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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8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국 한의학에서 침구학과 외과의 치료술은 하나의 역사적 전변과정을 통해서 발전했다. 서적과 치료술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면 계통적 성격의 큰 그림이 그려진다. 크게 본다면, 첫째,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침구택일편집, 동의보감, 침구경험방, 사의경험방, 지산선생임상학특강 등으로 이어진 동의보감계통의 침구법, 둘째, 사암도인, 조세형, 김홍경 등으로 이어진 사암침법계통 침구술, 셋째, 이제마, 이병행, 권도원 등으로 이어진 사상의학계통의 침구술, 넷째, 사의경험방, 주촌신방, 의휘, 의방합편, 비전만병통치법 등에 수록된 각종 뜸법계통, 다섯째, 창진집, 치종비방, 치종지남 등으로 이어진 외과술계통, 여섯째, 침구극비전, 장진요편 등의 일본에 전파된 조선침술 김덕방계통의 침술로 구성된다. 아래에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나온 『한국 전통 침구기록 근거문헌 조사집』(2016년, 안상우, 이상훈, 차웅석, 김민선 저)을 참조하여 침구와 외과 전문서적 속의 침구외과술과 종합의서 속의 침구외과술을 담고 있는 문헌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 침구전문서적 속의 침구외과술 ◯ 1445년(세종 27년) 全循義와 金義孫의 『鍼灸擇日編集』: 침구택일법을 담고 있음. ◯ 1460년(세조 6년) 任元濬의 『瘡疹集』: 瘡疹에 관한 전문서적. ◯ 1559년 任彦國의 『治腫秘方』: 종창에 관한 전문서적. ◯ 1545〜1567(명종년간)에 간행된 任彦國과 제자들의 『治腫指南』: 종창치료법을 적은 전문서적. ◯ 1644년 許任의 『鍼灸經驗方』: 침구학관련 한국 최고의 전문의서. ◯ 조선후기 舍岩道人의 『舍岩道人鍼灸要訣』: 사암침법을 담고 있는 서적. ◯ 日人 甲斐德本의 『鍼灸極秘傳』: 金德邦의 침술 기록을 담은 서적. ◯ 1974년 李炳幸의 『鍼道源流重磨』: 사상의학침법인 태극침법을 소개한 의서. ◯ 1986년 조세형의 『사암침법체계적연구』: 사암침법에 대한 최초의 학술정 정리연구. ◯ 1989년 김홍경의 『동양의학혁명』: 한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정리한 사암침법 전문 서적. ◎ 종합 의서 속의 침구외과술. ◯ 1433년 朴允德의 『鄕藥集成方』: 보부상봉합법, 마교봉합법, 금창봉합법 등을 포함. ◯ 1477년 金順蒙의 『醫方類聚』: 장두상봉합법, 금창봉합법, 할후봉합법, 날정 등의 외과적 방법 정리. ◯ 16C 楊禮壽의 『醫林撮要』: 금창봉합법. ◯ 1613년 許浚의 『東醫寶鑑』: 침구택일법, 계족침법 등 침법 소개. ◯ 17C 『四醫經驗方』: 수산왜인구법, 우각구법, 우촉장출봉합법 등 소개. ◯ 1687년 申曼의 『舟村新方』: 오화혈구법, 기충구법, 연미혈법 등을수록. ◯ 1749년 趙廷俊의 『及幼方』: 벽적침법 소개. ◯ 1790년 李景華의 『광제비급』: 동치상목타하봉합법, 자문봉합법, 수산왜인구법 정리. ◯ 1799년 康命吉의 『濟衆新編』: 각권에 침구관련 내용이 산재함. ◯ 1855년 黃度淵의 『附方便覽』: 예막락침법, 화침법, 금창봉합법 등 수록. ◯ 1871년 『宜彙』: 오화혈구법, 수산왜인구법, 자와편입법, 첩종침법, 우각구법, 연미혈, 배종파침법, 기충구법, 우촉장출봉합법 등을 소개. ◯ 1894년 『藏珍要編』: 장진침법. ◯ 1913년 『單方秘要經驗新編』: 장두상봉합법. ◯ 1927년 『春鑑錄』: 금창봉합법. ◯ 1927년 『一金方』: 부손순피봉합법. ◯ 1929년 『壽世秘訣』: 화침법. ◯ 1933년 『秘傳萬病通治法』: 기충구법. ◯ 1996년 『芝山先生臨床學特講』: 形象鍼法 소개. -
“항암 치료를 받는 건 제 운명이 아닌가 봐요”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3개월마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처음 왔을 때부터 이렇게 말했다. “일을 그만둘 수가 없어서 치료는 안 받을 거고요, 검사만 주기적으로 해주세요.” 간과 허리 척추뼈에 전이가 있는 삼중음성 유방암 4기 환자였다. 삼중음성은 유방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유형이다. 당시 알려진 바로는 삼중음성 4기 환자가 항암 치료를 받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평균수명이 13개월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하지만 그 13개월이 그녀에게는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의 의미는 없었던 모양이다. 30대 후반이란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커리어우먼으로서의 경력이 빛나기 시작할 시기이니까. 기약할 수 없는 3개월 뒤의 예약 수없는 고민과 절망 끝에 내린 결정임을 알기에 ‘지금 일이 중요한 게 아니니 치료받으세요.’라고 강요할 수는 없었다. 기약할 수 없는 3개월 뒤의 예약을 잡고 떠나는 환자의 뒷모습을 매번 볼 때마다,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눈에 꼭 담았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날도 CT 영상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몸 곳곳에 퍼져 있는 암의 경과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유방에 있는 거, 간이랑 2, 3번 허리 뼈에 있는 거 모두 지난번이랑 비교해서 20% 정도 진행되었네요. 평균적인 진행 속도랑 비교하면 느린 편이긴 한데 지금까지 한 검사 중에서는 속도가 제일 빠르게 커지고 있어요.” 결과가 어떻든 매번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다가 진료실을 나서는 환자였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선생님, 이제 항암 치료 시작해 보려고요.” 같은 말을 다른 환자가 했다면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다”라는 대답부터 튀어 나갔겠지만, 이분이 처음부터 어떤 의지로 버텨왔는지 알기에 오히려 흠칫 걱정스러운 생각부터 들었다. 암 환자가 겪는 지극히 현실적인 딜레마 “마음이 왜 바뀌셨어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 환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쩔 수 없었다는 말투로 말했다. “사실 암인 거 회사에 말 안 하고 있었는데 점점 체력이 떨어지니 숨길 수가 없더라고요. 눈치가 보이기도 해서 사직서 내고 왔어요. 그리고 저는 어차피 혼자라 제가 번 돈 다 쓰고 가야 돼요.” 많은 암 환자가 겪는 지극히 현실적인 딜레마였다. 사지가 멀쩡하다 보니 매일 침대에 누워만 있을 수도 없지만, 남들과 어울리며 같은 일상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아픈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누군가 “그래도 암이 전염병으로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거에 비하면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나아지지 않았냐”고 우리 환자에게 말하는 걸 본 적 있다(그 말이 위로가 될 거라 생각한 건 아니길 바란다). 그래도 힘든 항암 치료 안 받고 1년 살았으면 선방한 거 아니냐며,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이어서 하는 환자의 얼굴은 체념한 듯 보이기도 했고 언젠가는 이렇게 될 거라 예상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항암 치료는 한 번 만에 중단되었다. 항암 주사가 들어가자마자 나타난 쇼크 증상이 나타나 몇 주간 치료를 받은 후 CT를 다시 찍었는데, 그 짧은 시간 만에 전신으로 퍼져버린 암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예약도 없는 정말 마지막 뒷모습 갑자기 진행이 빨라진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원래 암이라는 게 이렇게 가늠이 되지 않기에 더 무서운 병이었다. “항암 치료를 받는 건 제 운명이 아닌가 봐요. 젊은 나이에 차장도 달았고, 돈도 많이 벌어봤고, 치료 안 받는 대신 나름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그러니 여한은 없어요. 아, 이럴 때 손잡아 줄 수 있는 짝지가 없는 건 좀 아쉬운 것 같네요. 아니, 차라리 혼자 놔두고 가는 사람이 없는 게 더 마음 편해요.”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을 덧붙이는 환자의 부탁에 퇴원 절차를 밟게끔 했다. 채비를 마치고 병동 문을 나서는 환자의 뒷모습이 뇌리에 박혔다. 이제는 더 이상 3개월 뒤의 예약도 없는, 정말 마지막 뒷모습이었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56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이용 치료법이 한방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2단계첩약건강보험시범사업의 기능성소화불량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처방(55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높은 한약재선택을 위하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한의학에서 ‘병적인 津液을 총칭’하는 痰飮은 모양에 따라서, 끈적거리고 걸쭉한 모양의 ‘痰, 맑고 묽은 모양의 ‘飮’과 구강을 통해 배출되는 ‘涎’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赤水玄珠>. 아울러 이러한 노폐물이 固着되는 위치에 따라서 呼吸器에 축적되는 痰, 消化器에 축적되는 痰, 筋骨骼係와 皮膚에 축적되는 痰, 痰濁心竅하여 뇌신경계에 축적되는 痰으로 세분되어진다. 이중 消化器에 축적되는 痰은 痰飮霍亂 痰飮嘔吐 痰飮腹脹 痰飮食不消 痰飮胃脘痛 등을 포괄하고 있다. 아울러 痰은 이전의 초기단계인 濕을 거쳐 발생한다는 점(濕生痰)에서, 증상발현에서 복잡함을 나타내게 된다. 또한 痰은 津液이 停聚된 것이기 때문에 痰의 치료에서는 대부분 調氣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의 調氣란 주로 降氣와 理氣를 말하며 이에 대해 龐安時는 “善治痰者 不治痰而治氣 氣順則 一身之津亦隨氣而順矣”라 하였다. 1. 正傳加味二陳湯 正傳加味二陳湯은 明나라의 우단(虞摶)이 1515년에 편찬한 醫學正傳에 기재된 처방으로, 痰飮의 기본처방으로 燥濕化痰 理氣和中하는 二陳湯의 變方에 속한다. 二陳湯의 경우 대표적인 처방집인 方藥合編에서도 20개 부분 33개 질병에서 매우 넓게 응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중 소화불량과 관계된 부분으로 內傷[噫氣], 嘔吐[乾嘔, 惡心], 氣[氣鬱], 痰飮[寒痰, 濕痰, 痰飮通治], 腰[食痛] 등이 있다. 二陳湯에 山査肉 香附子 川芎 白朮 蒼朮 神麴 縮砂 麥芽를 추가한 본 처방은, 內傷[痰滯]와 痰飮[食痰]에서 食積 및 痰에 導痰 消食 行氣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14품목에 대하여 痰飮性소화불량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10(溫8 微溫2) 平性4로서, 脾胃常要溫과 土愛曖而喜芳香에 초점을 맞추어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포함) 甘味8 辛味8 苦味3(微苦1) 酸味1 淡味1로서, 甘辛味가 주를 이루어 補瀉兼施를 나타내고 있다. 甘味의 和中緩急과 辛味의 發散行氣에 초점을 맞추고, 소량의 苦味로써 주로 燥濕작용으로 보조하고 있는 형태이다. 즉 소화기에 가장 유익한 和中行氣化濕조건을 갖추고 있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포함), 脾13(胃10) 肝6(膽1) 肺5 心3(心包1) 腎2三焦1로서, 脾胃經을 주된 歸經으로 하고 여기에 肝肺心經이 보조하는 형태이다. 後天의 水穀之精氣를 관장하며 上乘하는 脾(脾爲運化之器)와 收納之器로서 下降하는 胃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順氣下氣목적의 肝主疏泄과 血滯에 대한 대처 및 肺主氣와 肺爲通調水道, 安神목적의 心藏神의 보조 역할로 정리된다. 특히 肺經의 경우 脾喜潤而惡濕하므로 脾濕이 化濕되지 않으면 結聚하여 痰이 되고(濕生痰), 痰濕이 肺로 전이되는 내용에 대한 보완이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消食藥3 補益藥3 芳香性化濕藥2 理氣藥2 化痰藥1 利水藥1 理血藥1 解表藥1의 구성이다. 이중 補益藥은 健脾燥濕의 白朮 助脾氣의 甘草와 大棗, 芳香性化濕藥은 順脾氣의 蒼朮 行氣消導의 砂仁, 理氣藥은 順脾氣의 橘紅 順肝氣의 香附子로서, 모두 소화기능의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조합이다. 여기에 현재 및 향후 진행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食痰에 대한 化痰목적의 半夏와 이의 배설을 위한 除脾濕의 茯苓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타 氣血의 원만한 배합 및 活血목적의 川芎과 生薑의 배합으로 이루어진 처방으로 정리된다. 전체적으로는 모두 큰 범주에서의 소화기능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正傳加味二陳湯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二陳湯(半夏 橘紅 茯苓 甘草炙)-脾胃의 寒痰을 溫化할 수 있는 처방으로, 구성약물 각각 주요 역할(半夏-溫化寒痰, 橘紅-順氣, 茯苓-排泄, 甘草炙-調和 및 溫中)을 담당하고 있다. ①半夏-脾 胃 2經의 要藥으로, 嘔吐痰飮에 대한 常用藥으로 대표적인 袪痰劑이다. 효능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炮製의 방법중 여기에서는 化痰消食하는 半夏麴을 사용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는 기본적으로 독성에 대한 대처와 효력증대를 위한 修治과정인 것이다. ②橘紅-주로 理氣藥으로 順脾氣역할로 활용되는 陳皮를 보다 세분한 내용이다. 정확하게는 채취후 1년미만의 밀감에서 붉은 빛이 도는 겉껍질부분을 말하는 것으로서, 6陳약물로서 陳皮 보다 강력한 順氣역할을 필요로 할 때 사용하라는 약물이다. 임상현장에서는 햇밀감껍질(橘皮) 혹은 묵은 밀감껍질(陳皮)의 사용이 가능한데, 그 기준은 각각의 용량에 근거하면 될 것으로 본다. 즉 陳皮를 사용해서 橘紅의 효능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원래의 사용용량보다 많이 사용하면 된다. ③茯苓-소화불량의 虛實에 따라 白茯苓과 赤茯苓의 효율적인 선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白茯苓이 補性을 띠고 健脾補中>利水滲濕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補하면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赤茯苓은 瀉性을 띠고 健脾補中<利水滲濕의 효능을 가지며, 이는 瀉하면서 利尿 작용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④甘草 : 기본적으로 隨氣藥入氣하고 隨血藥入血하는 조화의 약물이다. 여기에서는 炙하여 사용함으로써 溫性을 나타내어 脾胃常要溫의 이상적인 조건에 더욱 부합하게 된다. 2)消食藥-消化촉진과 消積導滯를 통하여 飮食不消로 인한 胸腹脹滿, 不思飮食, 噯氣呑酸, 惡心嘔吐, 大便失調 등과 같은 실제적인 증상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①山査肉-가장 많은 용량을 차지하고 있는 약물로서, 특히 草果 阿魏 등과 더불어 油膩肉積을 소화시킬 수 있는 要藥이다. 아울러 이러한 효능을 “其味酸而微甘 能補助胃酸汁 故能消化飮食積聚 以治肉積尤好”로 설명하고 있다. ②神麴-여러 종류의 解表藥과 麯粉이 발효해서 이루어진 것인데, 무릇 발효한 약품은 健脾胃, 調消化하는 효능이 있으므로 穀食을 잘 消化시킨다. 대표적인 麵類消化劑로서 穀食을 잘 소화시키고 健脾和中한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규정대로 만든 제품이 적어 양을 증량해서 쓰기도 한다. ③麥芽-음식물의 소화를 촉진시키는데, 특히 米麯 澱粉類의 食積을 잘 소화시키고(消化一切米麵諸果食積) 아울러 健脾開胃의 효능을 나타내는 消導劑이며 甘味性 健胃劑이다. 3)芳香性化濕藥-氣味가 방향성이며 그 性이 濕燥에 편향되어 있고 化濕하여 健脾 醒脾하는 작용이 있는 약물이다. 中焦의 濕邪를 제거함으로써 脾에 濕邪가 內阻하여 나타날 수 있는 脾의 運化 기능 失調(소화기질환)를 치료하는 약물이다. ①蒼朮 : 脾胃의 濕邪를 化濕시키므로 燥濕健脾시키고 祛風시키는 實症의 약물인데, 外로는 風濕의 邪氣를 제거하고 內로는 濕邪로 인한 병증에 上下表裏를 막론하고 隨證配用한다. ②砂仁-芳香化濕藥으로 性이 溫하면서도 燥熱하지 않고 行氣하되 破氣하지 않은 장점이 있어 능히 醒脾開胃시키며(性溫而不燥 行氣而不破氣 調中而不傷中), 中焦에 濕邪가 阻滯하거나 脾胃에 氣滯 및 脾胃가 虛寒한 모든 證에 적용된다. ③白朮-함께 응용되는 蒼朮이 實症에 응용되는 芳香性化濕藥이라면, 虛症에 대비하여 補氣작용은 비교적 약하나 溫燥의 性이 脾陽을 도와주어 補脾氣(脾主運化, 脾惡濕)하여 주는 補氣藥에 속하는 약물이다. 砂仁과 더불어 元氣를 상하지 않는 補益性 소화제이다. 4)解鬱藥-신경성 소화불량에 해당되는 氣鬱을 담당하는 香附子와, 血鬱性 소화불량을 담당하는 川芎의 첨가이다. 전체적으로는 解氣鬱>解血鬱의 모양을 나타내며, 특히 香附子와 川芎은 蒼朮 神麴과 더불어 行氣開鬱의 越鞠丸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5)기타 ①生薑-보조제로서 3片이 사용됨으로써, 전체적으로 和中溫胃의 작용을 이용하여 健脾劑로서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②大棗-보조제로서 2枚가 사용되는데, 이는 대부분의 補益藥에 中氣를 補益하는 보조 약물로서 배합(生薑 3片, 大棗 2枚)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正傳加味二陳湯은 祛痰의 二陳湯에 消食 化濕 解鬱의 약물을 추가한 變方으로, 痰飮으로 인한 초기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이용할 수 있는 芳香化濕劑이다. 이를 통해 食積及痰에 導痰 消食 行氣의 효능을 나타낸다. 여러 정황상 본 처방은 초기 소화불량의 상태를 벗어나 기질적인 이상(예:胃炎 및 胃潰瘍 등)으로의 진행 직전단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약물치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 기고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고견과 우선 취급을 원하는 한방약물처방이 있으면 jys9875@hanmail.net 로 제안해주시길 바랍니다. -
프라하에서 접한 근거기반의학(EBM)의 최전선권찬영 교수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필자는 이번 2024년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Global Evidence Summit 2024에 참석하였다. 이 국제학술대회는 ‘Using evidence. Improving lives’라는 슬로건으로, 전세계적으로 근거기반 의사결정을 촉진하고, 실질적인 건강 및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근거의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었으며, 파트너 조직으로는 Cochrane Collaboration, JBI, 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Campbell Collaboration 등 evidence-based medicine 분야 주요 조직들이 함께 했다. 즉, 전세계의 연구자, 임상의, 정책 입안자들이 모여 최신 연구 방법론과 근거 합성 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워낙 크게 개최된 학술대회이기도 하고, 같은 시간에도 여러 개의 세션이 열리기 때문에 모든 발표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이번 학술대회 참여하고 기억에 남는 발표들과 생각을 이 참관기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AI와 의료연구의 미래 먼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도구들이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첫날에 University of Santo Tomas의 Valentin C. Dones III 교수가 진행한 ‘Systematic Review Meets AI: A Modern Review Technique’라는 워크숍이 있었고, 체계적 문헌고찰을 수행하는 다양한 무료 AI 도구를 소개하고, 실제 실습을 진행했는데, 아쉽게 자리가 꽉 차서 들어가지 못했을 정도다. 그만큼 이번 학회에서 AI를 활용한 연구들의 소개가 인기였다. 첫 실패(?)를 경험하고, 그 다음 관심 주제부터는 미리 가서 자리를 맡아놓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억에 남는 발표들은 다음과 같다. Lanzhou 대학의 Xufei Luo (PhD 학생)는 의학 연구에서 챗봇 사용을 보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CHEER (Reporting items for the use Chatbots and other similar cHatbots used in mEdical Research) statement 개발에 대해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의학 연구자들이 논문 작성 시 챗봇 사용을 공개하고 보고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되었다고 한다. 역시 생성형 AI 사용은 의학연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연구의 품질과 신뢰성에 위협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연구의 수행과 보고에 있어서 체계적인 보고지침이 필요한 상황에서, 개발된 따끈따끈한 (아직 논문으로 출판되지 않은) 지침을 접할 수 있었다. La Trobe 대학의 Hanan Khalil 교수의 발표는 오늘날 문헌고찰 방법론에서 사용되고 있는 AI 관련 자동화 도구들의 현황을 보여준다. 그녀는 현재까지 약 60편의 연구에서 70가지의 자동화 도구들이 다뤄졌다고 보고했는데, 각 문헌고찰 단계에 있어서 자동화된 기술의 성숙도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초록 스크리닝 단계에는 성숙기에 도달, (2)데이터 추출은 여전히 연구가 필요한 단계, (3)전문적으로 유지 관리되는 플랫폼의 개발이 필요, (4)연구의 품질 향상을 위한 과제도 남아있음, (5)이 도구의 테스트 및 검증을 위한 오픈 액세스 데이터셋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함. 비슷한 내용을 브라질에서 온 의대생 팀이 발표하기도 했는데, 체계적 문헌고찰 수행을 위한 다양한 AI 도구들을 조사한 결과, 아직까지 체계적 문헌고찰의 과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도구는 개발되지 않았으며, 특히 메타분석 수행 기능을 포함하는 상용화된 도구가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 이러한 도구들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과제는 AI로부터 생성된 결과물의 품질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크게 공감이 갔다. 이후 TU Wien의 Wojciech Kusa 박사 연구가 흥미로웠는데, 이는 앞선 발표에서 소개한 것처럼, 현재까지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AI의 사용은 주로 연구의 선별이나 질 평가 영역에 그치고 있었는 상황에서, Kusa 박사는 메타분석에서 머신러닝의 활용 가능성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그는 일부 연구가 누락되더라도 머신러닝을 사용한 메타분석을 통해 정확한 결과 예측이 가능한지에 대해 시도했다고 한다. 이렇게 도전적인 연구자들 뿐 아니라, 실제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연구자들도 있었다. Bristol 대학의 Zhaozhen Xu 박사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사용하여 체계적 문헌고찰을 위한 연구 스크리닝을 자동화하는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그녀가 속한 그룹에서는 2007년부터 암에 대한 정보와 관련하여 최신의 체계적 문헌고찰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에 LLM을 적용하여 체계적 문헌고찰에 포함될 원 연구들을 반자동화하여 선별하는 과정을 공유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AI의 사용이 체계적 문헌고찰 과정에서 얼마나 이득이 될 것인가? Lanzhou 대학의 Jie Zhang은 LLM을 사용하여 문헌 스크리닝을 자동화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GPT-3.5, GPT-4, Gemini, ERNIE Bot, GLM-10B-Chinese 등 다양한 LLM을 사용했다. 그리고 체계적 문헌고찰 과정 중 제목과 초록 스크리닝 과정을 자동화한 결과, 평균적으로 인간의 노동을 88.21% 경감시킬 수 있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위에서 살펴본 이러한 연구들은 AI와 머신러닝 기술이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많은 발표자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이러한 도구들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CHEER statement와 같은 보고지침이 앞으로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CPG 개발, AI로 효율성 극대화 임상진료지침(CPG) 개발에서의 혁신도 이번 학회의 큰 주제 중 하나였다. 한의계에서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상진료지침 개발 방법론의 변화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더 흥미롭게 들었다. 먼저 소개할 발표는 HRB-CICER의 Barrie Tyner 박사의 가이드라인 개발의 주요 혁신에 대한 scoping review 결과이다. 2015년 이후 CPG 개발 및 도입에 있어서의 주요 변화를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6가지 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1)인용 검색에 대한 자동화된 접근법, (2)진료지침 업데이트를 위한 실용적 검색전략의 개발, (3)근거/진료지침의 번역 (예: 환자 버전의 진료지침), (4)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를 위한 여러 진료지침들의 통합 작업, (5)임상 정책, 절차, 프로토콜, 진료지침을 위한 표준화된 전자 템플릿, (6)체계적 문헌고찰에서 논문 스크리닝을 위한 머신러닝 접근법. 여기서도 역시 자동화된 접근법이나 머신러닝 접근법과 같은 AI의 사용이 중요한 혁신임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CPG 개발 방법론의 개선이나 환자 중심 문서의 개발 등도 눈에 띈다. 이와 같은 임상진료지침 개발 방법론의 국제적인 흐름은 결국 한의계에도 반영될 것이다. Oregon Health & Science 대학의 Susan Norri 교수의 발표도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기존 GRADE 방법론에서 사용하던 Good Practice Statements의 한계점을 지적했는데, 여기서 Good Practice Statements는 일반적인 GRADE 방법론에 따른 근거수준 평가나 권고강도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주로 전문가 합의와 상식에 기반해서 만들어지는 진술이다. 참고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는 Good Practice Points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개발그룹의 임상적 경험에 근거한 권고를 의미한다. Norri 교수는 GRADE에서 사용하는 Good Practice Statements의 개념적 및 방법론적 문제를 지적하며, 결국 이 Statement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를 해석하고 도입하는데 있어서 불명확성을 초래한다며, 기존 Good Practice Statements을 포함하는 이러한 normative statements를 크게 경험적 근거에 기반한 normative statements와 인권, 윤리, 규범에 기반한 normative statements로 구분하는 분류체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에 출판된 임상진료지침의 평가에 관한 발표도 있었다. 주로 AI를 활용하여 임상진료지침의 질을 평가한 결과였는데, Lanzhou 대학의 Bingyi Wang 박사가 발표한 이 발표에서는 AGREE II 도구를 사용한 대규모 언어 모델의 임상진료지침 평가에 대한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GPT-4와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하여 CPG의 품질을 평가하는 시도였다. 15개의 CPG를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 AI는 평균 177초 만에 그 품질 평가를 완료했으며, 이는 신속성 면에서 큰 장점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AGREE II 도구의 일부 도메인에서는 AI의 평가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확인되었다. 이 발표를 들은 청중 중 한 명이 AI의 평가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도메인에 대해서, 그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발표자에게 물었는데, 해당 영역이 다양한 사회적 및 문화적 관점이 포함되는 임상진료지침 내용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으로 보이나, 아직까지 분명한 원인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AI를 사용한 연구 방법론은 임상진료지침의 개발과 평가 과정에 새로운 방법론으로 도입됨으로써, 더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가이드라인 개발이 가능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들의 타당성과 실효성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 신뢰성 평가의 새로운 도구들 기억에 남는 다른 발표는 연구방법론의 혁신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듯 하다. Monash 대학의 Simon Turner 박사는 기존 메타분석에서 통상적으로 만들어지는 forest plot과 달리, 모든 포함된 연구결과를 표시하기 위한 forest plot에 대해 발표했다. 기존의 forest plot은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 결과만을 표시했지만, Turner 박사는 정형화된 데이터가 없거나 결측치가 있는 연구 결과도 포함시키는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아직은 상용화되지 않고, Turner 박사의 연구팀 내에서만 논의하고 있다고 하나, 곧 논문과 같은 문서를 통해 공개될 결과물이 기대된다. INSPECT-SR라는 도구를 실습하는 워크샵도 참여했다. 이 도구는 INveStigating ProblEmatic Clinical Trials in Systematic Reviews의 약어인데, 체계적 문헌고찰을 수행함에 있어서 포함되는 RCT의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도구이다. 전문가 설문조사 – 적용가능성 및 영향 평가 – 델파이 조사 – 합의 – 사전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치며 개발 중인 이 도구는, 이번 워크샵에서도 사용자 패드백을 얻기 위해 참가자들이 실제로 이 도구를 사용해보도록 한 것이다. 이 도구는 기존 Cochrane의 RoB tool과 유사해보일 수 있는데, 사실 그 목적이 다르다. RoB tool은 연구 설계나 수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뚤림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INSPECT-SR은 연구의 신뢰성, 특히 데이터의 진실성을 평가하여, 위조되거나 거짓된 데이터가 포함된 연구를 발견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즉, RoB tool은 연구가 실제로 수행된 것을 전제로 하는데 (대상이 연구 결과이다), INSPECT-SR은 연구가 실제로 수행된 것인지, 보고된 데이터가 진실한 것인지, 그 전제에 의문을 던지는 도구 (대상이 연구 자체이다)이다. 이는 특히 오늘날 증가하고 있는 연구 부정행위나 데이터 위조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라 할 수 있겠다. 워크샵이 끝난 뒤,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언제든지 받는다고 하여, 이 평가도구는 연구 수행에 있어서 여러 측면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도구로 보이므로, 평가도구를 사용한 사람의 전문성을 기재하도록 하고, 평가한 일시도 기재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이메일을 이 워크샵을 진행한 Jack Wilkinson 박사에게 보냈다. 도구의 최종 버전에 이 내용이 반영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교류도 국제학술대회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그 동안 진행해왔던 한국의 높은 자살률 문제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포스터로 발표했다. 사실 이 연구는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와 한국의료패널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 체계적 문헌고찰에 주로 관심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 학술대회 참가자들의 흥미는 끌지 못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했지만, 의외로 자살이라는 키워드가 특히 유럽 쪽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어서 여러 연구자들과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얘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의 자살률이 그렇게 높은지 몰랐다며, 흥미로운 주제의 연구라고 했던 Cochrane Denmark의 연구자. 덴마크의 행복 추구 문화가 부럽다고 얘기를 나눴다. 최신 동향이 한의학에 주는 시사점 이번에 참여한 Global Evidence Summit 2024는 근거기반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 특히 AI와 머신러닝 기술의 도입이 체계적 문헌고찰, 메타분석, 임상진료지침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가져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동시에 이러한 새로운 기술과 방법론의 정확성, 신뢰성, 윤리적 측면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 흐름은 불가피하며, 앞으로 10년, 5년 정도 후에는 AI가 의료 의사결정을 위한 중요 연구의 방법론이나 임상진료지침의 개발 및 평가에 깊숙이 들어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방법론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개별 연구에 대한 평가에서도 새로운 방법론과 도구들이 제안되고 있어, 향후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근거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러한 최신 동향은 결국 한국 한의학 분야의 근거기반 실무 발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
“KOMSTA 해외의료봉사를 통해 사람 인(人)을 배우다”양지현 동의대학교 본3 방학 중간에 한 교수님께서 “자신은 어떤 한의사가 될지 고민해 봐라”라는 과제를 남기셨다. 이 과제에 대한 답을 고민하던 중 다녀온 KOMSTA 베트남 해외 의료봉사는 나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함께 봉사하는 사람들의 소중함 매일 의료봉사를 시작하기 전, KOMSTA 단장님과 단원 모두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KOMSTA 선서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베트남 현지 주민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고, KOMSTA 단원들의 목소리가 공간에 크게 울렸다. 선서의 “나는 인도주의 실천을 위해 의료봉사에 나의 생애를 바친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눈이 마주치면 함께 조용히 파이팅을 외치는 학생 단원들이 있었다. 또한 진료와 현장 지휘로 바쁜 와중에도 한의사 선생님들과 단장님께서 한의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셨다. 통역을 위해 종이에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등의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써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외우는 현지 봉사자 친구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봉사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나에게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단원들끼리 매일의 봉사가 끝나고 자신의 어떤 점이 부족해서 아쉬웠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소감을 나눴다. 또한 한의사로서 어떤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지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이러한 시간들은 나에게 왜 사람 인(人)이 혼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닌 누군가 함께 받치고 서있는 모습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베트남 환자의 환한 웃음을 보며 꿈꾼 나의 미래 진료 보조 역할을 하던 중, 치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환자들이 종종 진료실을 나가려다 말고 다시 진료실로 들어왔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확인하려던 순간, 한의사 선생님과 현지 봉사자, 그리고 나에게까지 다시 한번 베트남어로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깜언”을 말하며 손을 마주 잡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진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가족들을 환자로 데려오며 학생 단원들을 볼 때마다 고맙다고 스티커를 나누어주었다. 학생 단원들끼리는 그 아이에게 어떤 스티커를 받았는지 자랑하며 뿌듯함을 나누었다. 내가 하는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웃음이 나오던 순간이기도 했다. ‘나는 과연 한의사로 일하면서 봉사를 실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또한 가지고 이번 베트남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번 봉사를 통해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는 답을 내렸다. 학생 단원으로 함께했던 이번 의료 봉사는 내가 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값진 경험이었다. 앞으로 어떠한 한의사가 될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고민과 함께 지금은 한의학적 공부의 깊이를 더해나가며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뿐 아니라 진심을 다하며 따뜻함을 건네는 한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순간들이 마음속 깊숙이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승언 KOMSTA 단장님과 한의사 선생님들, 학생 단원들과 KOMSTA 사무국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
베트남에 나눈 한의학, 그리고 소중한 기억들박지원 원광대학교 본2 학창 시절 한의사를 희망할 때부터 품어온 해외 의료봉사에 대한 꿈을 KOMSTA 해외 의료봉사를 통해 실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KOMSTA 제173차 WFK-LKC 베트남 붕따우 의료봉사는 2019년 베트남 봉사 이후로 오랜만에 이루어진 파견이다. 이번 봉사에는 한의사 7명과 일반단원 9명이 참여해 싸이공-쩌우득 사립 종합진료소에서 4일간 진행되었고, 700여 명의 현지 주민이 한의 진료를 받았다. 침, 뜸, 부항과 더불어 도침, 추나를 활용한 치료가 이루어졌으며, 청상견통탕, 오적산, 구미강활탕, 반하사심탕 등의 복합한약제제를 사용했다. 다른 환경, 다른 문화 진료소는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 더운 기후였으며, 환자들은 접수 대기부터 진료대기까지 모두 실외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이 정도 더위는 익숙하다”며 매일 찾아와 진료받았고, 진료가 끝나고는 손을 꼭 잡으며 “깜언(감사합니다)”이라고 말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해당 지역은 의료가 낙후되어 있어, 치료가 필요함에도 병원에 가지 않거나 치료 효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이 많았다. 이런 환자들의 상황을 마주하며 더욱 열심히 봉사에 임하게 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의료봉사활동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허리 통증 같은 근골격계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특히, 더운 날씨의 영향인지 오랜 기간 두통을 앓으신 환자들이 많았고, 소화불량, 감기 등 다양한 환자군이 있었다.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차이로 인해 ‘다리에 맥이 풀렸다’, ‘척추 퇴화’ 등으로 통역되어 생소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묻고 소통하다 보면 한국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증상인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구체적인 증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더 많이 익히고 더 많이 베풀기 의료봉사를 하며 더 많이 알수록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실감했다. 한의사 선생님들은 각 환자에 맞추어 적합한 치료를 하고, 생활 습관까지 세심하게 지도하셨다. 나라면 쉽게 답하기 어려운 환자의 질문에도 명쾌한 답변을 하며 진료하시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고, 한의학 공부에 대한 열정을 다질 수 있었다. 안내 역할을 맡았을 때는 오래 기다린 환자분들을 최대한 편하게 진료받는 곳까지 안내하려고 노력했다. 서툰 베트남 인사말에도 환하게 웃으며 즐거워하던 분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날에는 전날 진료를 받았던 어린 친구가 한글과 영어가 적힌 편지와 간단한 간식을 들고 다시 찾아와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 아이가 한마디 한마디 고민하며 썼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도움을 주기 위해 봉사에 지원했지만, 돌아보니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받았다. 진료실을 나서며 한명 한명 빼놓지 않고 붙잡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던 환자들, 많이 나아졌다며 다시 찾아와 환하게 인사하던 환자들, 밝게 다가와 하이파이브를 하던 아이, 베트남의 이모저모를 이야기하며 친해진 통역 친구까지, 모두가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익혀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다. 의료봉사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게 이끌어주신 이승언 단장님을 비롯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진료해 주신 원장님들, 그리고 일반단원분들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 -
“추나학회 위상 느낀 자랑스러웠던 시간”[한의신문]세계수기근골의학연합회(International Federation for Manual/Musculoskeletal Medicine‧이하 FIMM) 총회(General Assembly)가 지난달 20‧2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됐다. FIMM은 26개의 개별 국가 학회로 구성된 국제 의학 연맹으로, 과학적, 교육적 채널을 통해 근거 기반 연구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수기의학 및 근골의학의 실행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표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회장 양회천‧이하 추나학회)는 2016년도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해 FIMM 정회원학회로 활동 중이며, 지난 2019년 4월에는 서울에서 FIMM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필자는 추나학회 양회천 회장님, 송경송 부회장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추나동아리 백용현 지도교수님과 함께 FIMM 총회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참석하게 됐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이슈와 작년 총회 개최 예정지였던 이스라엘에서 개최 직전에 발생한 전쟁사태 등으로 몇 년간 오프라인 총회 개최가 쉽지 않았다. 몇 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국제 전략 컨센서스 회의…FIMM 목표와 비전 논의 총회 전날에는 국제 전략 컨센서스 회의(International Strategy Consensus Meeting)를 통해서 FIMM의 목표와 비전을 원활하게 실행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2017년 FIMM에서 발표한 수기의학과 관련한 기본교육 및 안전지침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새로운 버전에 대한 초안(FIMM guidelines on training, safety, evidence and quality)이 공개됐는데, 이번 버전부터는 수기의학과 관련한 안전성, 근거 및 양질의 전문가 양성과 관련한 내용이 상당 부분 추가됐다. 실제 FIMM의 가이드라인은 2021년 발표된 유럽수기의과학학회(European Scientific Society of Manual Medicine, ESSOMM)의 유럽 내 수기의학과 관련된 핵심 커리큘럼 및 원칙에 대한 모티브가 됐는데,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수기의학 전문의료인을 양성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한국과 관련된 부분이 별도로 소개됐으며, 한의학적 수기와 관련된 기원 등에 대한 부분이 언급됐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본 회의가 끝난 이후, 스위스 학회에서 준비한 근사한 선상 위에서의 저녁 식사 시간에는 몇 년간 못 봤던 세계 각국의 대표들과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19년도 서울에서 개최됐던 국제컨퍼런스 당시 한국에서의 좋았던 시간을 추억하며 감사를 표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감명 깊은 시간이었다. 인상깊었던 우크라이나 학회 수기의학 실황 다음날 총회는 아침 9시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지속됐으며, 주요 안건으로는 양질의 수기의학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역량 기반 모델(competence based model) 도입의 필요성을 위한 회칙 개정 및 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와 함께 돌아가면서 각 나라 학회의 현황에 대해서 언급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인상이 강하게 남았던 순간은 본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어렵게 우크라이나에서 참석한 대표단이 수기의학 실황을 소개한 시간이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학회의 수기의학 전문의료인들이 최전선에서부터 각지의 주요 요충지에서 군진의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최전선에서 인류애와 연대감을 실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의사들의 헌신에 깊은 존경심을 느끼는 순간,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는지 평화와 전쟁의 조기 종식을 기원하는 말들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FIMM 교육위원회 멤버로 승인 또한 총회 내 조직개편 등과 관련해 새로운 인사구성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이번 총회에서 필자는 FIMM의 새로운 교육위원회 멤버(FIMM education board member)로 승인됐다. 실제 FIMM에서는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을 거점으로 하는 지역 거점을 활성화시키려는 목표가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추나학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연장선상의 인선이 아니었을까 한다.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이었지만, FIMM 내에서 추나학회의 위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자랑스러운 순간이기도 했다. 장시간 진행됐던 총회는 어느덧 마무리됐으며, 이후 내년에 다시 보기를 기약하며 맛있는 식사와 와인과 함께 짧았던 스위스에서의 여정은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마무리됐다. -
‘근거중심 한의학 앞장’ 조기호 교수 퇴임…“고령화 사회 준비 필요”“한의학은 경험 임상의학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기초 연구도 임상의학의 바탕에서 이뤄져야 할 당위성을 자각해야 합니다. 현재의 임상 현장이 왜 어려운지 깨달아 SCI논문 지향, 학회의 영어화 등 옥시덴탈리즘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조기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전 교수는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후배 한의사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조 교수는 1984년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하면서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인턴·레지던트 3년 과정을 마치고, 1987년 10월 동 대학교 부속 한방병원에서 펠로우로 시작해 1991년 전임강사로 승진했다. 이후 올해 8월 말, 한방병원 생활 41년째, 대학교원으로서 33년6개월 만에 정년 퇴임했다. ◇ 파킨슨병 치료 정리 등 업적 조 교수는 2000년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근거중심 한의학을 다져온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한의학과 관련된 여러 치료법을 개념적으로 정리해 체계적인 데이터들을 쌓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아스피린 대용으로 청혈단을 개발해 임상데이터를 확보한 일 △고령화사회를 맞이하면서 파킨슨병 치료를 정리한 일 △학계에서 다루기 힘든 수화론을 기초와 임상을 연계해 정리한 일 등을 꼽았다. 조 교수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재직 중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니 퇴임하고 나서도 후회가 남지 않고 아주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의학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로 전문의 제도 개선을 꼽았다. 또한 목전 앞으로 다가온 고령화사회를 한의계가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교수는 “현재 바로 목전에 직면한 고령화사회에서는 한의치료가 첫 번째 타자로 등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제반 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정년 기념으로 그동안 출판한 역서와 저서의 서문을 모아 ‘경계를 넘나든 디아스포라의 삶(우리의학 출판, 2024년 8월)’을 통해 궤적을 정리하기도 했다. ◇ 퇴임 후에도 학문적 연구 지속 조 교수는 한의학의 강점과 약점을 사실적으로 기재한 매뉴얼을 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의 전통의학 보따리를 참고해 동서양 양 의학의 득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있는 그대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제작된 매뉴얼은 근거중심의 한의학을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또 현재 흩어져 있는 연구 실적들을 모아서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구슬이 서 말이더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여기저기 흩어진 기초·임상 관련 연구실적들을 가로세로 엮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퇴임 이후에도 한의학 발전을 위한 학문적 연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임상 현장에서도 활동을 지속한다. 이를 위해 9월1일자로 청담역 근처에서 수창당 한방내과 한의원을 개설했다. 그는 “야전에서 임상을 계속하면서 노년내과, 내과적 정신의학(심료내과), 신경내과 분야를 학문적으로 정립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한의학과 한의계에 발전할 수 있는 활동들을 지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56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몇 년 전이었을까? 워낙 손힘이 드센 나여서일 수도 있고, 중국산 면봉의 부실함 때문일 수도 있다. 샤워 후 습관적으로 귀 안을 면봉으로 돌리다가 ‘또각’하는 소리와 함께 솜이 뭉쳐져 있는 면봉의 끝부분이 귓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거울로 들여다보니 부러진 나무 끝부분이 살짝 보일락 말락 했다. 뜨개질, 네일아트, 슬라임 등으로 자잘한 손기술이 좋은 딸내미에게 “하진 씨, 무서워 말고 이 핀셋으로 요 끝부분만 살짝 당겨주면 응급실 안 가고도 해결될 것 같은데…. 해볼 수 있겠니?”라고 말했다. “어머니, 일산백병원이 코앞인데 저랑 같이 다녀오시지요. 제가 같이 가 드릴게요.” 그때만 해도 내가 철이 없었는지, 딸아이가 철이 이미 들었던지 아이의 말이 옳았다. ‘행여라도 잘못되면 누가 누구를 원망하리오?’ 그렇게 자정 전후 도달한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붐비지 않을 정도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간간히 드나들었고 ‘경증오브경증’에 해당하는 나는 ENT 응급으로 분류되어 해당과 당직 레지던트가 내려오기를 환자대기석에 앉아 기다리게 되었다. 10여 분도 되지 않아 눈을 후비적거리며 세탁이 필요해 보이는 청결도의 가운을 입은 남자 수련의가 내 앞에 나타나 나의 이름을 호명한다. 안쪽 베드로 안내한 후 측와위로 눕게 하더니 긴 포셉으로 수 초 만에 면봉 쪼가리를 제거했다. 그리고 귀 안으로 소독액을 몇 방을 뿌려준 후 남은 점이액을 챙겨주었다. 2-3일간 이어폰사용, 귀이개, 면봉 사용 피하라는 주의 사항 당부를 끝으로 치료는 종료되었다. 토탈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야간 응급실 체험은 저렴한 비용과 신속한 치료에 ‘일산백병원 응급실 따봉’을 외치며 가벼운 마음으로 딸내미와 무사히 귀가했었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면봉은 죄가 없다. 애먼 데까지 넘쳐흐르는 나의 힘이 문제인 게지. 추석 잘 보내시라는 인사 대신 “응급실 갈 일 없는 무사한 명절 되세요.”라는 인사말이 생겨날 정도로 올 추석의 키워드는 응급실이었다. 추석날 조상님께 절을 올리면서 “응급 상황 없도록 해 주세요, 혹시 실려 가는 일이 있더라도 응급실에서 받아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응급실에서 받아주더라도 담당 의사가 있게 해 주세요, 의사가 괜찮은 인격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게 해 주세요.”라고 빌었다는 친구의 진지한 표정에 웃을 수도 없었다. 지난 9월 2일 시민언론 민들레의 온라인판에서 『의료 대란 속에서 각자 살아남기』라는 제목으로 유시민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병원과 관련된 목표도 세웠다. 죽을 때까지 대형병원 응급실과 수술실에 가지 않는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제가 있으면 동네 병의원에 간다. 뭐 하러 굳이 큰 병원에 간단 말인가. 독자들이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말이 풍기는 공포감에 전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으니 가볍게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전공의가 떠나고 대형병원 응급실이 문을 닫아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고, 살아가야 한다.” NYU에서 노화와 암 면역치료를 연구하는 면역학자이자 의사인 Derya Unutmaz는 9월 14일 X(구,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글을 게시했다. “의사로서의 경력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하자면 AI는 특히 표준 진단 및 일상적인 치료와 관련된 역할에서 ‘인간 의사’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다. 질병 진단, 의료 영상 해석, 치료 계획 수립과 같은 의료 업무는 곧 인간 의사보다 더 빠르고 일관성 있는 AI 시스템으로 처리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의학은 수술, 응급 의학 및 기타 중재 전문 분야와 같이 중재에 중점을 둔 분야를 전문으로 하지 않는 한 차세대 의사들에게 덜 매력적인 진로가 되고 있지만, 이들 역시 결국 로봇 시스템에 추월당할 수 있다. 아마도 10년 정도 안에 그럴 것이다.” 의료기술 측면에서 AI의 발전이 기존 의료인들을 어디까지 내몰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1년간 박사논문을 쓰며 고심했던 내용을 챗지피티에 의뢰하니 1시간 만에 뚝딱하고 나오더라’ 라는 많은 연구자들의 경험담을 떠올려본다면 Dr. Derya가 경고한 의사의 어두운 미래에 대한 내용도 결코 과장이 아닐 수도 있다. 지방 공공의료원의 구인난,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피부과-안과-성형외과로의 쏠림 현상이 의대정원을 2000명으로 확대한다고 해서 과연 해결될 것인가? 의정갈등은 어떤 조정을 거쳐 종점에 이르게 될까? 그 끝에서 우리는 어떤 장면을 목격하게 될까? 2025학년도 의대 수시모집에서는 3천명 정원에 7만명 이상이 몰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멀쩡하게 잘 다니던 SKY, 대기업, 공무원 다 그만두고 의대입학을 위한 긴 행렬에 동참하는 것이 이과 최고득점자들의 필수코스가 돼버린 지 오래다. 전국 12개 한의대생들도 한의대에서 의대로 갈아타고자 하는 휴학자들이 넘쳐나는 바람에 면학 분위기가 말이 아니라고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가 아니라 ‘의사면 살고 非의사면 죽는다’는 법이라도 생긴 모양이다. 의사 집단을 바라보는 의사 개개인의 직접적이고 솔직한 내용이 주로 담긴 책 몇 권을 골라보았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인생에 대한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었던가? 의사는? 한의사는? 희극과 비극 그 어디쯤을 헤매고 있을까? 『의사는 사라질 직업인가』(김현정, 느리게읽기, 2014년 12월) 정형외과 전문의이면서 아유르베다 의학을 뒤늦게 공부하면서 전인치료에 대한 시선을 가지게 된 저자는 2012년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에 이어 2014년 이 책을 출간하며 의료계에 관한 ‘미래리포트’라는 부제를 붙였다. - 정성을 들여서 진찰한다거나 얘기를 성심껏 들어주고 설명하는 것은 코드에 잡히지 않는 의료행위이다.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의료행위에는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 진정한 공공의료는 유일하게 공공병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른다. 공공병원에 가면 최소한 바가지나 속임수는 당하지 않는다든지 무조건 고가의 검사나 수술부터 권하지 않는다든지, 돈이 없어도 꼭 필요한 진료라면 사회복지사를 연결해서라도 어떻게든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준다든지, 복지 사각지대의 환자들에게 따뜻하게 붕대를 감아준다든지, 등등. 바로 여기에 공공병원의 빛나는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 검사자, 해석자, 치료자로서 의사의 역할이 점점 더 컴퓨터로 대체되어 가면서 의사들은 입지가 좁아진다. 의료 환경의 변화는 점점 더 ‘의사 없는 의료’를 향하고 있다. 『환자가 된 의사들』(로버트 클리츠먼, 동녘, 2016년 4월)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우울증을 경험하며 평생 의사로 살아오다 환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환자의 편의대로 흘러가지 않는 의료시스템을 피부로 느끼며 전과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경험을 토대로 환자가 된 의사 70여 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 환자들은 점점 더 교육받은 소비자가 되고 의료 시스템은 점점 더 사용자의 친화성과 멀어지고 있다. - 의사들은 의사라는 신분이 마치 질병에 대한 보호장치인 양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일종의 면역이나 방어라도 된다는 듯이, 의사란 병이 감히 무너뜨릴 수 없는 불가사의한 불사신이라는 식이다. 직업인으로서의 역할이 그들의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것이다. - 병원은 환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의사와 행정진과 경영인의 필요에 따라 틀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요즘엔 의사를 위해서도 잘 기능하고 있지 않는 듯하다. - 과학적 의학에 대해 수련을 받았음에도 병에 걸린 많은 의사들은 눈에 띄게, 그리고 아주 대놓고 미신적 사유나 마술적 사유에 빠져들었다. - 보완대체의학은 의학 정보의 평가와 관련된 복잡한 갈등 양상을 더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환자가 된 의사들 중 일부는 태도를 바꾸어 비서양의학적인 치료에 우호적으로 되기도 했다. 의심의 눈으로 대체의학을 바라보도록 훈련받았음에도 몇몇 의사는 직접 그런 치료를 받아보기 시작했다. - 우리는 모두 언젠가 환자가 될 것이다. 그 사실을 완전히 깨닫거나 인정하기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죽음에 대한 부정에 도전하는 것이다. 『환자 주도 치유 전략』(웨인 조나스, 동녘 라이프, 2019년 6월) 30년 넘게 만성질환 치유를 연구해 온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치료 중심에서 건강 중심으로 의료 환경을 바꾸는 운동을 통해 병의 치료가 아닌 치유의 과정을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을 넘나들며 탐색해 오고 있으며 이 책에서는 그 구체적인 임상 사례를 근거로 치유의 이론을 요약하고 있다. - 의사들이 처방하는 치료제로는 20퍼센트 치유만 가능하다. 이 치료제에는 약물, 수술, 침술, 약초, 영양제, 식이요법을 비롯한 모든 외부적인 것들이 포함된다. 치유의 나머지 80퍼센트는 유의미한 반응을 쌓아가는 데서 오는데, 이 반응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 몇 가지 단순한 기본원칙과 절차만 적용하면 일어날 수 있다. - 치유는 섬세하고 개인적인 과정이다. 치유는 잘 살고 있다는 느낌과 관계가 있다. - 각각의 대체보완 의학적 치료들이 실질적 질병을 치료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그렇게 치료가 되는 경우는 놀랍도록 흔하다. 그렇다면 과학은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인가? - 침술은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증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당신도 당신에게 맞는 의사를 찾기 바란다. 의사가 대체의학이 무가치하다고 하거나 전체론적 의학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시간낭비라고 한다면 당신에게 적합한 의사가 아니다. 『돌팔이 의사의 생존법』(김연종, 황금알, 2022년 10월) 의정부에서 내과 개원의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의사이자 시와 수필을 쓰는 문학가이기도 하다. 동네 의사와 변방의 시인을 병행 중인 김 원장님의 수필에서는 친숙함이, 중간에 삽입된 다양한 시에서는 번뜩이는 유머도 느껴진다. - 죽음이란 삶의 완결이지만 어떤 죽음은 서사의 중단이기도 하다. 이럴 땐 무엇이 위로될까. 거창한 문학이나 사회적 대책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의학적 상담도 마찬가지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의사의 처방이란 우울한 쪽지일 뿐이다. - 사람들이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 자체보다 죽음의 과정일 것이다. 자기 삶을 직접 통제하지 못하는 데 따른 상실감과 무력감이 마지막을 더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 환자의 얼굴은 보지도 않고 컴퓨터 화면만을 응시하며 진료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컴퓨터의 장벽에 막혀 더는 만져지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는 진료가 정당한 의료행위일까, 서로의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해 버리는 원격진료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결코 행복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꿈의 진료실』(황윤권, 타임북스, 2024년 2월) 1987년 정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2001년부터 개원의로 활동 중이신 황윤권 선생님의 저서로 병을 고칠 수 있는 사람은 의사가 아닌 환자 자신이라는 사실을 외치시며 진단기기 한 대 없이 손으로 눌러서 진찰하고 환자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시는 독특한 방식의 진료를 고수하시는 분으로 유명하다. - 애석하게도 내가 아는 바로는 양심 없는 의사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 욕먹고 비판받아야 마땅한 그들이지만 오히려 많은 수입을 올리고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더 존경받고 더 목소리를 높여가며 나날이 기득권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 지금도 디스크 수술, 협착증 수술이 계속되고 있고 어깨 회전근개 파열 수술 치료 역시 계속되고 있다. 무릎 연골 타령도 여전하고, 골다공증 치료 역시 대유행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사와 제약회사를 살찌우고 있다. MRI를 비롯한 무차별적인 검사, 밥 먹듯이 하는 시술 등도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하루아침에 개선될 거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 철벽같은 기득권 세력과 비양심적인 상업적 의사들은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디스크, 협착증, 회전근개 파열, 무릎연골 타령 같은 말들이 사라지는 날이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추석 연휴 때 짧은 일정으로 친정어머니와 결혼을 앞둔 막내 여동생을 대동하고 상하이에 다녀왔다. 팔순 어머니께서 하루 2만 보를 걸으시며 우리와 일정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지금도 감사와 감동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이번 상하이 여행은 한 마디로 ‘현금이 사라진 도시 체험’이었다. 알리페이 앱을 깔고 그 앱에 연동된 카드에 여행할 해당 국가의 화폐로 환전해서 일정 금액을 적립해 두면 결제할 때마다 자동으로 차감이 되는 시스템이었다. 여행 내내 현금이 오가는 광경은 단 한 건도 볼 수 없었다. 현금이 사라진 도시는 너무도 편리했다. AI가 진단과 치료의 대부분을 대체해서 의사에의 의존도가 말도 안 되게 약화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무 의사도 없는 혹은 최소한의 사람 손이 필요한 곳에만 인간 의사가 배치되어 있는 세상은 또 어떤 모습일까? 10년 전 정형외과 전문의 김현정 선생은 의사라는 직업의 존재론적 고민을 담은 책을 쓰며 “아마도 진료실에서 의사 얼굴을 마주 보고 직접 진찰받는 아날로그 방식의 전통적 진료는 극소수 슈퍼 부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하거나 훗날 인터넷 고분벽화에나 등장할 진귀한 풍경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예언했다. 최첨단의 기술력 속으로 빨려 들어갈 의료계의 미래에 한의학은 어디쯤에서 숨 쉬고 있을까? 환자 얼굴을 마주 보고 직접 진찰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한의학적 진료는 과연 극소수 슈퍼 부자들의 전유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고분벽화에나 등장할 진귀한 풍경이 될 것인가? 과연 그 결말은?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2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68년 창설된 허준의학상은 醫林社(사장 배원식)가 주관하여 수여하는 한의계에서 최고로 권위있는 학술 관련 상이었다. 許浚醫學賞은 1968년 裵元植先生이 ‘醫林社 醫學賞’으로 명명하여 추진하였다가 ‘許浚醫學賞’으로 개칭하여 추진 된 것이다. 1969년 제2회 시상식이 12월 1일 3시 태평로 소재 신문회관 대강당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두종박사, 함승기(약업신문 사장), 이명헌(한의사협회 부회장), 조석봉(대한한방우의회장) 등 내빈이 참석했다. 심창기(한의사협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시상식이 진행되었는데, 배원식 의림지 사장은 式辭를 통해 “허준선생이 한의학 발전에 기여한 우대한 업적을 추모하고 또한 인류보건에 공헌하는 斯學의 중흥을 지표해서 본 상 제도를 창설했다”고 말했다. 의사이며 의사학자인 김두종박사는 허준의학상의 가치를 칭찬하는 언급을 하였고, 이형찬 대한한의학회 이사장은 허준의학상은 한의학계의 자랑일 뿐 아니라 민족적 사업의 하나라고 하였다. 함승기는 허준의학상이 학풍 조성에 기여하기를 기원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시상식에 들어갔다. 1등은 조세형, 2등은 강신명, 3등은 김명진에게 돌아가 각각 금, 은, 동메달이 수여되었다. 심사위원으로 수고한 채인식교수, 이종형 학술이사, 이구협 한방토요회 이사자 등에게는 감사패가 증정되었다. 『醫林』제76호에 따르면 1등한 조세형의 논문은 「산아제한으로 인한 한국여성의 자궁병과 그 허실오단계 분류법」, 2등한 강신명의 논문은 「임신적정기 부인의 일반불임증과 그의 한방치료방법의 실제」, 3등한 김명진의 논문은 「고혈압증치법」이었다. 1등한 조세형은 「산아제한으로 인한 한국여성의 자궁병과 그 허실오단계 분류법」이라는 논문에서 趙世衡先生은 자궁병을 虛實別로 ① 極實證, ② 實證, ③ 虛實相半證, ④ 虛證, ⑤ 陰陽俱虛證의 5단계로 나누어 해당하는 치료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부인 진단의 열쇠인 허실판단은 허증과 실증의 양대별보다는 허실오단계분류법이 보다 명확하다고 주장하였다. ① 極實證, ② 實證, ③ 虛實相半證, ④ 虛證, ⑤ 陰陽俱虛證의 5단계로 나눈다면 이 오단계에 따라 분류한다면 ① 峻瀉性驅瘀血劑合輕瀉性驅瘀血劑, ② 輕瀉性驅瘀血劑, ③ 輕瀉性驅瘀血劑合補性驅瘀血劑, ④ 補性驅瘀血劑, ⑤ 陰陽雙補劑로 5단계로 구분되며, 또한 ① 攻瘀湯, ②桂枝茯苓湯, 桃核四物湯, 桃核正理湯, ③ 補瀉淸宮湯, ④ 當歸芍藥散加人蔘, ⑤ 補血湯, 溫經湯의 5단계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상 진법은 半産門뿐만 아니라 부과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2등한 강신명은 「임신적정기 부인의 일반불임증과 그의 한방치료방법의 실제」에서 불임의 증상과 진료의 문제점, 불임치료의 실제와 방해, 임상실제 등의 순서로 정리했다. 임상실제에는 4가지 치료 예로서, 첫째, 자궁발육부전의 경우, 둘째, 일상성월경의 경우, 셋째, 卵管閉鎖의 경우, 넷째, 자궁전위의 경우 등을 예로 들어 소개하고 있다. 김명진은 「고혈압증치법」에서 고혈압의 양방적 견해와 한방적 견해를 모두 언급하면서 자신의 한의학적 치료 경험을 소개하였다. 그는 치료에 있어서 사상의학적 견해를 중시하여 체질감별을 바탕으로 체질을 판단한 후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사상의학이 ‘辨人辨證’을 위주로 하는데, 이에 ‘辨脈’을 참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人, 證, 脈 三者의 一致”를 얻어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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