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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0이승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과 본과 2학년 본과 1학년 시절. 본과생들에게 경혈의 위치를 외우는 것은 수학의 구구단을 외우는 것과 같다. 이리 찔러보고, 저리 찔러보기도 한다. 교과서에 따르면 두 손을 이용해서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술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작 한 쌈으로 나오는 일회용 호침을 한 손에 들고 자침하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마침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만의 특색있는 커리큘럼인 ‘한의학 연구 과정’의 지도교수님이신 양기영 교수님께서는 당시 부산대 한방병원 침구과장님이셨다. 교수님께 관련된 이야기를 말씀드리자, 교수님께서는 현재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고, 발명하고 계신 ‘침구거치대’를 같이 한번 살펴보자는 제안을 주셨다. 침구거치대에 대한 생각을 전해 들은 지 만 2년이 지났고, 2023년 11월11일 개최된 ‘대한침구의학회 50주년 행사’에서 최초로 침구거치대가 외부로 공개됐다. 사람들의 반응은 호기심에 가득 찼고, 다들 침구거치대 밑면에 있는 QR코드를 찍느라 정신 없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1차 오프닝은 마무리됐다. 이렇게 좋은 것을 발표할 기회는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메디컬 해커톤’을 개최한다고 했다. ‘메디컬(Medical)+해커톤(Hackerton)’은 의학과 관련된 참신한 아이디어를, 마라톤하듯 여러 명이 완주하여 성과물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거면 우리가 발명한 침구거치대를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침구거치대 발표를 준비하면서 침구거치대가 단순히 침을 꽂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삿바늘의 자상 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된다면, 치과병원과 양방병원에서도 자상 사고를 발생시키지 않고 리캐핑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몇 날 며칠을 밤새워, PPT를 제작하고 관련 자료를 모았다. 실제로 이것이 시제품이 되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매출액계산서와 같은 실무적인 내용도 포함시켰다. 메디컬 해커톤 경진대회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발표를 진행했고, 우리는 우수상을 받았다. 한의학과를 대표해 메디컬 해커톤이라는 대회에 참가하여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 한의학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침에 대한 안전성을 알릴 수 있었던 이번 대회는 우리에게 값진 성과를 안겨주었다. 덤으로, 2회차인 이번 메디컬 해커톤에서 처음으로 한의학과에서 입상하게 되었다는 후일담도 들었다. “登高自卑”라는 말이 있다.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비록 첫 도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미래 한의학을 일궈나갈 한의학도로서 이러한 도전정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도전이 마중물이 되어 더욱 다양한 한의학 관련 메디컬 해커톤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변화가 있을 때가 도약할 수 있는 순간”김은혜 경희대학교 산단 연구원 (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경희대 산단 연구원의 글을 소개한다. 몇 년 전, 의대병원에서 빅데이터 연구로 각종 논문이 유명 저널에 출판되는 것을 보면서 나름대로 따라 해본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5개의 보건 관련 정부 데이터베이스(이하 DB)로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환자의 정보와 건강보험 사용 항목들을 추출하여 특정 의료기관이나 치료도구를 자주 이용한 환자들의 특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하는 순이었다. 한의의료기관의 데이터가 잘 축적되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도 않고 5개 DB 중 몇 개는 분석해 볼 법한 자료가 있겠거니 생각하며 시작된 추출 작업은 꼬박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스크리닝을 목적으로 가볍게 시작한 추출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던 것은, 내가 익숙하지 않았던 작업이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가장 큰 원인은 한의의료기관에서 신고된 제대로 된 자료가 없어서 구석구석 살펴보다가 지연된 것이었다. 비급여 항목은 바라지도 않았고 급여 항목 자료라도 찾아보겠다는 마음에 한의의료기관에서 신고된 자료의 하위의, 하위의, 하위의 항목으로 내려가다 보면 결국 도달하는 자료에는 ‘null’이라고 입력되어 있었다. 엄청난 임상 데이터 체계적 정리 미흡 나중에 상황을 들어보니 DB가 현대의학적인 진단 및 진료 흐름에 맞춰서 신고 항목이 자동으로 분류되게 설계되어 있어서 발생한 문제라고 들었다. 당시만 해도 한의의료기관에서 신고되는 진단명부터가 대부분이 한의학적 변증만 포함되어 있고, 입력할 수 있는 검사 항목은 부재하나 치료 도구는 거의 기관별, 변증별, 원인별로 동일한 경우가 많아서 데이터 분류 작업이 오류가 날 확률이 높다는 뜻이었다. 더불어 한약은 급여 항목이 종류가 적을뿐더러 그것을 사용 및 보험 신고된 실제 례가 너무 적기도 했다. 쉽게 말해 보험 한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자, 다시 말해 신고되는 자료가 기준에 맞지 않아 컴퓨터가 소위 ‘gg’를 쳤다는 말이었다. 결론적으로 당시의 자료 안에서 한의학계에 도움이 될 만한 주제를 찾기는 어려웠다. 다행인 건, 지금은 꽤 정리가 되어서 ‘한의의료기관을 내원한 환자의 주진단명’ 등의 자료 정도까지는 추출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제공되고 있는 엄청난 데이터에 비해서는 아까운 주제이기는 하다. 최근에는 증상-변증-치료 순의 표준화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연구실이 많은 것 같다. 아마도 나에게 DB의 충격을 주었던 즈음에 시작되고 있던 표준임상진료지침(이하 CPG) 및 표준임상경로(이하 CP) 연구가 성공리에 마무리 되고, 정리된 자료를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과정의 단계가 도래하면서 불고 있는 순풍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질환의 CPG가 한창 발표되고 있던 시기에 주위에서 ‘그런데 실제 진료 볼 때는 CPG 안 쓰잖아.’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CPG 개발진 1인으로서 아주 기대하고 있는 변화이다. 올해 긍정적인 나비효과가 최대로 기대하면 얼마나 클지조차 가늠이 되지 않는 각종 의료기기와 의료도구들을 합법화하는 과정에서 문서화할 수 있는 내용을 추출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문서화하는 것, 나아가서 그것을 학생 및 현장에서 가르치고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큰 (법적) 의의를 가지는지 우리 모두가 경험했다. 표준화, 데이터화 작업 이제야 빛 발해 하나같이 ‘교과서에 포함되어 있나요?’, ‘국가고시에 반영되나요?’ 류의 질문을 확인했고, 교육 과정과 국가고시에 반영하기 위해 십 수 년 전부터 표준화와 데이터화를 해온 노력이 빛을 발했다. 그런 의미에서 CPG 연구가 유종의 미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한의학적 진료 흐름의 표준화 작업의 기반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CPG의 연구에 참여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겠지만 진료지침의 근거로서 한국의 한의의료기관 정보가 제한적이었고 많이 적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TCM, 일본의 kampo, 한국의 TKM에서 사용하는 치료도구의 조합이 매우 유사하기에 연구도 가능하고 근거로서 부적합함은 없으나 타국, 특히 일본의 kampo를 활용한 연구를 보면 한국의 실태가 아쉬울 때가 많았다. 한의사가 일본 제약 회사인 쯔무라 및 크라시에에서 나오는 한약들을 환자들에게 사용한 례만 해도 수천만 건은 될 텐데 한국에서 수행된 대규모 연구가 제한적이라는 현실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정부 의료기관 DB에 등록된 한의치료의 내용이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이를 위해서는 한의 진료 과정의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꼭 반드시 현장의 100%를 반영한 표준화여야만 쓸 만하다며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닌 환자와 학생에게 보여주었을 때, 나아가서는 법적 근거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정도의 반영도로 시작하더라도 그 작업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내부의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생겼다. 한마음으로 변화 받아들일 준비해야 작금의 한의계의 분위기가 현대의학의 체계를 벤치마킹하는 면이 있다는 사실이 비난도 많고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오로지 ‘한의학’ 고유의 섬을 지키겠다고 주장하나 실상은 갈라파고스화 시키는 것인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가 있을 때가 도약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했다. 그리고 도약과 추락의 위험부담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한의계를 이어 나갈 재능 많고, 똑똑한 다음 세대들이 ‘변화’ 자체를 원하고 있다는 소리를 외치고 있는 지금은 우리가 한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
소아의 특발성 저신장, 한약·성장호르몬 복합치료 ‘효과’[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장보형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KMCRIC 제목 소아의 성장 문제인 특발성 저신장에 어떤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적인가? 서지사항 Lee B, Kwon CY, Jang S. Comparative effectiveness of East Asian traditional medicine for treatment of idiopathic short stature in children: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Integr Med Res. 2022 Jun;11(2):100832. doi: 10.1016/j.imr.2022.100832. 연구 설계 소아의 성장 문제인 특발성 저신장에 사용할 수 있는 한의학적 치료들의 비교 효과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 연구. 연구 목적 소아에서 특발성 저신장을 치료하는데 한의학적 치료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해 평가하고 요약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 대상 소아 특발성 저신장 상태. 시험군 중재 침, 한약, 뜸, 부항, 기공, 태극권, 약침, 봉침, 추나, 명상과 같은 한의학적 치료 및 이들의 복합 치료, 그리고 성장 호르몬 등 대조군 중재와의 복합치료. 대조군 중재 위약, 영양 보충제, 성장 호르몬, 비의학적 치료(운동이나 수면 등 생활 스타일 가이드를 포함), 한약 단독. 평가지표 ·일차 평가지표: 성장 속도(키의 변화율). ·이차 평가지표: 다른 성장 관련 지표(키, 예측 성인 키, 키 표준편차 점수), 성장 관련 호르몬(성장 호르몬, IGF-1, IGFBP-3), 중재의 수용 가능성, 부작용으로 인한 중도 탈락, 부작용 발생률. 주요 결과 1. 한약+성장 호르몬 치료는 침 치료 및 한약을 포함한 다른 한의학적 치료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했고, 성장 호르몬 치료와는 차이가 없었다. 2. 치료별 효과는 한약+성장 호르몬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었고 성장 호르몬, 한약+혈위 지압, 한약 순서였다. 저자 결론 특발성 저신장의 치료를 위해 한약+성장 호르몬은 큰 유의한 효과를 가질 수 있으며 다른 한의학적 치료 및 성장 호르몬 단독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높은 질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KMCRIC 비평 특발성 저신장증(Idiopathic short stature)은 전신적, 내분비적, 영양학적 또는 염색체 이상이 없이 어떤 사람의 키가 해당 연령, 성별, 인구 집단의 평균 키보다 2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이상 작거나 3 백분위수 미만인 상태로, 저신장증의 약 80%가 특발성 저신장증으로 여겨진다. 재조합 인간 성장 호르몬(Recombination human Growth Hormone)이 미국 FDA에서 2003년 특발성 저신장증 치료에 대해 승인받았으나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비싼 형편이다. 아직 최적 기준(gold standard)으로 여겨지는 치료법이 없고 여러 이견이 있다[1, 2]. 한국에서는 소아의 키에 대한 관심이 많아 다른 또래에 비해 키가 작다고 여겨지는 경우 여러 치료 방법을 찾는 경우가 많고 특히 국내 한의계에서도 많은 치료의 시도가 있는 만큼 현재까지의 근거를 정리하는 것으로 이 논문의 의의가 있다. 이 논문은 여러 한의학적 치료들이 포함된 무작위 시험을 대상으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시행해 각 치료를 비교 평가한 연구다. 최종적으로 14개의 무작위 시험이 포함됐는데 모두 중국에서 출판되었으며, 치료 중재(대조군 포함)로는 성장 호르몬, 한약, 침, 지압, 영양 보충제, 한약+성장 호르몬, 한약+혈위 지압, 한약+영양 보충제, 비의학적 치료 등 모두 10가지가 보고되었다. 포함된 연구 중 두 개의 연구에서만 연구 시작 전에 IRB 승인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었고, 11개의 연구에서 연구 대상자에게 동의서를 받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비뚤림 평가 도구로는 Cochrane RoB tool 2.0을 사용했다. 이 도구는 도메인별로 비뚤림 위험을 낮음(low), 일부 우려(some concern), 높음(high)으로 평가하지만 개별 연구별로 비뚤림 위험을 평가할 수도 있다. 포함된 연구 중 한 개의 연구에서 비뚤림 위험이 ‘높음’으로 평가됐고 나머지 연구는 모두 ‘일부 우려’로 평가됐다. 네트워크 메타분석은 1년 및 6개월간 성장 속도, 치료 1년 후 키, 치료 6개월 후 뼈 나이 변화 등이 가능했고, 여기에서는 일차 평가지표인 성장 속도 위주로 살펴보기로 한다.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모든 치료 중재가 비의학적 치료보다 1년 후 성장 속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여러 치료 중재 중 가장 좋은 치료의 순위를 보여주는 SUCRA(surface under the cumulative ranking curve)에 따르면 6개월 후 성장 속도에서는 한약+성장 호르몬이 가장 높은 순위였고 그다음은 성장 호르몬, 한약+혈위 지압, 한약, 영양 보충제 순이었다(한약+성장 호르몬과 성장 호르몬을 쌍(pairwise)으로 비교한 메타분석에서는 6개월 후 성장 속도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1년 후 성장 속도에서 한약+성장 호르몬이 성장 호르몬 단독보다 높았다). 이 연구에서 도출한 근거의 질을 평가하는 GRADE에서는 직접 근거, 간접 근거,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 1년 및 6개월 후 성장 속도에 대해 ‘Moderate’에서 ‘Low’로 평가됐는데 등급을 낮추는 주요 이유는 비뚤림 위험 평가와 넓은 신뢰 구간에 의한 비정밀도(imprecision)였다. 한편 한약+성장 호르몬은 비의학적 치료에 비해 1년 및 6개월 후 성장 속도에서 각각 큰 유익한 효과(large beneficial effect)를 보여줬다. 결론적으로 한약+성장 호르몬 조합이 1년 및 6개월 후 성장 속도에서 가장 좋은 치료 중재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의 한계로는 포함된 연구의 수가 적은 점, 따라서 직접 및 간접 비교할 만한 연구의 수가 한두 개 밖에 안되는 점, 포함된 연구의 방법론적 질이 낮고 규모가 작은 점, 포함된 모든 연구가 중국에서 진행된 점, 치료 중재로 사용된 한약의 종류가 일관성이 없는 점, 성인의 키 같이 장기간 추적한 평가지표가 보고되지 않고 모두 단기간의 평가지표만 보고된 점(이는 이 연구에서 무작위 시험만 포함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성적 성숙(sexual maturity)에 대한 기술이 충분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향후 연구 제안으로 방법론적으로 질이 높고 전문가 합의에 의한 표준화된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 한약+성장 호르몬에서의 한약-양약 상호 작용 연구, 치료 중재 간의 비용-효과 분석 등을 들었다. 이 연구는 특발성 저신장증에 대한 최적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성장 치료에 관심이 많은 국내 한의계에 한의학적 치료를 포함한 여러 치료 중재들의 무작위 시험을 중심으로 그동안의 근거를 정리해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 연구의 가장 큰 장점은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연구 방법론적으로 매우 탄탄하다는 의미인데, 향후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하고자 하는 경우 방법론적으로 참고로 삼을 만한 논문이다. 추출할 수 있는 데이터는 거의 모두 추출하고 이를 재구성 및 평가해 부록 등으로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는데, 가능한 모든 정보를 찾아서 공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다만 포함된 1차 연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결론이 아쉬웠다. 2차 연구인 체계적 문헌고찰 자체의 한계일 수 있는데 포함된 모든 연구가 중국에서 이뤄졌고 방법론적으로도 취약해 보여 과연 독자가 이 연구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도출된 근거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만한가를 평가한다고 할 수 있는 Grade 방법을 통해 근거의 질도 평가했고 그 절차와 결과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했으나, 주요 치료 중재와 평가지표에서 주로 ‘Moderate’로 평가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좀 의아한 점이었다. 고찰에서 이 연구의 한계와 향후 연구를 꼼꼼하게 제안한 것도 이 논문의 가치를 높인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특발성 저신장증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질 높은 연구가 나오길 기대하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장기간 추적 관찰을 통해 한의학적 치료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질 높은 연구가 나오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1] Lee B, Kwon CY, Jang S. Comparative effectiveness of East Asian traditional medicine for treatment of idiopathic short stature in children: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Integr Med Res. 2022 Jun;11(2):100832. doi: 10.1016/j.imr.2022.100832. [2] 이보람, 권찬영, 장수빈. 특발성 저신장의 변증 유형 및 변증별 증상 분석 - 중의학 논문을 중심으로.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 2021;35(1):1-17.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 access=S202206001 -
[젊터뷰] “한의약에 첨단기술 접목해 발전시켜야”[한의신문=강준혁 기자]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MZ세대는 전체 인구 중 약 34%를 차지,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면 60%를 넘어서고 있다. 한의계에서도 MZ세대들이 진출해 다양한 트랜드를 바꿔나가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젊은 한의약 연구자인 원광대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하원배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 교수는 최근 열린 한방재활의학과학회 40주년 기념식에서 학술상(젊은 연구자 부문)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연구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편집자주> Q. 자신을 소개한다면? 원광대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하원배 교수다. 전문수련 과정을 마치고 공중보건한의사로 대체복무를 한 뒤 2022년부터 학교 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를 시작했고, 2023년 9월부터 조교수로 임용돼 학교와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주로 근골격계 질환과 수술 후 재활치료를 맡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추나의학과 영상의학 그리고 임상술기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Q. 한방재활의학과학회 학술상 수상 소감은? 우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동안 지도교수이신 이정한 교수님의 지도 아래 수련의·학부 학생들과 함께 팀을 꾸려 다양한 논문을 출판해 왔는데, 이번 수상은 제가 대표로 수상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근무하는 병원은 의과병원의 권역외상센터와 붙어 있어 수술 후 환자가 유독 많아 수련의 때부터 수술 후 재활치료에 대한 부위별 케이스 시리즈 논문을 많이 작성했다. 이후로는 수련의·학부 학생들의 연구를 지도하며 다양한 주제의 논문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학부생의 경우 논문을 작성하고자 해도 연구 설계나 면허, 예산 등의 문제로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관심 분야의 문헌고찰이나 질 평가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학부생 스스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현재 그 과정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Q. 현재 중점을 두고 진행 중인 연구는? 원광대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에서는 2023년부터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함께 ‘한의 건강 노화 코호트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구의 주된 내용은 지역사회의 50~65세 중장년층 100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설문지와 신체 평가, 실험실 검사를 6년 동안 진행하며 노화의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특히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여러 생체지표와 더불어 신허 변증 지표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한의계에서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거의 처음이기 때문에 여러 시행착오가 있지만, 향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음에 따라 노년의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코호트 연구 외에도 실제 한의사가 사용하고 있는 치료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추나요법 중 근에너지기법(MET) 치료효과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연구를 진행, 경추통과 햄스트링 근육에 대해 각각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기법을 응용하는 방법과 빈도 등을 정리하고, RCT 연구의 결과를 통계적으로 합성해 치료효과를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제시함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첫해에는 학부생과 함께 충돌증후군에 대한 관절가동기법(Joint manipulation)의 임상적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했고, 현재 해외 학술지에 투고를 진행하고 있다. Q. 한의협에서 진행한 초음파교육에 교육위원으로도 참여했는데. 학교 소속으로 있다 보니 아무래도 진료 외에도 연구와 교육 등 다방면으로 업무를 맡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빨리 습득하고 익혀서 다시 연구와 교육으로 널리 확대해 나가는 것이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초음파의 경우 수련의 때 초음파를 활용한 경혈의 안전성 연구에 참여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경험이 있다. 그것이 계기가 돼 계속해서 초음파를 공부하고 진료에도 활용하게 됐다. 앞으로 학부 수업과 실습 교육에서도 초음파와 같은 현대 진단기기의 활용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Q. 젊은 한의사로서 바라보는 한의약은? 근대 이후 한의약은 전통적인 한의약을 계승하고 발전시킴과 동시에 최신 지식과 기술을 발 빠르게 들여오고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처럼 학문은 계속 앞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튼튼한 전통의학의 기초 위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이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이 앞으로 젊은 한의사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선진국에서 이미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노인의학과 생활습관의학 분야에서 한의약의 역할을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비단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시야를 넓혀서 한의약의 경계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 볼 부분이다. Q. 향후 계획 중인 연구가 있다면? 2024년에는 ‘한의 건강 노화 코호트 연구’를 계속 이어서 진행하며 대상자를 지속적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3년 하반기부터 이정한 교수님과 근막통증증후군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과 임상경로(CP)를 개발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한의계의 다빈도 질환 중 하나인 근막통증증후군에 대한 표준화된 진료지침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준 임상경로를 개발해 진료에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가 있다면? 앞으로도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치료기술에 대한 근거 구축을 이어가고자 한다. 그리고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시대가 필요로 하는 연구와 교육을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47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률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전립선질환의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처방(43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전립선 질환도 초기 實性의 단순염증에 의한 경우를 포함, 대부분 노화에 의한 전립선비대증과 과민성방광 등과 같은 후기의 허약성이 있다. 실제 단순한 전립선염의 경우에도 통계상 평균연령 50대 초반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노화단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해부학적 특성상 남성들만의 고유한 질환이며 우선적으로 비뇨기의 과민긴장을 해소시켜주는 증상 완화가 우선적이라는 점에서,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골반 및 회음부 주변 근육의 온열상태의 유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온열찜질, 반신욕 혹은 좌욕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근본적으로는 전립선비대에 대한 대처를 고려함이 마땅한데, 특히 고령자에서의 배뇨장애는 일상적인 사회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으로서 악성종양으로의 진행도 염두에 두고 대처함이 적절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소변이 잦고 방울방울 떨어지며 저절로 소변이 배출되는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腎虛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소변과 관련된 腎臟과 膀胱의 고유한 기능을 포함해 先天之精의 원천 기관으로서의 비뇨생식기계통 전체를 아우르는 기관이라는 관점에서 腎虛가 갖고 있는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소변배출만 보더라도 腎陰虛의 관점은 노화 및 만성화에 따른 물질 공급 차원의 문제라면, 腎陽虛는 배출력의 기능 약화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일찍이 많은 한의학 문헌에서 下焦에 血이 없고 氣가 下降하지 못하여 ‘消腎不渴 肌肉瘦削 小便澁數而瀝 如欲滲之狀 或虛勞內損遺尿 或下焦虛寒 小便欲出而不禁’한 것으로 腎虛로 인한 배뇨장애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 平補丸 平補丸 혹은 平補元은 宋의 楊士瀛이 1264년에 자신의 號인 仁齊를 사용해 편찬한 仁齊直指方論(일명 直指)에 수재된 腎虛로 인한 小便不利의 처방이다. 直指의 의미를 이 책의 서문에서 ‘명백하여 알기 쉬운 것(直)과, 흔적을 발견하여 보여주는 것(指)’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편 丸과 元의 처방명의 혼재는 기본적으로 보통의 경우 丸보다 큰 것을 元·丹이라 했다는 점에서 모두 丸劑의 범주에서 설명될 수 있는데, 丸劑는 휴대·저장에 편리한 장점으로 전통적으로 주로 만성질병에 응용되어졌다는 점에서 장기간의 치료관찰을 필요로 하는 腎虛로 인한 배뇨장애에 적절한 방제형임을 알 수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11품목을 소변불리를 기본 증상으로 하는 노인성·허약성 전립선 질환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氣는 溫性7(微溫2), 寒性1, 平性1로서 전체적으로는 확실한 溫性이다. 이는 노인성·허약성 전립선 질환에 활용되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매우 합당한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4종의 구성약물에서 修治과정에서 열을 거침으로써(炒, 薑炒, 酒製), 각 약물이 가지고 있는 補陽 효능에 기본적인 活血 기능을 보강하고 있다는 점에서 溫性에 대해 철저한 보좌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陽虛症에 대한 적극 대비를 하면서 寒性약물 1종(川練肉)으로 反佐하는 최소한의 음양배려를 했다고 설명된다. 2) 味(중복 포함)는 甘味5(酸味2, 澁味1), 辛味6(微辛1), 苦味4, 鹹味1로서, 甘辛味를 중심으로 苦味와 鹹味가 보조하고 있는 형태이다. 甘味는 滋補和中緩急의 효능으로 虛症에 대한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데, 특히 여기에서의 酸味와 澁味 역시 收斂固澁의 역할로 虛症에 대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부류로 분류된다. 辛味의 경우 여기에서는 行氣 특히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潤養작용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된다. 苦味는 虛熱에 대한 淸熱降火 작용으로 利水滲濕에 필요한 解熱과 利尿, 鹹味는 能下 能軟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3) 歸經(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은 肝9, 腎8, 脾4(胃1), 心2(小腸1), 大腸1로서 肝腎經에 주로 작용하며 脾心經이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下焦의 주된 기관으로서의 肝腎經은 肝主筋 腎主骨의 補陽藥의 주된 경락과 일치하며, 이는 곧 先天之本이자 陽氣之本인 下焦의 기운쇠약에 해당되는 노인성의 소변불리에 부합된다고 본다. 脾心經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下焦의 溫養에 해당되는 助腎陽→補脾陽→益心陽과, 脾統血 心主血의 혈액統攝 작용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小腸의 경우 心移熱於小腸에 연계된 소변불리의 치료에 연계된다. 4) 효능은 補益藥8(補陽藥6,收澁藥1,補血藥1), 理血藥2, 理氣藥1로서 확실한 補益 즉 補陽에 집중돼 있어 노인성 허약성에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補益藥에서의 補血藥 1종(當歸)은 陰生陽長의 원리에 기반한 相使약물로 설명되며, 理血藥 2종(牛膝과 乳香)은 活血을 통해서, 理氣藥 1종(川練肉)은 肝氣鬱血에 대한 順氣를 통해 보좌하고 있는 형태이다. 5) 製法과 복용법(糯米糊丸 梧子大 棗湯 혹은 鹽湯에 50丸) ① 찹쌀인 糯米는 甘溫하여 溫中의 작용을 나타내며, 棗湯의 大棗는 甘平하여 益氣養脾의 작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보조약물이다. 특히 여기에서는 强壯緩和 및 和胃의 역할로써 緩和藥性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아울러 구성약물의 修治에서 활용된 溫性(胡蘆巴炒, 杜仲薑炒) 의도와 부합된다고 보여진다. ② 鹽湯에서의 食鹽은 引導下焦의 작용으로 腎經으로 歸經하는 輔料物이라는 점에서, 노인성·허약성 전립선 질환 치료의 기전에 부합되는 복용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고혈압환자의 경우에는 食鹽 섭취가 부적절하다는 점에서, 引導下焦에 해당되는 黑豆湯 혹은 처방구성약물 중의 하나인 牛膝을 따로 달여서 동시에 복용시키는 대체방법이 바람직할 것이다. 2.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君藥(補益藥 8종): 補陽藥 6종은 潤性(菟絲子 杜仲 巴戟 肉蓯蓉)과 燥性(益智仁 胡蘆巴)을 나타내어 상대적인 潤性이며, 收澁藥인 山茱萸와 補血藥인 當歸 역시 潤性약물로 분류된다. 특히 대개의 補陽藥이 燥性이고 滋陰藥은 膩性인데 반하여, 여기에 속한 補陽藥은 補而不燥 滋而不膩하고 藥力이 緩和하여 身을 燥하게 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① 杜仲: ‘肝主筋 肝充則筋健, 腎主骨 腎充則骨强’과 ‘凡下焦之虛, 非杜冲不補’의 생리에 부합되는 약물로서, 여기에서는 薑炒하였지만 보통 鹽製 후에 효력이 증강된다는 점을 응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② 巴戟과 肉蓯蓉의 비교: 둘 다 補腎助陽하나, 肉蓯蓉이 巴戟에 비해 滋液而潤燥하여 補陽하면서도 益陰(滋潤)시키는 효능이 더욱 강하다. ③ 菟絲子와 益智仁의 비교: 둘 다 溫補脾腎의 작용이 있으나, 菟絲子는 溫脾<溫腎하며 益智仁은 溫脾>溫腎한다. 菟絲子는 氣味가 和平하여 補陽하고 아울러 益陰할 수 있는데, 더구나 溫而不燥하고 補而不滯한 특징으로 肝脾腎 三陰의 平補良藥이 된다. 이에 비해 益智仁은 溫脾煖胃·溫運脾陽이 주된 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益腎火하지만 澁性을 갖추고 있다. ④ 胡蘆巴: 오로지 腎經에 들어가는 補腎陽藥으로 命門의 火를 補한다(右命門藥也 元陽不足冷氣潛伏不能歸元者宜之-本草綱目)는 면에서 補陽의 기능보강면에서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⑤ 山茱萸: 微溫한 성질은 肝腎의 陰陽을 平補하므로(平補陰陽之劑), 甘寒滋潤한 약물과 배합돼 陰血을 補하고 甘溫辛熱한 약물과 배합되어 陽氣를 補益하는 收澁藥이다. 전통적으로 去核하지 않으면 주된 작용인 澀精 효능이 나타나지 않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滑精 작용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와 같이 潤性의 補益藥에 속하며, 아울러 많은 실험결과에서 뚜렷한 이뇨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⑥ 當歸: 甘補 辛散 溫通의 약물로서 補血과 活血 작용을 나타내며 아울러 行氣止痛의 효능을 나타낸다. 따라서 一切血證에 心主血 脾統血 肝藏血의 작용으로 血虛血滯를 막론하고 모두 常用할 수 있는 약물이지만, 특히 그 性이 따뜻하므로 血分有寒者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다. 2) 臣藥(理血藥 2종): 모두 活血祛瘀藥으로 活血을 통한 通經기능을 발휘한다. ① 牛膝: 苦味의 降泄작용과 肝·腎 2經의 歸經으로, 活血祛瘀하고 引血下行작용을 나타낸다. 특히 “牛膝은 通利竅하며 能引諸藥下行한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배변과 이뇨작용 아울러 타 약물의 효능을 下方으로 인도시키는 역할을 한다. 더욱이 酒蒸하면 補肝腎 强筋骨한다는 점에서, 여기에서는 補陽의 효능증강을 위한 酒蒸牛膝 사용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본다. ② 乳香: 辛散 苦泄 溫通하고 香은 走竄케 하여 活血消瘀하고 經絡을 宣通케 하는 효능이 있다. 消瘀活血하면서 行氣하는 효능을 발휘한다. 3)佐使藥(理氣藥 1종): 理氣藥인 川練肉도 順肝氣滯작용으로 혈액대사와 관련되며, 歸經인 小腸을 통한 淸熱작용(導小腸膀胱之熱 膀胱爲州都之官 小腸爲受盛之官 二經熱結 則小便不利-本草經疏)으로 소변배출을 도와줌으로써 주된 효능인 補陽을 보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소변불리, 소변불통, 轉脬, 尿數, 遺尿不禁의 치료처방으로 소개돼 있는 平補丸은, 본초학적 분석을 통해서도 노인성 및 허약성으로 인한 전립선 질환에 유효함을 알 수 있었다. 즉 전립선 질환은 남성의 노화단계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는 점에서, 肝腎陽虛의 주된 생리 및 병리 증상과 일치하며 이에 부합하는 약물로 구성된 처방이라고 본다. -
“과학적 근거로 펼쳐지는 한의학”황재현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본4 예과: 너무나도 난해하고 어려운 한의학 힘든 수능을 치고 한의과대학에 입학한 후 예과 때 ‘맹자’, ‘한의학개론’ 등을 듣게 됐다. 한의학 고전 위주의 커리큘럼 때문인지 한의학이 많이 낯설고 난해했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익숙했던 나에게 전혀 들어보지도 못하고, 만나보지도 못한 한의학적 사상과 동양적 생각을 접하면서 과연 한의학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까지도 갖게 됐다. 심지어 예과과정을 거치고 있던 나에게 이런 정도인데, 한의학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는 한의학이 더더욱 난해하고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문인지 친구들이 나에게 한의학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냐고 항상 물어왔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과학적 근거의 유무는 모르고, 임상적인 효과는 있다라는 식으로만 대답을 해왔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한의학에 대한 근거를 몰랐으며 따라서 확신이 없었기에, 이런 식으로 밖에 대답할 수밖에 없는 점이 항상 부끄러웠다. 내가 한의학에 대해 자신감 있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에, 나도 모르게 남들에게 내가 한의대생이라고 당당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러한 경험으로 예과 시절에는 늘 한의학에 대한 학문적 근거, 즉 과학적·통계적 근거가 환자들과 일반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했다. 꼭 누군가가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연구결과들을 밝혀내주기를 고대했었다. 본과: 과학적 근거를 찾아서 그렇게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에 목말라 있던 나는 본과 1학년 교육과정 중, 지금의 지도교수님인 손창규 교수님의 ‘근거중심의학’이라는 선택과목을 듣게 됐다. 교수님께서는 예과 2학년 ‘면역학’ 수업에서도 항상 한의학의 근거중심, 과학적 근거를 강조하셨고 그에 맞는 성과와 업적을 갖춘 분이셨다. 마침 수업을 하시면서, 교수님께서 학부생 신분으로 SCI급 논문을 쓸 수 있게 하는 ‘섬머스튜던트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때마침 예과 때부터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에 의문을 갖고 있는 나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섬머스튜던트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 이렇게 학기 중에는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고, 방학 때는 논문 작성을 하는 생활을 하게 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연구 주제를 잡는 것부터 데이터 추출 방식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면서 너무나도 엄격하고 섬세한 작업이었다. 그렇게 논문을 작성하면서 교수님한테도 많이 혼났으며, 항상 내가 세워놨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훨씬 기간이 길어졌으며, 도중에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항상 예과시절 때부터 품어왔던 의문을 풀 수 있는 것이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됐다. 그렇게 묵묵히 논문을 쓰고 또 그것을 고치는 패턴을 계속해서 한 결과, 드디어 본과 4학년 때 나의 논문을 유수의 SCI급 저널에 투고했고 최종적으로 게재됨으로써, 나의 3년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한의학의 과학화란? 내가 3년 동안 논문을 작성하면서 느낀 점은 지금까지는 관념적으로만 느꼈던 ‘한의학의 과학화’의 의미를 깨닫고, 그러한 과업에 내 자신이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교수님께서는 연구뿐만 아니라 수업도 하시는데, 수업 시간에 한약과 침 치료의 효과를 단지 한의학적 논리와 기전뿐만 아니라 SR, RCT 등 논문과 과학적 연구를 통해 설명하시는 것이였다. 그렇게 설명하는 것이 기존의 설명방식보다 훨씬 더 와닿았다는 것을 느꼈는데, 환자들에게도 한의학을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 훨씬 더 설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 자신부터가 한의학에 대해 자신감과 근거가 없었기에, 남을 설득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논문들이 쌓이게 되면 한의사들도 한의학에 대해 자신감과 근거를 가지게 될 것이며, 지금보다도 더더욱 환자들을 설득할 수 있고 한의학의 신비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내가 방학 때 한 논문 작업처럼, 비록 논문 각각의 영향력은 작겠지만 각각의 논문들이 쌓이게 되면 결국에는 환자들을 양방의학 못지 않게, 자신감 있게,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한의학의 과학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의학의 과학화’라는 과제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연구자분들, 교수님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 -
“봉사야말로 자신을 비우고 그 자리에 보람과 가치를 채우는 것”Q. 먼저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단장님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2010년부터 ‘굿닥터스나눔단’ 단장을 맡고 있는 한의사 강인정입니다. 저희 굿닥터스나눔단은 사단법인 약침학회 산하의 사회공헌단체입니다. ‘나누는 기쁨 행복한 사회’를 이념으로 한의사를 주축으로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일반인들까지 함께 의료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농어촌 지역 주민들에게 한의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책 나누기, 직업체험 교육, 어르신 이미용, 영정사진 찍기, 안경세척, 손 마사지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2023 한의혜민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셨는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 먼저 뜻깊은 상을 주신 심사위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상에는 굿닥터스나눔단원 모두의 헌신과 수고가 담겨 있는 만큼 굿닥터스나눔단과 약침학회에 주어지는 칭찬이며 지금보다 더 많은 곳에 나눔을 실천하라는 응원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Q. 최근 나눔단의 한의의료봉사가 100회를 돌파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A. 매년 지역 의료의 중요성이 대두됨과 동시에 나눔단의 활동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 의료서비스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 한국가스공사, 기업사회공헌팀과 손을 잡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한의 의료봉사와 책 나누기, 직업 멘토링등의 사업을 진행하였고 카타르에도 해외 의료봉사를 나가 카타르 국민들에게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하였습니다. 보다 질 높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한국한의약진흥원 등 공공기관과 협약을 맺고 사회공헌의 질적, 양적 향상을 위해 이바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한기독한의사회와 MOU를 맺고 약침을 지원하여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힘쓰고 있습니다. 저희의 이러한 활동을 높이 인정받아 2015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최근에는 2023 서울사회공헌대전에서 서울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Q. 주로 농촌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촌 고령인구 비율은 전체의 50%에 육박할 만큼 농어촌 지역 인구의 고령화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 되고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의료혜택의 소외를 초래하게 됩니다. 농업 또는 어업의 특성상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지만 거동이 불편한, 혹은 연로한 어르신들이 질병치료를 위해 매번 버스를 타고 읍내 병원까지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면 단위까지 보건지소가 개설되어 있는 지역이 늘어났지만 이곳조차 찾아가기 어려운 거동불편 노인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으며 또 이곳에서 양질의 의료혜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 굿닥터스나눔단이 농어촌 지역을 의료봉사 활동 대상지로 선정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즉, 찾아가는 농어촌 의료봉사를 통해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진료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서의 의료봉사활동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단원 개개인에게는 자신의 시간을 희생해야 하고 단체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봉사를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한 후의 감동과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봉사야말로 자신을 비우고 그 자리에 보람과 가치를 채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기쁨이 배가될 수밖에 없겠지요. 열악한 환경에서의 힘든 의료봉사활동이지만 한번 참여했던 단원들이 재차로 참가하는 것은 바로 이런 기쁨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Q. 오랜 기간 동안 봉사를 이어오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때를 하나만 꼽아주신 다면? A. 100회의 시간 동안 즐거웠던 일과 힘들었던 많은 일들이 교차됩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몇 년 전 태풍 미탁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된 강원도 삼척 초곡리와 장호리에서의 의료봉사입니다. 태풍으로 주택과 도로가 파손되고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지내셨는데 주민들 한 분 한 분 정성을 다해 치료해드렸을 때 나눔단이 활동해야 하는 곳이 이런 곳이 아닌지 아픔과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내가 가진 의술을 펼치는 것이야 말로 의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사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단장님과 나눔단이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과, 단장님 삶에서 ‘봉사’라는 것의 의미를 듣고 싶습니다. A. 고대 중국 유교 경전의 하나인 서경에서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오복(五福, ‘수(壽), 부(富),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저는 이러한 오복 중 유호덕(攸好德)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무병장수와 부귀영화도 좋지만 주위 서로가 함께 나누고 베풀어야 살맛나는 세상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는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활동입니다. 나눔단의 지금의 활동이 기반이 되어 많은 분들의 마음에 사랑을 심어주기를 희망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A. 한의원을 운영하고 나눔단 활동을 하면서 한의약 우수성과 한의약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약침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한의약의 가치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눔단의 역할은 의료봉사에도 있지만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약침을 비롯하여 한의약의 우수한 치료방법들로 의료 빈곤지역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나눔단과 저의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
“사회봉사는 도구일 뿐 그 본질은 사회문제 해결에 있죠∼”[한의신문=기강서 기자] 본란에서는 ‘2023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손창현 보건의료통합봉사회장(365황금손한의원장)에게 수상 소감을 들어봤다. 손창현 회장은 보건복지부 등록 비영리민간단체인 보건의료통합봉사회를 창립,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한의인술 실천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등 한의사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 <편집자주> Q.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소감은?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오신 기라성 같은 한의계 선배님들께서 서계실 자리에 제가 서게 돼 송구스러운 마음과 함께 크고, 뜻깊은 상을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의료봉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는 대략 7년 정도 된 것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단체의 가치와 봉사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올곧이 지켜내고자 함께 해온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기댈 곳 없던 작은 비영리 단체로부터 시작해 연간 600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하는 오늘날이 오기까지 참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어려운 일도 많았다. 단체장을 맡아 △행정안전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재능나눔 지원사업 △성동구청 1인 가구 지원센터 수탁 △비영리 카페 운영 등 단체의 저변을 넓히고, 지역사회 곳곳에 통합의학적 인술의 실천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한 끝에 성취해 낼 수 있었다. Q. 보건의료통합봉사회를 소개한다면? 보건의료통합봉사회는 ‘의료복지 사각지대 마을 곳곳을 따스함으로 채우자’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직역, 전공의 청년, 대학생들이 함께 모여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에게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2016년 창립 이래로 현재는 전국 최대 규모 청년·예비 보건의료인 의료봉사단체로 성장해 중앙본부와 산하 전국지회(서울·경기·인천·대전·대구·부산)에서 △통합의료봉사 △국가재난의료봉사 △재가방문봉사 △정서지원활동 △보건의료교육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Q. 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강원도 양구로 의료봉사를 갔을 때 30년 동안 발바닥이 타는 듯이 아프고 열이 나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씀하시던 할머니께서 치료를 받으시고는 편히 주무실 수 있게 됐다면서 정말 고맙고 신기하다며 다음날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오셨던 기억이 난다. 그때 정말 뿌듯했으며, “이 맛에 봉사를 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즐겁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제가 치료를 잘해서라기보다는 한의학을 전공해 통섭적으로 환자를 보고 치료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Q. ‘사회봉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단순히 사회봉사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보다는 우리 개개인, 단체 등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주하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도구들을 활용해가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결론적으로 사회봉사는 도구일 뿐 본질은 사회문제 해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사회봉사로써 의료봉사와 보건의료서비스를 발굴해 제공해온 이유는 의료 소외지대와 복지 사각지대와 같은 사회문제가 존재하기에 이를 해소·해결하겠다는 것에 방점이 있는 것이다. 결국 제가 생각하는 사회봉사란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어렵지만 즐거운 숙제를 위한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하며, 한의사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바탕으로 산적해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결해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Q. 현장에서 한의의료에 대한 반응은? 의료 소외지역들을 순회하다 보니 한의진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특히 통합의학적 의료서비스에 대한 호기심과 선호가 뚜렷함을 느낄 수 있다. 진료소를 거쳐간 많은 분들이 참 따뜻한 진료를 해줘서 고맙다는 말들을 많이 해주셨다. Q. 향후 활동 계획 및 목표는? 내년에 저는 단체를 잠시 떠나 있을 계획이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단체가 다시 저를 필요로 할 때 다시 단체로 돌아갈 예정이다. 제가 잠시 떠나더라도 보건의료통합봉사회는 늘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들과 함께할 것이기에 걱정은 없다. 재충전하는 시간 동안 단체와 사회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 더욱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Q. 그 외에 하고 싶은 말은? 단체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신 회원분들, 이사님들 그리고 이사장님의 희생과 봉사로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밝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올 한해 너무 고생 많으셨고, 내년에는 더욱 좋은 활동들을 기획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진정한 인술을 함께 실천해 주셨으면 좋겠다. -
“혜민서 운영 통해 지역의료 발전에 앞장설 것”[한의신문=기강서 기자] ‘2023한의혜민대상’에서 혜민서 의료봉사단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혜민서 의료봉사단으로서 혜민서 내에서 한의의료봉사에 힘쓴 고영주 원장(손빛한의원)에게 수상 소감을 들어봤다. 혜민서 의료봉사단은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에서 35일간 혜민서를 운영하면서 산청군민뿐 아니라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한의학의 우수성을 확인시켜줬다. <편집자주> Q.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소감은? 2001년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부터 ‘2023 산청세 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에 이르기까지 경남한의사회 회원 및 의료진이 그동안 지역의료 창달과 함께 많은 의료시혜를 베풀어 온 것에 대해 이렇게 귀한 상을 주신 것 같다. 저는 혜민서 의료봉사단으로서 혜민서 내에서 추나요법 시술을 맡았으며, 이승화 산청군수, 정명순 산청군의회 의장, 군의원, 지역주민 및 엑스포 내방객들이 치료에 큰 만족감을 느꼈다는 말을듣고 많은 보람을 느꼈다. 특별상 수상을 계기로 저와 경남한의사회는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겠다. Q. 혜민서의 주요 활동 내용 및 특징이 있다면? 이번 혜민서에서는 한의진료(매일 한의사 10∼12명, 자원봉사 15∼35명, 초음파 진단기기, 저선량 X-ray, 추나, 한약제제 등)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주신 한의사 회원 여러분의 도움 덕분에 수많은 방문자들에게 의료시혜를 베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대행사인 체험관(온열, 한약향기주머니, 레이저치료기, 명상 등) 운영을 통해 방문한 내·외국인 6만3000여 명에게 한의의료기기의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고, 한의진료 시스템에 대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혜민서는 환자 접수에서부터 예약 및 현황 관리, 예진, 진료상담 및 문진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HYEMIN’을 활용해 종이 없는 혜민서 즉 스마트 혜민서를 모토로 운영했으며, 이를 통해 한의진료의 디지털화에 한발짝 더 나아가게 됐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의료진이 직접 사용하고 탄생시킨 경험과 성과는 귀중한 자료로 남아 한의학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Q. 혜민서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소회는? 혜민서 운영을 통해 수만명의 방문객들에게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고,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이번 산청엑스포 혜민서의 성공적인 운영에 도움을 준 많은 회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혜민서 운영은 경남한의사회의 결집된 역량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으며, 경남이 한방항노화산업과 한방항노화웰니스 세계화의 중심에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Q. 한의의료봉사 중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예전에는 한의진료가 침·뜸·부항 및 한약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추나요법, 초음파 진단기기, X-ray 골밀도 측정기 등 치료 범주도 다양하다보니 서로 치료를 받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함안에서 온 아주머니 한분은 엄지손가락 관절의 아탈구가 이탈돼 수기요법으로 치료를 했고, 주관절에 이상이 있어 경추 1번을 교정하니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평생 앉아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으셨다는 산청에 사시는 할머니 한분은 틀어진 골반을 추나요법 치료를 받은 후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또한 허리가 아파 보행이 불편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온 진주 여성분은 요추후만증이 있었는데 치료를 통해 바로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토록 해드렸고, 지팡이를 짚고 온 환자가 다음날 지팡이 없이 걸어서 방문한 일, 중풍환자가 마비가 와서 한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체념을 했는데 침 치료 등을 받고 호전된 사례 등을 통해 한의의료가 국민건강을 담보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를 비롯 남해 미조면 조도에서 오신 부부 중 여자 어르신은 귀가 잘 들리지 않았는데 치료를 받은 후 귀가 잘 들리게 됐다면서 마산까지 남편이 손수 운전하고 와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하는 등 여러 사례들을 통해 보람을 느낌과 함께 가슴이 뭉클한 경험을 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혜민서는 지금까지 경남한의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운영해 왔고, 내년에 열릴 산청한방약초축제 기간에도 운영될 예정이다. 경남한의사회는 앞으로도 지역의료 창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저 역시 꾸준히 한의의료봉사 에 참여할 예정이다. -
수사와 재판 잘 받는 법-32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의료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분쟁의 원인과 효과적인 대응책을 살펴본다. 필자의 지인인 한의사는 침 시술 중 환자의 동의 없이 신체의 민감한 부분을 만졌다는 이유로 성추행 혐의로 고소(신고)하겠다는 겁박을 받았다. 침 시술 관련 혈자리를 찾기 위해 부득이 환자의 신체를 만질 필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대해 한의사는 침 시술시 직원을 참여시켜 시술 부위에 대한 설명을 했으며, 필요에 따라 환자의 신체를 만져야 했던 상황을 목격자(직원) 진술로 강력히 반박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 참여한 직원으로 하여금 이러한 사실을 설명하게 했고, 참여했다는 목격자 진술서도 준비했다고 한다. 그 후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환자의 지인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이 사건 이후 한의사는 침 시술 과정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됐다고 한다. 일선 한의의료기관에서 이러한 상황을 겪을 수 있어, 시술 전 환자에게 시술의 필요성과 시술 부위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와 참여 직원으로부터 설명 동의 관련 자필서명 날인을 받는 절차를 정례화하기도 한다. 또한 환자로부터 오는 이의제기가 전화나 문자로 이뤄질 경우, 증거 확보를 위해 휴대폰 녹음도 준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침 시술 과정에서 커튼을 치고 한의사가 단독으로 시술하는 경우, 그 과정에서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당시에 왜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환자인 을의 입장에서 성적수치심을 느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한다. 그렇다고 모든 침 시술 과정을 CCTV로 녹화하고 녹음도 할 수 없지 않은가. 이런 경우 자칫 환자 측에서 자신의 동의 없는 녹화와 녹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영상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 성폭력특별법상의 영상유포혐의로 형이 가중될 수도 있다. 따라서 침 시술 과정의 CCTV 녹화 및 녹음은 해답이 될 수 없다. 침 시술 뿐만이 아니다. 추나요법 시술시에도 환자 신체 접촉이 불가피하고, 그 과정에서 환자가 자신의 동의 없이 신체의 은밀한 부분을 만졌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추나요법 시술 전 한의사의 설명 의무와 시술 방법에 대한 환자의 동의 관련 서명 날인 확보가 중요하다. 만일 미성년자 또는 장애인, 노약자 등 시술 전 설명이나 동의 관련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반드시 보호자로 하여금 한의사가 이러한 설명을 했다는 내용에 대한 서명날인과 동의 관련 서명날인도 필요하다. 의료행위에서 환자에 대한 신체적 접촉은 불가피하다. 때로 악의적인 환자나 그 관계자들은 이를 악용해 의사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신고)하며 겁박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경찰, 검찰, 법관은 다음 사항들을 확인한다. △시술 관련 설명: 한의사가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제공한 시술 관련 설명의 내용과 이를 환자가 이해했는지 여부. △동의 확인: 환자 또는 보호자가 시술 방법에 대해 동의하고 이를 자필 서명으로 확인했는지 여부. △서명 진위 여부: 제출된 자필 서명이 실제 환자 또는 보호자의 것인지 확인. 더불어 대한한의사협회 등 전문 기관에 의료행위 중 이뤄진 신체적 접촉이 한의학적으로 허용된 범위인지, 아니면 과도한 접촉인지 여부에 대한 사실조회를 하기도 한다. 성추행 혐의는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져도 형사처벌될 수 있으며, 기소된 후에는 사회봉사, 교육명령, 신상정보등록 또는 공개명령, 나아가 취업제한명령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환자를 대함에 있어 늘 조심하고 조심해야 한다. 한의사에게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씌워 합의금을 노린 악성환자인지 아닌지를 면밀한 관찰하고 이와 함께 관련 기록 유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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