. 3권은 캠핑을 가게 된 코코네 유치원 친구들 중 한명이 다치게 된 상황에서, 침을 맞은 후 그 자리에서 바로 나아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특히 다친 부위 자체에 침을 놓는 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위치에 침을 놓는 방식(원위 취혈)을 그리고 있다. 침 시술에 대해 다소 심도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Q. 한약을 다룬 전문서 ‘On herbal medicine’도 출판됐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인가? A. 미국이나 유럽의 의료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물론 이 책을 접하는 환자 입장의 일반 독자들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한약이 다루어지고 처방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만약 환자의 입장으로 접근한다면 처음 한약을 처방받고자 할 때, 한약재가 어떻게 보관되고, 처방이 내려져서 그 한약을 자신이 복용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Q. 또 다른 전문서적 출간도 예정돼 있는가? 한약에 대해 다루었으니 침, 부항, 뜸, 그리고 미용침, 약침과 같은 한의약의 신기술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 또, 각 질환군별로 나누어 부인과, 소아과, 신경정신과 등에 대해서도 구상 중이다. ‘동의보감’, ‘동의수세보원’과 같은 한의학 고전의 경우 번역본이 나와 있긴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행간을 읽지 못하는 경우 ‘so what?’ 같은 의문들이 속출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새로이 번역본을 낼 계획도 있다. Q. 올댓코리안메디슨을 운영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시간이 부족하다. 한의원 진료를 하는 것은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의 모든 과정들이 올댓코리안메디슨에서 내는 책들에 영감이 되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병행하기에 시너지만 나도록 시간을 더 잘 활용하고 싶다. Q. 올댓코리안메디슨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제가 2000년도 학번으로 경희대에 입학할 때 경희대에 걸려 있던 캐치프레이즈가 ‘한의학의 국제화’였다. Korean medicine이 많이 알려진 부분도 있지만, 아직은 중의학이나 다른 대체 보완 의학과 같이 있을 때 마땅히 우수성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학부 때부터 꿈을 함께 나누다 현재는 다른 지역에서 한의 진료를 하고 있으면서 2년 전부터 올댓코리안메디슨을 함께 하게 된 권효정 원장(경희대 2001학번, 대구명성요양병원 한방과장)과 함께 제대로 Korean medicine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 -
요추간판탈출증에서 일반적인 침치료와 화침치료의 치료 효과 비교[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요추 추간판 탈출증에 일반적인 침 치료와 가열식 화침 치료 간에는 효과 차이가 없다?! - 침 치료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생각해야 될 점들 ◇서지사항 Jung SH, Sung HJ, Lim SJ, Lee EY, Lee CK. The Comparative Study on the Effect of Fire Needling Therapy and General Acupuncture with Other Korean Traditional Medical Treatment for the Patient with Lumbar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 A Randomized, Assessor Blinded, Two Arm Trial. The Journal of Korean Acupuncture & Moxibustion Medicine Society. 2015;32(4):29-36. doi: 10.13045/acupunct.2015059. ◇연구설계 Two-arm, Assesor blind ◇연구목적 요추 추간판 탈출증 (lumbar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 환자에게 일반적인 침 치료를 시행한 경우와 화침 치료를 병행한 경우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20~60세의 Computed tomography (CT) 및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상 1개 이상의 추간판 팽륜 이상의 소견이 관찰되고, 시각적 상사 척도 (Visual Analogue Scale, VAS)에서 50mm 이상의 통증을 호소하는 발병 6개월 이내의 환자 ◇시험군중재 1) 화침 시술군 (n=10) · 환도 (GB30), 좌골, 신수 (BL23) 양측, 요양관 (GV3), 명문 (GV4) 환측에 20~40mm의 깊이로 3~5회 염전하여 득기감이 느껴질 정도로 자침 후 15분 유침 + 각 혈위당 침체를 가열하는 형태의 화침 자극 3회 · 화침 시술은 2일에 1회 · 한약, 부항, 물리치료, 약침 치료 (봉약침, 웅담/우황/사향-BUM, 웅담/우황-BU 중 1개의 약침을 통증 부위 주변 경혈에 시술) 등도 추가 ◇대조군중재 1) 일반침 시술군 (n=10) · 환도 (GB30), 좌골, 신수 (BL23) 양측, 요양관 (GV3), 명문 (GV4) 환측에 20~40mm의 깊이로 3~5회 염전하여 득기감이 느껴질 정도로 자침 후 15분 유침 · 총 7회 이상, 하루 2회 자침 · 기타 시술은 시험군과 동일 ◇평가지표 1) 시각적 상사 척도(VAS) 2) 오스웨스트리 장애 지수(Oswestry Disability index, ODI) · 각각의 지표를 입원 4일째, 8일째, 12일째, 16일째 평가 · 환자 중도 퇴원시 퇴원하기 전까지만 평가 ◇주요결과 1) 일반침 시술군에서는 입원 4, 8, 12, 16일째의 VAS 및 ODI 평균값을 평가한 결과 유의하게 감소하였음. 2) 일반침과 화침을 병행한 치료군에서는 입원 후 4, 8, 12, 16일까지의 VAS에서는 유의하게 감소되었으나, ODI에서는 입원 12일까지에서만 유의한 감소가 나타남. ◇저자결론 일반침 시술군과 일반침과 화침을 병행한 치료군 사이에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KMCRIC 비평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침 치료과 화침 치료 간의 통계적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으므로, 일반적인 침 치료도 가열식 화침 치료 못지않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일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에 존재하는 다양한 한계점으로 인해 이와 같은 해석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은 연구 설계상의 문제점이 관찰됩니다. 시험군 및 대조군 모두에서 침 치료 이외에도 다양한 중재가 활용되었고, 정확한 맹검 수행 과정 및 임상시험 심사위원회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사 및 연구 중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언급이 생략되었으며, 연구 규모 (n=20)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또한 치료 결과의 평가에 있어 영상의학적 검사 및 이학적 검사 등의 방법을 활용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본 논문의 결과를 직접적으로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잘 설계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 (randomised controlled study, RCT)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의미가 있으며, 추후 체계적 문헌고찰 (systematic review, SR) 및 메타 분석 (meta analysis, MA) 연구들에도 활용될 수 있고 근거중심의학의 기반이 됩니다. 이러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는 연구 설계상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CONSORT statement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본 연구에 언급된 STRICTA (STandards for Reporting Interventions in Controlled Trials of Acupuncture) recommendations도 이러한 CONSORT statement 중 하나로, 침 치료와 관련한 연구에서 활용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입니다. 2001년 처음 발표되어 최근까지 꾸준히 개정 과정을 거쳤으며, 20여 가지의 점검 항목을 통해 침을 중재로 한 RCT 논문에서 설계상의 오류 및 bias를 줄여주고 결과를 해석하며 추후 쉽게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추후 침 치료 관련 RCT 연구를 계획하시거나 출판하실 예정이시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내용입니다. 본 연구에서도 STRICA recommandations을 일부 활용하였기는 했으나, STRICTA의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별도의 checklist도 만들어 놓지 않았으며, 2010년 이후 발표된 확충안이 아닌 구버전을 참고문헌으로 활용했다는 점 등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추후 STRICTA를 기반으로 요추 추간판 탈출증에 침 치료의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 발표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PubMed에서 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화침 치료에 관한 MA는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유사한 중재 방법인 온침 (warm needle moxibution)에 관련한 메타분석 연구가 2016년에 J Evid Based Complementary Altern Med.에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결과를 살펴보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의 치료에서 온침은 일반적인 침 치료와 수기 요법에 비해 치료 효율 및 통증의 개선에 효과적이며, Non-steroidal Anti-Inflammatroy drugs (NASIDs) 및 중약 (Chinese medicine)과 유사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연구도 한계점이 존재하지만, 임상에서 화침/온침을 활용하시는 분들께서는 참고하실 수 있겠습니다. ◇참고문헌 [1] 이향숙, 박종배, 서정철, 박히준, 이혜정. 침의 대조군 연구에서 실험처치 보고에 대한 표준-STRICTA 권장안 및 침 임상실험에서 최적의 치료, 거짓대조군 및 블라인딩에 관한 동의안. 대한침구의학회지. 2002;19(6):134-54. https://www.theacupuncture.org/upload/33700966.pdf [2] 이향숙, 차수진, 박히준, 서정철, 박종배, 이혜정. STRICTA(침 임상연구에서 중재 보고를 위한 표준) 개정판 : CONSORT Statement의 확충안. 경락경혈학회지. 2010;27(3):1-23. http://www.kjacupuncture.org/journal/view.html?uid=179&page=&sort=&scale=10&all_k=&s_t=&s_a=&s_k=&s_v=27&s_n=3&spage=&pn=search&year=&vmd=Full [3] Li X, Han Y, Cui J, Yuan P, Di Z, Li L. Efficacy of Warm Needle Moxibustion on Lumbar Disc Herniation: A Meta-Analysis. J Evid Based Complementary Altern Med. 2016 Oct;21(4):311-9. doi: 10.1177/2156587215605419.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378088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512998 -
“학생들의 꿈이 자라 여러분 가족의 소중한 건강을 책임질 수도 있잖아요”부산대 한의전 발전기금 1000만원 약정한 일반인 가정주부 임미숙 씨 부산에 사는 평범한 가정주부인 48세 임미숙 씨는 얼마전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 발전기금 1000만원 기탁을 약정했다. 한의사도, 한의계 종사자도 아닌 임 씨가 한의대생의 교육을 위해 써달라며 큰 금액을 선뜻 기탁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40대 들어 처음 만난 한의학, 아픈 몸과 마음을 치료 “제가 한의학과 인연을 맺은 건 사실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 같고, 알 수 없는 통증이 찾아왔었죠. 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심적으로도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건강의 악화는 제게 굉장히 큰 부담이자 고통이었습니다.” 치료를 고민하던 임미숙씨는 우연찮게 지역 내에 있는 부산대학교한방병원을 찾게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한의학은 그날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심신을 치료해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 한의학에 대한 고마움, 발전기금 기탁운동으로 전한다 평소 유니세프를 통해 정기적으로 어린이들의 구호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가족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쌀이나 떡, 과일 같은 음식들을 지역 양로원 등에 기부해오고 있던 임 씨에게 기부활동은 낯선 것이 아니었지만, 한의대 교육을 위해 써달라며 발전기금을 기탁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평소 진료를 해주시는 교수님이 좋은 일을 하신다는 것을 알았고, 그 취지가 너무 좋았기에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적은 금액이나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월부터 매월 10만원씩 우선 천만원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형편이 된다면 추후 더 많은 금액도 기부하고 싶습니다.” 또한 그녀는 발전기금 기탁운동이 한의계 전체와 일반 국민들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동참을 당부했다. “저도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습니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금액을 떠나서 많은 분들이 용기를 내서 동참했으면 합니다. 한 달에 만원이라도 소중한 돈이 모여 누군가의 꿈을 지원하는 거름이 되고, 그 꿈이 자라 훗날 여러분 가족의 소중한 건강을 책임질 수도 있을테니까요.” 끝으로 임미숙 씨는 소중한 한의학을 만나게 해주고, 최선을 다해 진료해준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병렬 교수님! 건강과 심적으로 많이 힘들 때 교수님을 만나 건강도 많이 회복되었고, 덕분에 하루하루 사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이렇게 뜻깊고 좋은 일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
장애인 주치의가 생긴다면 얼마나 좋은 일 일까?한국의료사회협동조합의 장애인 방문진료 사업에 참여, “장애인 환자를 진료하며 꽤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힘들어도 가능하면 의사소통은 장애인 본인과 하도록 하는 것” 한의사와 장애인 주치의 사업 (中) 한국의료사회협동조합의 장애인 방문진료 2015년부터 한국의료사회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과 노들이 함께 하는 장애인 방문진료 사업이 추진되었고, 준비하는 과정 중에 저도 운 좋게 장애인 방문진료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료공간이 진료소를 넘어 장애인 분의 집으로 확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시간적 여유는 부족해 평일 한나절 정도의 시간을 내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두 분의 중증 장애인 분들을 진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분은 뇌병변장애이고, 다른 한 분은 루게릭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입니다. 47세, 딸아이의 엄마 이 병이 찾아오기 전까지 김*미님은 그야말로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4년 전 어느날 팔의 기운이 없으면서 힘이 빠지더니 그릇 하나 들 힘조차 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루게릭이란 병명을 진단받았고 진단을 받은 이후 그 속도는 점점 심해졌다고 합니다.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는 자가호흡마저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완전와상 상태였습니다. 처음 병력을 들으며 집안을 둘러보다가 남편,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통해 건강하던 때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렇게 건강했었는데 이제는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으며 거의 모든 근육이 위축되어 말은 커녕 호흡을 하기도 버겁게 되었다니,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겨우 눈 깜박임만으로 사람들과 의사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도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처음 방문해서 생각했습니다. 과연 이런 환자에게 방문 진료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러나 이내 처음 장애인 진료를 시작하며 가졌던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장애인 환자분들을 치료하는 것은 장애를 치료하고자 함이 아니다. 즉, 루게릭을 치료하는 것은 저의 몫이 아니란 것이지요(물론 이를 위한 다른 노력들이 필요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애를 제외한 무엇이 현재 이 환자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고 난 그 부분을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에서 진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전신근육통, 불면을 주소로 잡고 그를 위한 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침치료와 테이핑, 수기요법은 근육통에 꽤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만 불면은 쉽사리 개선되고 있지 않습니다. 다행히 의료사협에서 진행하는 장애인 방문 진료사업은 한약까지 지원이 돼 한약도 투약할 수 있어 불면에 대한 부분도 조금이나마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32세, 장난꾸러기 아이 처음 방문 진료를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때가 월드컵 예선이었는지 아님 세계청소년 축구대회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침에 축구경기가 있었던 탓에 박*주님은 발가락에 태극기를 끼고 계셨습니다. 박*주님은 모든 의사소통을 발로 합니다. 질문이 본인의 뜻에 맞으면 발을 들고 틀리면 발을 내리는 식으로 본인의 의사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발가락에 태극기를 꽂은 탓에 질문에 태극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여 저도 즐겁게 진료를 보았던 것 같습니다. 박*주님은 뇌성마비로 뇌병변 장애를 얻게 된 장애인입니다. 진료를 보며 눈에 띈 것은 아마도 어렸을 때 다쳤을 왼쪽 쇄골 골절이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장애인 환자분들을 진료하다 보면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골절이 되었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거나 견관절 탈구가 되었음에도 치료하지 못하고 지나가 그로 인한 후유증이 나타나는 등 처음 발병시에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았으면 지금처럼 불편하지는 않게 되었을텐데 하는 경우 말입니다. 쇄골 골절로 인해 견갑골은 전방으로 회전되어버렸고 그렇게 부착된 근육들은 만성적인 통증으로 힘들어 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침 치료와 수기요법은 아주 많이 도움이 됩니다. 한번도 근육에 대한 치료를 해본 적이 없던 박*주님은 침 치료와 수기요법을 시행하면 경직된 근육이 훨씬 완화되며 견부의 통증 및 두통까지도 많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목과 어깨의 근육통 때문에 힘들어하던 것,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서 이동하면서 힘들었던 근육통도 꽤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처음 감기 때문에 한약 엑스제를 투약하였는데 소화기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탓에 약을 드시고 꽤 고생하였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소화기나 배뇨장애를 위한 투약을 권하는데도 일체 약을 드시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항상 장애인 환자분들에게 약물 치료를 하게 될 때 위장과 장의 상태를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절차임을 깨닫게 됩니다. 박*주님은 종종 전화를 하기도 합니다. 전화기는 보지도 않은 채 발가락으로 전화기 버튼을 눌러 저에게 전화를 겁니다. 처음에는 전화를 하고 아무 응답이 없어서 그냥 끊고 하였는데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 응답이 없으면 ‘혹시 박*주님이세요?’하고 물으면 전화기 버튼 소리가 ‘띠’하고 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어디 아프세요?” “띠-” “배가 아파요?” “띠-” “뭐 잘 못 드셨어요?” “...” “대변을 못봤어요?” “띠-”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장애인 환자를 진료하며 꽤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힘들어도 가능하면 의사소통은 장애인 본인과 하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잘 안 들리고 뭐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열심히 듣다 보면 말도 이해되게 되고 적절한 질문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박*주님이 발가락으로 전화 거는 모습은 거의 신출귀몰할 지경입니다. 두 분을 정기적으로 진료하며 느끼는 것은 역시 진료횟수의 부족과 장애인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의료경험의 부족입니다. 저보다 훨씬 더 장애인 진료에 대한 전문가가 최소 주에 한번 내지 두 번 그리고 필요하면 추가적으로 더 방문할 수 있다면 이 분들의 삶의 질이 얼마나 더 좋아질까요? 즉 이 분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주치의가 생긴다면 얼마나 좋은 일일까요? 그리고 그것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면 장애인 분들의 건강과 삶이 얼마나 개선될지 그로 인해 우리 사회는 얼마나 더 건강해질지 상상만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속에서 한의학과 한의사들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장애인 주치의 사업에서 한의사가 배제되었지만 올해 시범사업 등을 통해 2019년에는 장애인 주치의 사업에 한의사도 포함되어 장애인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세계 스포츠 현장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강릉선수촌 폴리클리닉 한의과진료소를 다녀오다 내가 겪은 평창동계올림픽-2 지난달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2월을 뜨겁게 달구었던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92개국, 292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역사상 역대 최고 규모의 대회였다. 또 최초로 100개가 넘는 종목에서 메달이 걸려있었던 대회였다. 이와는 별개로 한의계로서도 역사적인 대회로 남게 될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병원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이하 IOC)가 공식적으로 한의과 진료소를 운영한 최초의 대회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1월30일부터 2월13일까지 강릉선수촌내 선수촌병원인 폴리클리닉에서 한의과 진료를 전반기 동안 담당했다. 전반기의 주업무 중 하나는, 세계 각국의 선수단 및 임원단이 본격적으로 입촌하기 전에, 차질 없이 미리 진료실을 세팅하는 것이었다. 또 대회 초반에 시설 탐방을 하는 각 나라의 팀닥터 및 임원들에게 진료소에서 어떠한 치료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일종의 홍보대사 역할도 겸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폴리클리닉에는 없었던 한의과 진료소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많은 관심과 질문이 있었는데 이는 적절한 시각자료와 설명을 통해서 홍보를 진행했다. [caption id="attachment_392354" align="aligncenter" width="1024"] (왼쪽)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치료를 받고 있다.(오른쪽) 프랑스 피겨 대표선수가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치료를 받고 있다.[/caption] 평창과 강릉 양쪽의 클리닉에서 최초로 선수 진료의 시작을 열었던 것은 강릉선수촌이었다. 미국팀의 경우에는 제일 많은 수의 선수 및 임원단을 파견했다. 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무 관련 인력만 60여명을 파견했는데, 이 중에 의무총책임자인 빌 모로(Bill Moreau)는 한의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치료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이후, 본인 팀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를 한 명 진료를 보냈다. 선수촌병원 한의과에서 최초로 치료를 받은 이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브라이언 한센(Brian Hansen)이다. 그는 2010년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팀추월 은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이후 미국팀의 의무총책임자인 본인도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며, 직접 내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갔다. 선수와 임원단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의사들은 한의과 진료실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며, 대화를 나누고 갔다. IOC 소속으로 진료실을 참관했던 독일의 정형외과 의사와 미국의 정골의사 등도 한의과 진료실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많았다. 침을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는 독일의 정형외과 의사는 본인의 허리통증에 직접 침 치료를 받고 나서 통증이 사라졌다고 흡족해 하며 많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자원봉사 자격으로 평창을 찾았던 한 노르웨이의 의사는 “고국에서 난민진료를 하는데,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에 침 치료를 병행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진료실을 수시로 오면서 진료하는 것을 구경하고, 직접 치료를 받으며,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현장에 나오게 되면, 한의학이 세계 각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392355" align="aligncenter" width="1024"] (왼쪽) 미국 올림픽위원회(NOC) 임원이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진료를 받고 있다.(오른쪽) 우크라이나 한 임원이 한의 폴리클리닉을 재방문해 침 치료를 받고 있다[/caption] 스포츠현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도핑과 관련한 부정행위를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IOC의 경우에도 이러한 이유로 대회기간 중에 약물의 주입 등과 관련된 행위를 원칙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하며 매 올림픽 이전 이른바 ‘Needle Policy’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 때에도 동일한 문건이 공표됐다. 이 문건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침 시술은 약물을 주입하는 행위로 간주되지 않아 대회기간 중 ‘주사 신고 서식(Injection Declaration Form)’의 작성 없이 허용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난 올림픽의 통계들을 살펴보면 폴리클리닉을 찾은 선수들 중 많은 수가 근골격계 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이때 침 치료의 장점은 도핑과 무관하며, 근골격계 질환에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내과적인 질환에 있어서도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핑과 관련된 문제가 항상 화두인 국제스포츠현장에서 사용가치가 무궁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제무대 최고레벨의 스포츠현장에서 공식적으로 한의과 진료소가 운영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임은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이 끝이 아닌 새로운 기점으로 삼아 한의사가 본격적으로 국제스포츠현장으로 진출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현재 IOC가 주관하는 올림픽 폴리클리닉 내에 필수 설치돼야 하는 과들이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 폴리클리닉이 운영되더라도 이러한 필수과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 한의과의 경우에도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해야 될 것이다. 한의사라는 제도적 특수성상 전 세계 다른 어떠한 단체들과 연대해 이러한 일을 추진할지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도 다음 하계올림픽인 2020년 동경올림픽, 다음 동계올림픽인 2022년 베이징올림픽 모두가 동양권에서 열린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다. 두 올림픽을 준비하는 조직위에서 한의과 진료소에 시간을 할애해 탐방하고 갔기에, 추후 올림픽에서 폴리클리닉의 운영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의사들도 국제스포츠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었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지면을 빌려 본 대회의 성공적인 의무지원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홍주의 서울시한의사회 회장, 공이정 강원도한의사회 회장, 본 학회 명예회장단 및 임원진 여러분, 또한 아낌없이 물품을 지원해주신 영일엠 사장께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
KOMSTA, 네팔 한의약봉사 (完)온전한 호전 위해선 중장기 해외한방의료 필요 진료 3주째 4~8일 - 진료를 쉬는 토요일에 진료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고아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독일에서 만들어 운영하다 지금은 민간단체에 의해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네팔의 집들보다는 현대식 건물로 내부시설도 좋아 50명 정도 수용하는 규모지만 오히려 이 아이들이 부모 있는 아이들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닌지 하는 위험한(?) 생각을 잠시 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진료소 두개 건물도 2002년과 2008년 독일에서 지어 의료봉사 장소로 쓰던 곳이라는데 선진국이란 국민소득이 높은 것도 의미하나 다 같이 잘 사는 나라, 구조적으로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렇게 이 먼 나라에 까지 실천하는 독일이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에서 후원하고 콤스타(대한한방해외봉사단-해외 한방의료봉사단체) 주관으로 네팔 한의약봉사에 와있는 나는 한 때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이제는 당당히 어려운 나라에게 지원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하다. 시설을 둘러보고 그곳에 계신 한 선생님과 일부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몇 일 전 우리 진료소에 와서 진료하고 갔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다. 그 아이들은 네팔 국가를 부르며 우리의 방문에 답하고 우리는 준비해 간 간단한 과자를 전하며 23일에 오는 단기 1진료팀이 한국에서 기부받은 학용품을 가져오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하자고 함께 의견을 모았다. 4일-월요일, 우리는 지난주 목·금요일에 환자가 많아지며 금요일은 최대 118명의 환자를 보며 이제는 시간이 안 되어 돌려보내야 할 환자가 생길 것을 걱정하며 진료를 시작했다. 진료시 언제부터 아팠냐고 물어보면 1, 3, 5, 10년째 아프다는 환자가 많은데 기가 막히고 그 긴 시간을 참으며 병원을 못 갔다 생각하니 한국은 전국민 건강보험이 실시되어 병원쇼핑이란 말도 생겨났는데 참 대조적이고 우리나라의 의료제도가 자랑스러워진다. 허리를 끈으로 칭칭 동여매고 오는 사람들이 있어 통역에게 물어보니 허리가 아파 통증을 줄이는 해결책으로 하고 다니는 것이라는 말에 또 마음이 아프다. 초기에 대부분 영양 부족에 물도 많이 먹지 않아 저혈압이 많았던 반면 오늘은 200이 넘는 고혈압환자가 3명이나 와서 혈압이 높을 만한 원인을 찾아 임시방편으로 침을 놔주고 곧바로 병원에 가라고 했으나 과연 그렇게 했을지 의문이고 걱정이다. 98세 할머니가 이웃집 친구랑 걸어서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너무 해맑고 느긋하심에 신기하다. 아마 그 나이에도 일을 하시는 듯! 여기 사람들은 햇빛에 노출되고 살이 없어 그런지 4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까지는 실제 나이에 비해 10~20살 정도가 더 늙어 보이는데 오히려 70~90대는 그 연령층으로 보이거나 그 연령보다 조금 젊어 보이는 듯하다. 총괄업무 맡은 소영씨에게 다운받아 이루마곡들을 진료실 배경음악으로 들려주는데 침 치료하는 동안 정서적으로 안정된 효과를 줄 것 같아 나 스스로 흐뭇해 한다. 오늘도 역시나 한의사들은 정신없이 바빠 침을 어찌 놨는지 환자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는데 옆에서 지켜본 나는 환자들이 대부분 더 나아졌다며 오는 재진환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앞으로 한 달도 더 해야 하는데 건강이 걱정되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한의학이 네팔에서 신뢰와 큰 효과를 보고 크게 홍보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 일부 환자는 되돌려보내며 111명의 환자를 봤다. 5일-화요일- 한의사들이 침을 놓고 추후결과를 궁금해 하는 환자가 증세가 좋아져서 오면 너무 반가워한다. 우리 A팀의 박재은 선생님은 대화를 많이 하고-물론 통역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여 그 환자의 상황과 심리까지 고려하여 세심하게 침을 놓으시고, B팀 이준 선생님은 약보다 침으로 대부분 치료하시며 심지어는 백선도 침을 놓아 하루만에도 눈에 띄게 많이 호전되어 네팔사람뿐만 아니라 지켜본 우리들도 놀랐고 추나요법을 병행하여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데도 불구하여 몸을 사리지 않는 분이다. 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의료팀들의 숙원에 닭백숙이 저녁으로 나와 먹고 남은 것으로 다음 날 아침, 점심까지 닭죽으로 해달라고 먹는데 기쁘기도 하고 왠지 서글퍼지기도 한다. 진료에 필요한 말만 간단하게 외워 하는데 나름 유창한 네팔어에 자기네말로 여러 가지를 물어 당황했다. 오랜만에 환자수가 적어(81명) 한의사들은 최선을 다할 충분한 시간에 만족감이 높아졌는데 주로 재진환자를 월·수·금에 오라고 한 탓인듯하다. 다 빨간색인데 노란색 띠까 (이마에 바르는 행운의 색칠)를 한 여자가 있어 물어보니 과부는 노란색 띠까를 한단다. “왜 여자에게 이렇게 유독 잔인하게 차별하며 아픈 상처를 주홍글씨처럼 드러나게 하는 네팔관습에 슬며시 심술도 나고 화가 났다…얼마나 가슴 아리고 눈물로 지새는 숱한 날을 견뎌야 하는 연약한 미망인에게 너무나 가혹한 이중고의 삶의 무게이며 극복할 수도 없는 차별인가” (양수언니의 단톡방의 글 일부) 일이 끝나고 차를 타고 내려오는데 유독 오늘따라 운전수가 다른 차 운전수들에게 멈추고 인사를 한다. 네팔은 차가 적어 차 운전하는 사람들끼리 나름 자부심이 있는 듯하고 차가 소중해 장식하는데 치중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저녁에 우리가 머무는 게스트룸에 오면 전기가 풍부하지 않아 정전이 자주 된다. 그래서 집집마다 냉장고도 거의 없고 세탁기는 당연히 없다. 도로와 상하수도를 발달시키면 훨씬 발전속도도 빠를듯 한데,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어서 먼지 뒤집어 쓴 식물들이 광합성은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서 사람들도 천식이 많고 쓰레기도 모두 태워 플라스틱, 심지어는 음식 깡통도 다 태운다. 그래서 걸어 다니면 쓰레기 타는 냄새가 너무 싫다. 다이옥신이 널리 퍼져나가는 듯하여. 6일-수요일, 오는 많은 환자들이 허리에 천을 두르고 와서 왜 그런지 물어보니 물소 사육이나 밭농사, 노동 일로 인한 허리 통증 때문이란다. 여자들 대부분이 많이 하고 남자들도 자주 있다. 통증을 치유하기보다는 당연히 삶을 함께 하는 것처럼 달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는 우리가 없을 때를 대비해 시간 여유가 있으면 통증에 좋은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지압법을 소개해 준다. 허리 통증이 다 나았다는 사람이 드문데 그렇게 표현하고 또 다른 곳이 아프다고 치료하러 왔는데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 바쁜 와중에도 한 환자는 정성껏 세 번 치료하는 것을 보며 훌륭한 인내심과 인술을 펼치는 모습에 새삼 존경심 발산! 환자가 많아지면서 접수실에서 환자 치료시간에 맞춰 조절하여 보내니 훨씬 침놓는 게 수월하다는 한의사들의 말씀에 접수실 인숙씨의 지혜와 재치에 감동. 바쁠 때는 한의사들이 어떤 침을 놨는지 환자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 안난다는 말에 재빠르게 대처한 인숙씨 짱! 7일-목요일, 젊은 여자 환자 둘이 왔는데 몸에 넣은 피임기구 이용에 부작용이 있는 듯하여 침 놔주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통증 줄이는 법을 가르쳐 줬다. 이제는 소문이 많이 나서 귀족같은 부자들도 많이 오는데 빈곤층의 혜택이 더 많았으면 하다가 이것도 역차별이지 싶고 그들도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은 맛 볼 권리를 줘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환자 치료를 하며 한의사들이 하는 말씀이 최소 6회 정도는 봐야 병의 호전도 잘 볼 듯하다는 말은 중장기 해외한방의료봉사가 필요한 이유일 듯하다. B팀에서 96세 할머니가 어렵게 걸어와서 다음에 보호자와 오라하니 99세 할아버지를 모셔왔다는 말에 웃다가 슬퍼지는데 자식들이 데려오지 싶다가 여기는 20살 전후쯤 결혼하니 자식들도 70대나 80살쯤이라 생각되니 헛웃음이 나온다. 8일-금요일, 가져온 청산견통탕 약이 다 떨어져 대체약을 처방해 줬는데 말도 안통하고 어눌해 보여 침 놓는 것도 힘들었던 따망족 여인이 약봉투를 가지고와 이번 약보다 전에 약이 효과가 더 좋았다고 전에 받은 약을 달라고 말해 약 효과는 너무 잘 아는 똑똑한 여인이라며 한의사 선생님과 엄청 웃었다. 40세인 사고로 맹인이 된 남편과 47세 아내가 금슬이 너무 좋아 보여 이상해 물으니 여자의 전남편이 바람을 피워 멀리 가서 이곳에서 재혼해서 산다고 말한다. 네팔의 문화 여건상 여자가 재혼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침 치료내내 이야기를 즐겁게 하는 다정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힘들게 맞이한 행복이 영원하기를 기원했다. 이제는 환자를 많이 보며 길거리에서 그 환자들을 보면 친구나 이웃처럼 너무 반갑고 그들도 정겹게 인사한다. -
정행규 원장, '동의보감 특강' 출간…1700여건 치료사례 담아"한의사들의 동의보감 임상 활용서 역할하길 기대합니다" 형상에 따른 치료표 70여개 수록 통해 한의사들의 쉬운 이해 및 임상 활용 도모 중국·일본 등에 형상의학 소개해 한국 한의학 대표할 수 있는 노력도 기울여 나갈 것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그동안 한의대생들의 동의보감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특강 동의보감'이 10년만에 업그레이드돼 '동의보감 특강'이라는 제목으로 출간, 개원한의사들의 동의보감 임상활용서로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행규 원장(본디올홍제한의원·대한형상의학회 명예회장)은 "이번에 발간된 책은 동의보감에 나온 이론을 철저히 분석해 각 병증의 원인을 분석하고 어떤 경우에는 분석한 내용을 재배열하는 등 일반 한의사가 임상에 동의보감을 활용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저술했다"며 "또한 '생긴 모습이 다르면 증상이 같아도 치료법이 다르다'는 동의보감의 본래 의미를 충실히 반영해 형상에 따른 치료표 70여 개를 만들어 증상보다는 형상 위주로 병을 치료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1700여건의 임상례를 수록해 한의사들이 쉽게 이해하고 임상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책에 수록된 임상례들은 지난 30여 년간 정 원장이 치료한 사례를 모아놓은 것으로 자신의 임상 노하우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형상의학회 교수진과 회원 40여명의 치험례 180건이 함께 수록돼 있다. 한의대생 시절부터 앓고 있던 위장병으로 큰 고생을 하다가 형상의학의 창시자인 지산 박인규 선생을 만나 병을 고친 후 '내가 배워서 후학들에게 알릴 학문은 오직 형상의학'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게 된 정 회장은 지산 선생의 가르침 아래 형상의학에 입문하게 됐으며, 지금까지도 '형상의학'이라는 외길을 걷고 있다. "지금의 한의학은 처방을 중심으로 발달돼 왔다. 동의보감 발간 이후 방약합편이 발간되는 사이에 동의보감에서 중시됐던 체질진단과 망진의 전통이 잊혀진 것이다. 형상의학은 잊혀진 동의보감의 망진을 계승·발전시켜 치료에 활용하는 학문으로, 실제 임상에서도 형상에 따라 약을 쓰면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수십년간의 임상 경험에서 직접 확인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임상 노하우를 가감없이 공개한 취지와 관련 정 원장은 "오늘날의 한의학은 처방 위주로 발전한 탓에 '비방'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이 책에서 공개하는 것은 비방이 아니라 사람의 형상을 살피는 진단의 기술"이라며 "이 기술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적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동의보감의 전통적인 진단을 임상에 활용하는 이론적인 방법 및 실제 임상사례를 함께 제시해서 임상 한의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며, 정확한 진단에 따른 처방이 이뤄지면 치료의 효과 역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어 "형상을 보기 위해서는 몸으로 익혀서 체득이 돼야 하고 한 분야의 장인(master)이 되는 것처럼 오랜 시간의 수련이 필요한데 쉽고 빠른 것만을 추구하는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노력이 외면받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한의학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한의학 본연의 의미를 파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원장은 '동의보감 특강' 말미에 '한의학 인생 30년을 되돌아보며'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한의학은 공부법이 중요하며 신념과 집중, 끈기, 멘토,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 한의사들과 한의대생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정 원장은 매일 새벽 동의보감을 놓고 치열하게 공부하는 형상의학회 회원들의 노력이 우리의 동의보감 체질진단 전통을 지키는 노력이며, 앞으로 더 많은 한의사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했다. 이와 함께 정 원장은 향후 형상의학에 입문하려는 한의사들이나 현재 형상의학을 임상에 적용하는 한의사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인터넷 카페 '동의보감 아카데미'는 한의사들이 자신들의 임상 사례들에 대해 질의를 올리고 정 원장이 답변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10여년째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 원장은 "한의학이라는 학문은 인체의 신비를 풀어내는 학문으로, 독학으로 공부하기에는 한계가 따르는 만큼 한의학을 먼저 한 선배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 형상의학회에서의 강의뿐만 아니라 일반 한의사를 대상으로 부산 강의(18일, 부산시한의회관)와 동의보감 통독 5회 시리즈 강의(3월25일부터 매월 1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후배들이 동의보감과 형상의학을 이해하고 임상에 적용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정 원장은 "형상의학이 사상체질의학과 더불어 한국 한의학을 대표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의 저변 확대는 물론 중국이나 일본 등에도 전파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며 "더불어 앞으로도 형상의학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임상케이스를 축적해 나가는 등 형상의학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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